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우타노 쇼고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한적한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무료하게 서 있다.

그 때 내 뒷통수를 쌔게 강타한 핸드백.

어떤여자: "어머~미안해요! 내 친구인줄 알고..호호~"

그리고 총총거리며 사라지는 여자.

그 순간에 느끼는 것은 잠깐의 멍~한 상태..그리고 골을 흔들릴 정도의 아픔과 놀라움. 황당함.

그리고 약간의 분노다.

그렇게 핸드백으로 강하게 펀치를 날리고 총총거리며 사라지는 여자를 나는 책으로 만났다.

그 여자는 바로 작가다. (작가가 남자인거 같지만..뭐 상관없다..ㅎㅎ)

작가는 나를 위해 깊숙한 함정을 초기부터 파 놓았다.

p22에서 부터 나는 그 함정에 보기좋게 걸린 것이다.

'세리자와 기요시가 나를 선배라고 부르는 것은 단순히 내가 일곱 살 위이기 때문이 아니다.

그는 현재 도립 아오야마 고교에 다니고 있고, 나는 그 학교의 졸업생이다. '

이때 부터 내 상상속의 주인공을 그려 이야기를 읽어나간 것이다.

그게 바로 작가가 흐뭇한 미소로 짜놓은 트릭인 줄도 모르고...

우선 이 책은 추리소설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순정만화표지와

                        추리소설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로맨틱소설의 제목을 갖추고 있다.

작가는 여기에서 약간의 힌트를 준 것이지만 나는 대수롭지 않게 넘어간다.

다른 추리소설에서 읽을 때처럼 추리한답시고 열심히 사건을 따라가면서 말이다.

그리고 '진실' 이라는 제목의 파트에서 나는 강하게 핸드백을 맞고 순간 멍~해지고,

이때 까지 읽어내려 온 것이 머릿 속에서 뒤죽박죽 이리저리 정신없다.

..........앗! 이럴수가!!...........................................헉!...................어떻게?..........뭐야.............이런 속았다!!!

이런 과정을 겪게 되며서 빠르게 읽어오던 속도가 갑자기 '진실' 파트에서 오래 머무를 수 밖에 없게 만든다.

그리고 척추를 따라 흐르는 한줄기의 땀과 발개진 얼굴의 나를 발견하게 된다.

작가에게 완벽하게 속았다는 분노. 분노이지만 왠지 시원한 분노?

너무 통쾌하게 속았서 시원한 분노라는 표현을 쓸 수 밖에 없다. (어법에 안 맞지만..)

여타의 다른 추리소설처럼 읽는다면, 당신은 이미 작가에게 뒷통수 맞을 준비를 해야 한다.

작가는 또 한명 속였다는 고소한 미소를 짓으면서 당신이 '진실' 파트를 읽는 순간 뒷통수를 가격할 것이다.

추리소설이라고 하기보다는 우리의 사회에 대한 편견을 깡그리 부수는 훌륭한 문제소설이라고 생각된다.

뒷통수를 맞고 나서 완벽하게 속았다는 그 생각에 잠을 이룰 수 는 없었지만 말이다.

소설중간에 ' TIE ' 라는 것이 우리의 편견을 깨부수라는 작가의 또 다른 힌트라는 것도 다 읽고 나서 알았다.

두꺼운 페이지 임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읽어나가게 하는 글솜씨를 가진 것도 매력.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벚꽃의 찬란함 만을 좋아하지 말고 벚꽃이 진 후의 그 아름다움도 생각하자.

*주의사항: '진실' 파트 부터 훑어보면 안된다. 물론 그 파트 뒤로 모두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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