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널 사랑해
교코 모리 지음, 김이숙 옮김 / 노블마인 / 2005년 9월
평점 :
절판


그렇게 존경하고 좋아하던 아버지였는데, 여타 다른 남자들처럼, 드라마에서처럼

아빠도 '바람' 이라는 것을 피우고 있었다.

그것도 현재진행형.

적어도 1년 넘게 계속되어온..

이런일이 있으면 울고 불고, 엄마 놔두고 그럴 수 있냐고 원망에.. 복수심에 제정신이 아닐 것 같았는데.

의외로 담담하고 냉정한 자신을 보고 나 스스로도 놀랬다.

엄마나 오빠는 늘 그렇게 아무것도 모르고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더 커서 나는 오늘도 거짓된 행동과 말만 하는 생활을 되풀이하고 있는 요즘이다.

그 마음이 터지기 전에 무엇으로라도 풀고 싶어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그렇게 선택하게 되었다.

.

.

유키는

'엄마가 이런 짓을 저지른다 해도, 널 사랑한다는 걸 믿어주겠니?' 라는 쪽지를 남기고

자살한 엄마와 1년도 안되서 재혼한 아빠 사이에서 성장통을 겪으며 어른이 되어간다.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늘 간직하며, 아빠를 자기의 시야에서 지워버리고 (아빠의 여자도..)

'난 사랑 같은 거 하지 않을거야' 라고 외친다.

사랑이라는 것은 영원하지 않다.

서로의 사랑이 뒤틀어져 버리거나, 한쪽이 배신하거나 처럼.

그리고 서로 너무나 사랑하나 결국은 한쪽이 '죽음'으로 그 곁을 떠나기 때문에...

....사랑은 영원하지 않다.

"사랑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면, 아무도 사랑에 빠지지 않을거예요.

어느쪽이든 결국엔 아무것도 없을테니까요."

.

책을 읽다보면 유키의 아버지와 그 여자의 변명이 한 부분씩 나온다.

'우리도 그럴만한 사정과 이유가 있다' 는 듯이...

우리 아빠도 그런 사정과 이유가 있었서 바람이라는 것을 피우는 것일까?

정말 애틋한 로맨스로 서로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다거나 하는 것처럼 말이다.

"우린 네가 웨딩드레스를 입은 여우처럼 보인다고 말한 소나무를 보러 갔었어.

그런데 그 소나무 앞, 방파제 옆에서 보니까 그 나무가 뭘 닮은 것처럼 보이진 않더구나.

거리가 문제 아니었을까.

사물을 잘 보려면 멀리 떨어져서 봐야 하는 거야."

이렇게 나도 딸의 입장으로서가 아니라 제 3자의 입장으로서 ...멀리 떨어져서...

그들의..소위 사랑이라는 것을

생각해 봐야 하는 것일까....

상처를 딛고 사랑을 찾은 유키의 행로를 마지막에 그리며서, 눈물이 났다.

나는 유키와 같이 성장통을 겪고 있는 소녀가 아닌 23살 먹은 여자 '반어른'이다.

나는 아빠의 사랑을..이 세상에는 영원한 사랑 같은 것이 없으니까 인정해야 하는 것일까,

아님 사물을 잘 보기 위해 멀리 떨어지는 것 처럼

그 불륜적인 사랑을 멀리 떨어져서 생각해 봐야 하는 것일까..

.

아빠가 언젠가 '나는 너희 엄마가 아닌 딴 사람을 사랑하고 있어' 라고 나에게 털어 놓을때가 올까?

그 말을 하게 될 때,

아빠는 '그래도 널 사랑해' 라고 나에게, 엄마에게, 오빠에게 말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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