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와, 멋진 걸 보여 줄게 - 너트와 고리와 병뚜껑과 나사의 여행
수비 툴리 윤틸라 글.그림, 류지현 옮김 / 낮은산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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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트와 고리와 병뚜껑과 나사의 여행

이 책의 저자 수비 툴리 윤틸라는 아이들의 세계에는 국경이 없다고 말한다. 놀이를 통해 아이들이 어울린다는 것이다. 정말 그렇다. 어른들이야 말이 통하지 않으면 어려워하지만 아이들은 구지 같은 언어를 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그림을 통해 몸동작을 통해 즐거운 놀이를 펼쳐나가곤 한다. 예전에 친정아버지가 아프셔서 병원에 입원하셨던 적이 있다. 그때 아들아이는 초등학교도 가기 전이었는데 보이지 않는거다. 그래서 휴게실에 가보니 의자가 나란히 놓여져 있는 곳에서 두 또래 여자 아이들과 놀고 있는걸 보고 어찌나 신기했던지. 내성적인 아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역시 아이들끼리 어울리는 걸 보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다. 아들아이의 숨겨진 보석같은 모습을 발견해 어찌나 흐뭇하던지. 지금도 아이의 그때 모습을 생각하면 살면서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구나 싶어진다.

 

이렇듯 아이들의 놀이처럼 재미있게 만들어진 그림책 [따라와 멋진 걸 보여줄게]. 조만간 유럽 여행을 갈까 고민중인 나에게도 즐거운 소스가 되어준다. 새로운 곳에 가서 삶의 스릴을 만끽하듯 이 책속에도 다양한 세계를 통해 기뻐하는 너트와 고리 그리고 병뚜깡을 만날수 있어서 아주 즐거웠다.

 

인간이 살아가는 모습을 아무것도 아닌듯한 인간이 도구로 만들어낸 너트나 고리, 그리고 이미 쓸모를 잃었다고 생각되는 병뚜껑등을 통해 거울로 들여다보듯 만날수 있다. 작가의 상상력이 아주 즐겁다. 검은 천 위에 하얀 소금가루같은 것을 뿌리니 정말 우주가 아니라고 말할수 없을 정도로 우주같다. 그런 우주 위에 은하수, 행성, 그리고 지구등이 놓여있다. 지구에서 무슨 소리가 들려 가보니 아파트들이 있고 그 아파트 창에서 무슨 소리가 들린다.

 

종이로 만든 아파트가 보이고 그 아파트에 아주 작은 문이 있다. 그 열린 문사이로 들여다보니 이런 마루가 있고 의자가 있다. 그리고 우표가 액자처럼 멋지게 걸려있다. 그리고 아주 작은 시계와 시계앞에 아주 작은~~너트. 너트는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길을 떠난다. 유후~너트 멋진걸? 길을 떠나려는 너트에게 누군가 말을 건다.

"기다려! 나도 같이 가!"

 누굴까? 다급하게 마루를 뛰어오는건 바로 고리다. 이거참. 고리와 너트가 말을 한다고? 처음엔 뭐야? 싶다가 둘이 이야기하는 소리를 들으니 어? 정말 너트와 고리에게 생명력이 있는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마치 어린시절 우리가 땅바닥에 돌이나 나뭇잎을 놓고는 상을 차린다고 친구들과 놀았던 것처럼 말이다.

 

그렇게 둘은 길을 떠나고 또 누군가를 만난다. 이름하야 병뚜껑. 주황색의 병뚜껑이 아주 센스있는 멋쟁이처럼 보이는 걸? 그렇게 셋은 여행을 떠나고 누군가는 계속 여행을 하고 또 누군가는 여행을 멈추고 그 자리에 정착하는 삶을 살아간다. 살아가는 이야기를 이렇게 재미있고도 쉽게 할수 있다는 즐거운 상상력의 바다에 퐁당 빠진 기분이다. 세상 모든 물건들이 세상의 모든것들이 우리의 친구이며 생명력을 지닌 존재가 아닐까 싶은 행복한 생각을 선사해주는 즐거운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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