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 처음 다시 읽게 된 책이 카와하라 카즈네의 작품 '선생님!' 이다.
제목이 말해주는 것처럼 선생님과의 사랑이야기.
순정만화의 단골 주제이기도 했지만, 동일주제의 여타 다른 만화와 차별되는 점이 있다.
다른 만화에서는 선생님과의 사랑을 아~주 애로틱하게 표현하느라 현실성이 많이 떨어진다.
그에 따라 가볍게 치부됐고, 단순한 애정행각에 초점을 맞춘 순정물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선생님!'은 현실감이 있다.
많은 연애유형에서 민감하다면 민감할 수 있는 선생님과 제자사이의 사랑이 공감가게 표현됐다.
내가 막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 읽었는데, 어찌나 내 가슴을 뛰게 만들었는지..
그 영향으로 선생님을 사모해 보기도 했었지..ㅡ.ㅡ;;
어떻게 모두들 아는 걸까? 자신이 그 사람을 좋아한다는 걸 어떻게 아는 걸까?
사람을 사랑한다는 느낌을 처음 깨달았다.
내가 학생으로 있는 한 선생님은 날 받아줄 거야.
'좋아한다'는 감정 이외의 것은 모두 받아줄 거야.
존경이나 신뢰의 감정이라면 얼마든지.
내마음을 받아주지 않아도 좋아.
'나 같은 놈을 좋아하느라 네 청춘을 허비해선 안돼'
그런 때이니 만큼 더더욱 사랑하는 사람을 마음껏 사랑하고 싶어요. 선생님...
'숫자'라?
학교에는 선생님이 50분 정도 있는데 선생님이 가르치고 있는 인원만 해도 320명 정도.
난 선생님의 반도 아닌데..
선생님은 내 얼굴이나 제대로 알고 있을까?
헤어스타일을 바꾸면 혹시 몰라 보지는 않을까?
320명 중에서 특별해지기 위해선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러한 수업도 있었으면 좋으련만...
어째서..어째서 난 선생님만 특별한 것일까?
선생님은 어른이라서 좋아하지 않으면서도 다정하게 대해줄 수 있어.
좋아하지 않으면서도 웃어줄 수 있어.
선생님, 다정하게 대해 주지 않아도 좋아요. 웃어주지 않아도 좋아요.
선을 긋지만 말아 주세요.
어리지 않아요. 선생님, 고등학생은 어른이 아니지만..결정도 못할 만큼 어리진 않아요.
자신이 누굴 사랑하는지 정돈 안다구요.
날 좋아하게 할 수 있을 지 모르겠어.
임기응변도 할 줄 모르고 재치있지도 않고. 그저 사랑한다는 마음만으로 그 말을 되풀이 할 뿐!
정말로 난 어린애야.
선생님은 내가 그런 말을 할 때마다 곤란해 할 뿐이거든.
난 특별한 존재가 될 수 없어.
1권에서 제일 좋았던 장면:
여자주인공 '히비키'의 옆반이 조회시간인데 시끄럽다.
옆반의 담임은 '이토' 선생님.
창가에 앉아있는 히비키가 무심코 아래를 내려다보니 이토선생님이 햇살을 받으며 벤치에서 자고 있다.
조회시간이라 큰소리로 부를수도 없는 히비키는 자신의 교과서를 이토선생님의 배에 떨어뜨리고,
이토는 '아얏' 소리를 지르면서 일어난다. 놀라서 바라보는 그에게 히비키는 손목시계를 가리킨다.
그제서야 사태파악을 한 이토는 부랴부랴 교실로 달려가고.. 그런 모습에 히비키는
미소를 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