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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이 속아온 거짓말
수지 K 퀸 지음, 홍선영 옮김 / 밝은세상 / 2020년 9월
평점 :
누구보다 자유분방하게 살아온 영국의 로맨틱 코미디 작자가 엄마가 되면서 겪는 고군분투기.
"육아는 못 해먹을 짓이다.
정말 못 해먹겠다.
그런데 어떻게든 해야 한다."
친구들과 매일 밤 떠들썩한 파티가 열리는 도심의 한복판 집에서 사는 그녀. (심지어 하우스 쉐어다!)
그러다 더 늦기 전에 아이를 낳아보려 한다.
그녀가 가진 정보라곤 나이가 더 들면 애 낳기가 힘들다는 정도...?
임신 기간 내내 먹고 싶은 것(술 포함)도 마음대로 못 먹고 여러 가지 달라진 몸의 상태에 놀라고, 애를 낳고 나서 책과는 전혀 다른 아이의 상태에 혼비백산하는 예비 엄마, 아빠.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는 20대 후반의 건강한 성인이었다.
그러다 한 순간 노인으로 추락했다.
나는 느려 터지고 축 처지고 방귀나 끼면서 사루 종일 울다가 핫초콜릿이나 마시는 뚱뚱한 암소가 되었다."
갑자기 나의 그 시절이 떠올라 웃음이 나기도 슬퍼지기도 했다.
모유 좋다는 건 다 아는데 안 나오는 걸 어떡하라고...ㅠㅠ
나도 젖만 물리면 아기가 빨대를 빨듯이 쪽쪽 빨아줄 것이라 생각했다.
유난히 작게 태어나 젖을 물지도 못하는 아이와 씨름하자니 유두에 상처만 생기고...
살이 까졌는데 딱지가 앉기도 전에 계속 뭔가로 문대는 고통.
육아 선배지만 소원해진 친구에게 갑자기 전화를 걸어 "젖 먹이는 게 이렇게 힘들 줄 몰랐는데 왜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 거야!" 한탄해 친구를 '띵'하게 만들기도 했다.
나도 20대에 노는 것 꽤나 좋아했던 인간이라 신혼집도 홍대 인근에 잡고(회사와 가깝기도 해서) 친구들을 불러 클럽에서 새벽까지 놀고 우리 집에서 몽창 자고 다음 날 느즈막히 일어나 해장국 먹는답시고 해장술을 하는 것이 나의 주말 일상이었는데 그 시절이 참으로 그리웠다.
가끔 SNS에서 젊은 남녀들이 임신, 육아에 관해 얘기하는 것을 보면 왜 이리 가증스러운지 몰라.
육아, 임신은 여자들에게 굉장히 불리하고, 몸에도 좋지 않고(심지어 위험하기도 하고) 이런저러하니 결혼해도 애 낳는 것만은 말리고 싶다는 것이 요지.
뭐 틀린 말은 없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는 사랑입니다 이런 말을 하고 싶지도 않다만...
경험해보지도 않고 떠드는 것은 못 봐주겠다. 각자 그냥 잘 살면 안 되겠니?
대신 이런 책을 읽는다면 현실 육아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다.
물론 미역국을 먹지도 않고(대신 초콜릿을 엄청 먹는다), 남편이 육아에 어떤 역할을 담당할 지 모르겠지만 제일 불안한 것은 아무래도 엄마이니 현실 자각을 하고 마음을 단단히 먹을 수 있는 실질적인 조언서가 될 것이다.
물론 낳고 말고는 각자의 문제.
근데 수지 퀸 작가는 책까지 쓸 만큼 눈물 쏙 빠지는 엄청난 육아 전쟁을 치뤘지만 둘째를 또 갖기로 했다. 그리고 낳았다. 맙소사!
왜 그럴까?^^
"벨트 단단히 매라. 평탄치는 않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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