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의 한 다스 - 유쾌한 지식여행자의 문화인류학, 개정판 지식여행자 7
요네하라 마리 지음, 이현진 옮김, 이현우 감수 / 마음산책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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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스'는 'dozen'의 일어식 표현이니 숫자 열둘을 의미하는 말이다. 그런데 '다스'가 마녀들의 세상에서는 열 셋을 의미한단다. 같은 단어를 두고 쓰는 사람에 따라 의미가 다를 수 있음을 작가 '요하네라 마리'는 [마녀의 한 다스]라는 제목을 통해 전하는 것이다.


러시아 동시통역사로 일한 작가는 유럽의 다양한 문화를 체험할 기회를 얻었던 모양이다.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독자에게 세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을 가져 달라고 부탁한다. 같은 사안을 두고도 해석하고 이해하는 사람들의 생각은 천차만별이라 할 정도로 다양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공부하던 시절, 아이의 학교에서 '결석을 권하는 통신문'을 받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아이가 열이나 설사가 생기면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말라는 내용이다. 개근을 목표로 아무리 아파도 무리하게 출석을 했던 아빠의 눈으로는 잘 이해가 가질 않는 통신문이었다. 그러나, 아이의 빠른 회복과 있을지도 모를 전염의 위험을 예방하려 결석을 권하는 학교의 방침은 곧 이해할 수 있었다.


이렇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던 생각이 세월이 지나며 바뀐 경우가 많다. 옳다고 생각하는 가치가 시간이 지나면서 바뀐다. 바뀐 후 과거의 자신을 돌아보면 그토록 한 가지 사상이나 생각에 집착했던 시간이 부끄러워진다. 더욱 부끄러워지는 것은 그때는 나와 다른 이들의 세계를 엿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편협했다.


[마녀의 한 다스]를 읽으면 이렇게 한 사람이 다른 문화를 접하면서 느끼는 적고 큰 충돌의 문화사가 펼쳐져 있다. 그 충돌은 다른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독자는 자신의 편협함을 벗어날 여유를 배우게 된다.


결국 이 책의 가장 큰 메시지는 여유이다. 나이든 남이든 모든 대상을 여유를 갖고 바라보길 권하기 때문이다. 한국에 대해서 나쁜 소리, 쓴 소리를 하는 사람에 대해서 폭풍 같은 비난을 하는 우리는 여유가 없는 사람들다. 이에 대해 작가는 소중한 가르침을 준다.


"자신 또는 자국민을 캐릭터화 할 줄 아는 국민, 자신과 자국민을 스스로 떨어져 제3자의 눈으로 바라보며 자기 결점을 희화화할 줄 아는 성숙한 국민은 여유가 있다. 유연하고 강하다. "


이런 여유있는 나라가 문화 선진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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