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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읽는 소년 ㅣ 작가정신 청소년문학 2
쇼지 유키야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집안에서만 키운 개는 집 밖에서 주인을 놓치면 집을 찾아오지 못한다고 합니다. 단순한 환경에서 주인에게 의존하고 살다보니 길을 찾는 능력이 퇴화되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과학 기술에 의존하면서 우리는 점점 집안에서 키운 애완동물처럼 오감이 둔해지고 있나 봅니다. 인간이 자연을 읽는 감각은 점점 퇴화되어가고 있습니다. 간단한 예로 자동차 네비게이션이 등장한 이래, 우리의 길 눈이 얼마나 어두워졌는지 생각해보면 분명해 집니다. `바람을 읽는 소년`의 작가는 이런 사실에 착안해 이 소설을 썼나 봅니다.
소설의 무대가 된 세상에는 `바람의 전문가와 `물의 전문가`가 있습니다. 바람의 전문가는 흐르는 바람의 방향을 예민하게 감지하여, 바람의 길을 열어주고 예상하여 인간의 삶에 피해가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 주인공 아치의 아버지는 그런 바람의 전문가입니다. 아치의 가족은 오 년 전 바닷가 마을로 이사 왔습니다. 아치는 색을 제대로 볼 순 없지만, 사물의 명암을 감지하는 독특한 감각이 있습니다. 그런 감각은 미술적인 재능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아치에게는 쌍둥이 동생이 있는데 한 사람은 낮에만 활동하고, 한 사람은 밤에만 활동할 수 있습니다. 아치의 가족은 쌍둥이 동생이 한순간이라도 같이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고, 혹시 이런 현상을 치료할 수 있을까 해서 아침 해와 저녁 해를 모두 볼 수 있는 바닷가 마을로 이주한 것입니다.
행복하던 바닷가 마을의 평화는 어획량이 줄어들면서 금이 가기 시작합니다. 어부들은 풍랑을 잠재우기 위해 아치의 아버지가 세운 바닷가의 풍차가 어획량을 줄인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급기야 진상을 규명하려 `물의 전문가`가 소환되어 오고, 어른들의 갈등은 아이들의 만남을 금지하는 지경에 이릅니다. 소설은 어획량 감소의 이유는 무엇인지, 쌍둥이 동생의 기이한 질환은 치료될 수 있는 것인지 등 여러 가지 질문으로 독자를 끌어들입니다. 그런 갈등과 사건을 겪으며 독자는 아치와 친구들이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습니다.
소설에는 향기가 가득합니다. 자연을 조화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처럼, 따뜻한 기운이 가득합니다.극 적인 구성은 빈약하지만, 미풍을 느끼며 소설을 끝까지 읽게 만드는 매력이 있습니다. 청소년 소설답게 상쾌하고 산뜻한 기분이 드는 소설입니다. 구성보다는 정서에 끌린 소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