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용을 보여 주는 거울 - 첫사랑을 위한 테라피 내인생의책 푸른봄 문학 (돌멩이 문고) 15
마르탱 파주 지음, 배형은 옮김 / 내인생의책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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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빠진 마르탱. 마리 역시 마르탱에게 관심을 보이고 마르탱에게 말을 걸고 마르탱 옆에 앉는다. 그리고 급기야 숙제를 하더 도서관에 같이 간 마리는 마르탱에게 사귀고 싶다는 말을 한다. 그말에 마르탱은 너무 기뻐서 심장 박동이 빨라지는둥 어찌할바를 모른다. 마리에게 그러자고 대답을 하고 나서 60분이 지난후 다시 마리는 그냥 친구로 지내는게 더 좋을 것 같다고 말한다. 기껏 키스를 하기를 기다리는 마리에게 어떻게 키스를 해야할지 몰라 얼떨떨해있던 마르탱에게 마리는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이야기한 것일까? 정말 친구들말마따나 키스를 하지 않아서?

 

그런 마르탱에게는 우울한 일들이 가득하다. 엄마가 돌아가신 이후 아버지는 어찌할바를 모르고 그날 마침 집에서 키우던 개도 죽음을 맞이했다. 그야말로 재앙의 계절인 것이다.

 

 아빠와 나는 오래된 집에 살고 있다. 어찌나 습한지 이삼일마다 벽에 푸른 이끼가 낀다. 그럴 때면 스펀지와 칼로 긁어서 없애야 한다. 그래도 이끼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한다. 이끼는 끊임없이 생겨난다. 어떨때는 천장에까지 들러붙어, 우리는 이끼를 처지하려고 나무 의자를 밟고 올라서야 한다. 집이 습한 것은 지붕의 기왓장이 떨어져 나갔기 때문이다. 정말 많이 떨어져 나갔다. 하루는 아빠가 이 문제를 아빠 방식대로 해결해 보기로 했다. 비닐 쓰레기봉투를 가져다가 기와가 떨어진 자리에 스카치테이프로 붙인 것이다. 그건 정말 보기 흉한 데다 비가 새어드는 것을 막지도 못했다. 우리는 집에 곰팡이가 피지 않게 하기 위해서 자주 창문을 열어 놓는다.(22쪽)

 

개가 죽었을때의 의사인 아빠의 행동도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갑작스레 아침에 보니 정원에 있던 자기 집에서 개가 죽어있었고 그런 개가 혹 죽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저녁까지 기다려보자는 둥 청진기를 대고 개의 가슴에 죽었는지 확인해보기도 한다. 그리고 마르탱은 심리 치료 상담사를 만나러 매주 수요일에 간다. 아빠는 엄마가 돌아가신 후로 심리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마르탱 생각에 정작 치료를 받아야 할 사람은 아빠인데도 말이다.

 

그런 아빠는 난데 없이 마르탱에게 세금을 계산하는 법을 알려주기도 하고 넥타이를 매는 법을 알려주기도 한다. 그리고 아빠는 늘 커피가 아닌 무언가를 마신다. 마르탱과 아빠는 죽은 개를 위한 장례식을 치루기 위해 친구들과 친구 부모님 그리고 약을 파는 세일즈맨을 초대하기도 한다. 마르탱의 친구들은 마르탱에게 왜 마리가 떠났는지 물어보라고 계속 등을 떠다밀며 궁금해하기도 한다. 첫사랑과의 이별을 겪는 마르탱과 아내를 잃은 마르탱 아버지의 이야기가 스산하게 그려지면서 또한 삶은 계속 되고 있다는 것을 그려내고 있다. 이별은 또 다른 삶의 모습을 준비한다.

 

  마리와 사귀어 보지 못한 것이 아쉽다는 생각을 가끔 한다. 만약 그랬다면 나는 달라졌을 것이다. 성장하고 뭔가 배웠을 것이다. 하지만 이 사랑의 슬픔도 헛되지는 않다. 헛되게 만들지 않을 것이다. 내 인생은 이 일로부터 분명 영향을 받을 것이고, 나는 달라질 것이다.

 프레드가 연주를 시작했다.(8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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