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앗 - AJ공동기획신서 2
김서영 지음, 아줌마닷컴 / 지상사 / 2006년 3월
평점 :
절판


'부처도 시앗 앞에서는 돌아선다'란 말이 있다. '시앗'은 첩을 뜻하는 순 우리말이다. 아무리 부처의 덕성을 지닌 본처도 시앗의 존재를 좋아할리 없다는 뜻이다. (부처상처럼 무거운 돌덩어리를 연상해도 된다)

가족을 최상의 가치로 여기며 살아온 한 여자가 있다. 그녀는 남편에게 이십오 년을 사귀어 온 불륜녀가 있음을 알았다. 조강지처는 그  후 처음 삼년 간은 다른 여자들과 마찬가지로 '시앗'과 남편을 징계하려 애썼다. 남편과 '시앗'을 헤어지게 하려했다. 그럼에도 둘의 관계가 이어지자 남편과 시앗을 인정하기에 이른다. '시앗'은 조강지처에게 '형님'이라고 부르며 꼬리를 치기 시작하고 남편은 '산보'라는 핑계로 시앗의 집에 대놓고 방문한다. 철철이 미국이다 유럽이다 명승지로 남편이 시앗과 여행가는 것을 눈감아준다. 칠거지악의 족쇄가 채워진 조선시대도 아닐 텐데 조강지처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짧고 간결한 문체로 남편과 시앗이 노는 꼴을 관찰한 그녀의 산문에는 그 둘이 떠나간 빈자리에 25년의 세월만큼 큰 그녀의 상실감이 느껴진다. 그 글 바닥에는 소리 없는 분노가 이글거리고 있다.

이 글이 실화인만큼 많은 사람이 저자에게 질문을 한 모양이다. '왜 이혼하지 않느냐'는 사람들의 질문에 가정이라는 것, 본처라는 자리가 아무나 넘볼 수 없는 자리임을 알려주기 위해서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이 대답이 만족스럽지 않은 사람들은 저자의 책을 읽어보기 바란다. 나는 잘 이해가 되질 않는다. 다른 이들에게 형벌을 주기위해 저자가 큰 형벌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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