-
-
하리하라의 생물학 카페
이은희 지음 / 궁리 / 2002년 7월
평점 :
독서의 양과 잡문을 쓴는 횟수가 늘어날 수록 얻게되는 교훈이 있다. 그 하나는 쉬운 글을 읽는 편안함과, 나머지는 쉬운 글을 쓰는 어려움이 얼마나 큰 가 하는 점이다. 쉬운 글은 오직 저자가 자기가 얘기하고 있는 내용을 완전하게 이해하고 있을 때 가능한 것이며, 이러한 쉬운 글을 독자에게 곧장 책읽는 재미를 알려주곤 한다.
[하리하라의 생물학 카페]의 저자 이은희는 이런 의미에 생물학 전반에 대해 상당한 이해와 실력을 겸비한 사람인 것으로 보인다. 생명의 탄생과 조화, 성과 유전, 홀몬과 바이오 테크놀로지 등 생명공학, 유전공학 등 최근 인간 세계를 뜨겁게 달구는 말머리들을 해박한 지식과 한 없는 다정함으로 쉽게 독자에게 베풀고 있다.
생물학 입문서 정도의 가벼운 얘기들이지만, 현대 과학의 철학을 통찰하는 비범함이 엿보인다. 예를 들어 최근 신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이라 논란이 되고 있는 배아복제와 인간 복제의 문제에 있어서, 왜 과학자들이 그 같은 실험의 노정을 걷게 되었는지 밝혀주기에 최근의 시사 문제에 대해서도 눈이 밝아지는 느낌이다.
부제가 [신화에서 발견한 36가지 생물학 이야기]라 붙어 있고, 각 아이템의 도입부에 관련이 있더고 보여지는 그리스, 로마의 신화를 제시하고 있으나, 그리 적절한 상관관계는 없어보인다. 이러한 것이 작가와 편집인의 과잉친절이라 생각할 수 있을 정도이다. 신화 읽기라는 재미를 걷어버리고서 라도 이 책은 이미 충분히 재밌기에 과학에 무덤덤한 인문학도들에게도 권할 수 있는 내용이다.
바이오 테크놀로지는 현대의 화제가 되는 과학 문명의 발달에 대해서 작가의 시각은 혁명적이다. 이 모두가 인간의 진화하는 과정의 하나라고 보는 것이다. 이러한 작가의 시각은 이 글의 가장 마지막 문장으로 정리되고 있다.
'과학은 소를 닮을 것, 느리지만 꾸준히 그리고 앞을 향해서 나아갈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