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인명구조대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박재현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8월
평점 :
품절


2006년 들어서 추리소설이라는 장르에 처음으로 관심을 가졌다.

올해에 좋은 추리소설이 많이 나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 중에 홀딱 반한 작가가 있었으니 '13계단' 의 다카노 가즈아키 다.

13계단에서 보여줬던 꼼꼼한 구성력이 '유령인명구조대'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또한 13계단은 심각한 이야기속에 중간중간 유쾌한 인물과 상황을 집어넣어 읽는 재미도 더했는데,

여기에서도 그 요소는 빠짐이 없다.

강도가 조금 더 심하다고 해야하나?

음....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는 신(God),

지구에 착륙할 때 구조대 다운 우아한 모습이 아니라 지면에 그대로 충돌해서 아픔을 느껴야했던 그들,

구조대 중에 한명이 건물옥상에서 로프를 타고 내려오다 떨어져도 '내버려둬' 라고 말하는 센스?

13계단이 사형제도를 다각도로 다루었다면 이 책은 자살을 다각도로 다루었다.

그리고 삶은 끝까지 살아봄직도 하지 않나 라는 화두도 가지고...

유령인명구조대는 자살하려는 사람안에 들어가 마음을 모니터하고

자살준비생 귀에 메가폰을 대고 큰소리로 설득하는 과정으로 구조를 한다.

이 단순한 구조법은 그들 나름대로 진보해 나간다.

처음에는 시일내에 100명의 자살자를 구조해서 '천국에 가자' 가  유일한 목표였지만,

갈수록 목표보다 자살희망자를 구조하는 그 과정이 구조대의 마음을 끌어당긴다.

그리고 구조대 또한 자살로 생을 마감한 자들이었기에 그 과정속에 자기의 아픔을 치유하고 ,

자신들의 자살이 잘못된 것임을...괴로움을 이겨내는 것이 비단 자살이 아닌,

다른 수단과 방법이 있었음을 알아가게 된다.

.

죽으려는 인간의 마음은 생과 사의 틈새에서 이렇게도 간단히 동요하는 것인가.

누구나 삶을 살아가다 보면 '자살을 하고 싶다' 라는 생각 한번 쯤은 하지 않을까?

그 위험수위는 각자 다르겠지만 (죽고 싶을 정도로 괴롭지만 자살은 결코 생각하지  않는 사람,

자살의 유혹이 다가오지만 강한 마음으로 이겨내는 사람, ..............그리고 자기가 자신을 스스로 살해

하는 사람.)  사람의 맘을 찢는 괴로운 일이 자살을 생각하게 만드는 것은 이상하지 않다.

흔히 안 좋은 일을 당하면 사람들은 '죽고싶다' 라는 말을 연발하지 않는가.

그것을 말로만 끝내는 법이 많기에 죽으려는 인간의 마음은 언제나 변덕이 심하다.

불확실한 미래를 불필요하게 두려워하고 있다고나 할까.

비관적으로 보이는 미래이기에 동시에 호전될 가능성도 안고 있다는 사실을 본인만은

전혀 깨닫지 못하는 듯하다.

두렵고, 괴롭고, 비관적이기 때문에 자살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

자살이 아닌 다른 수단은 얼마든지 있다.

자살은 미래가 없다!

다른 수단으로 이겨내고, 미래를 기다린다면, 그 가능성만으로도 살아간다면 ,

삶은 살아 갈 만 하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우리의 삶은 저절로 끊어질 때가 온다.

속는셈 치고 그때까지 살아보면 밝은미래라는 보너스가 주어지지 않을까.

자살한 사람은 결코 가지지 못하는 그것 말이다.

 

"미래가 결정되지 않는 이상, 모든 절망은 착각이라는 거야."

.

한가지 주제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다는 것도 이 작가의 강점인데

역시 여기에서도 '자살'을 놓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어두운 주제이지만 끝까지 잔잔한 미소를 짓게 해주었던 이 책,

정말 좋았다.

여기에서 말했던 '천국' 의 정체를 알고 더 크게 미소 짓었던 이야기였다.

.

.

당신은 이미 거기에 있습니다.

 

*좋은책을 읽지 않은 사람들이 많다는것은 슬픈 일이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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