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TV드라마의 대본이나 영화의 극본을 쓰리라 마음을 먹었다. 그런데 도무지 아는 바가 없어서 서점에 나가 책을 한 권 고른다면 사이드 필드의 [시나리오란 무엇인가]는 바로 그런 용도에 적합한 책이다. 기초 중의 기초에 해당하는 정보를 주고 있다.

'기초 중의 기초'란 표현의 뉘앙스는 너무 기초이기에 읽지 않고 지나가도 괜찮다는 말일 수도 있다. 조금이라도 이 분야의 수업을 들었다거나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는 불필요할 수도 있는 내용이다. 반대로 '기초 중의 기초'라도 공부가 필요한 사람들에겐 이책이 유용할 것이다.

사이드 필드는 관객의 흥미를 돋울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으로서 시나리오 작법에 대한 대강을 이야기한다. 극본의 집필에 있어서 금과옥조격인 문장들이 발견된다. '10분 안에 관객의 시선을 붙잡아라'. '드라마는 갈등이다'라는 표현이 바로 그러하다. 그러나 그런 선언적인 명제에서 더이상 친절하게 파고들지는 않았다. 이 책을 읽은 후학들은 곧 더 많은 글짓기의 방법에 대한 갈증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시나리오 작법에 대한 소개를 하면서도 '번역'에 대한 기본은 많이 부족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99년도에 나온 증보판을 구입했는데 사실 이 책을 완독하는데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여러 곳에서 직역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매끄럽지 못한 문장들이 몰입을 방해하기 때문이었다. 결국 원서를 구입해서 비교하며 보았다. 번역자가 쉽고 단순하게 쓰인 영어를 복잡하고 어렵게 번역하는 재주를 지녔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Needs'라는 단어를 '욕구'라고 옮기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터인데 '필요성'이란 단어를 골라 전달이 모호해지는 부분도 발견했다. 역자가 시간이 많으시다면 다시 한번 손을 봐주셨으면 한다. 혹 최근판에서 번역에 개선되었다면 알려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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