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콜드 블러드 시공사 장르문학 시리즈
트루먼 카포티 지음, 박현주 옮김 / 시공사 / 200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모든 것을 다 가진 것처럼 보이던 대형 스타가 악플 하나에 목숨을 끊었다. 자신이 목숨 보다 귀하게 여긴 자식들을 뒤에 남기고서 말이다. 어떤 이는 강남의 한 고시원에 불을 놓고 무차별하게 칼을 휘둘렀다. 여섯 명 이상에게 상해를 입힌 묻지마 살인이다. 우리 같은 제 3자의 입장에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행위였다.

1959년 미국의 한 시골에서 일어난 일가족 살인 사건은 작가 '트루먼 카포티'에게 이런 이해할 수 없는 행위였을 것이다. 고작 40달러를 훔치기 위해 네 명의 사람을 무자비하게 죽인 범인들을 트루먼 카포티는 취재하기 시작했다.

1960년대에 발생한 이 사건은 40여년이 지난 오늘에 와서는 더 이상 뉴스로서의 가치는 없다. 그러나 트루먼 카포티가 가한 문학적 세례가 이 책에 시의성을 초월한 영속성을 지니게 했다. 오늘 날에는 흔한 형태가 되었지만 이 시기에는 새로운 언론보도의 방식으로 알려진 '뉴 저널리즘'의 시작이 바로 이 작품이라고 한다. 객관적인 사실에 대해 문학적인 기법을 활용해 보도하는 스타일이 바로 뉴 져널리즘이다.

살인 사건이 일어난 동네의 변두리를 돌며 시작한 그의 취재는 사건의 캐릭터 속에 깊숙이 잠입하며 어느 덧 소설처럼 이 사건을 읽게 만든다. 범인과 경찰의 멀고 먼 접점이 어떻게 가까워질지 마음을 졸이다 보면 어느 새 작가의 시선은 범인의 심리 속으로 독자를 안내한다.

나는 이 책을 읽고 세상을 떠난 배우와 묻지마 살인을 한 피의자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그들의 마음속에서는 화산이 들어 있었던 것 같다. 부글부글 발화되길 기다리는 용암은 어느 운명적인 한 순간 돌발적인 동기로 인해 외부로 분출하며 폭발했을 것이다. 우리 같은 보통 사람은 그 사건이 외부로 불거진 폭발만 보았기에 이해할 수 없었고, '묻지마' 살인이 된 것이다. 그러나 그의 내부에는 끓어오르는 용암이 있었고 트루먼 카포티와 같은 저널리스트는 인간을 이해하고픈 욕구가 있기에 그 속을 들여다보았던 모양이다.

좋은 문학은 인간을 더욱 잘 알 수 있게 도와준다. '인 콜드 블러드'는 바로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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