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의 방 (KBS 어린이 독서왕 선정도서, 5-6학년) 책과 함께하는 KBS 어린이 독서왕 선정 도서
남찬숙 지음, 홍정선 그림 / 미세기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그 방에는 낡고 오래된 장롱이 있습니다. 장롱이 그 방에 있었던 시간은 할아버지 집의 나이와 같아요.

 아주 아주 오래전, 할아버지는 가난한 집의 맏아들로 태어났대요. 할아버지는 인물이 아주 좋았고 똑똑했대요. 한자도 잘 알고, 글씨도 잘 썼대요. 하지만 너무 가난해서 초등학교도 다 마칠 수가 없었대요. 할아버지는 고향을 떠나 도시로 가고 싶었는데 그럴 수가 없었어요. 맏아들이었던 할아버지는 부모님과 어린 동생들을 돌봐야 했거든요. (-할아버지의 방- 8쪽)

 

시골집 이야기를 하는데 마치 우리 시댁이야기를 하는듯하다. 제일 비슷했던 부분은 이불들만 잔뜩 들어있고 명절이면 자식들이 내려가서 덥는 이불들이라는게 제일 비슷하다. 그리고 할머니가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일하셨다는것. 그러나 이 이야기에 나오는 할아버지는 몸이 좋지 않다. 젊은 나이에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집도 제일 좋은집을 짓고 장농도 300만원이나 하는 자개농을 사놓고 중풍으로 스러지셨다. 정말 사람이 산다는게 참 마음대로 다 되는게 아니라는걸 깨닫게 되는 대목이다.

 

그런 할아버지가 계시는 집에 명절이면 자식들이 찾아가고 이런 저런 현실적인 상황들을 7살 아이는 접하게 된다. 풍으로 말을 제대로 못하고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할아버지의 쓸쓸한 모습이 그려진다. 7살 현서는 그런 할아버지의 삶을 담백하게 그려나간다.

 

[착한 아이]에서 나오는 주인공의 결단은 정말 쉬운일이 아니다. 나역시 그런 비슷한 일을 겪고 있다. 예전엔 그정도는 아니었지만 자꾸 사람들과의 관계가 어려워지는 그리고 사람들에게 의존하는 모습이 안타까운 지인이 있다. 나역시 지원이 엄마처럼 누군가 착한 사람이 그 지인에게 잘해주길 간절히 기대해본다. 그렇지만 지원이 엄마 말마따나 어른이나 아이나 정말 착한 사람은 없다. 그저 노력하는 거겠지.

 

그래,  나는 어릴 때도 그렇게 착한 아이는 아니었어. 지금도 착한 어른은 아니지. 하지만 미순이랑 친구가 되는데 꼭 착한 사람이어야 하는 걸까? 그게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구나. 그리고 이상하게 가슴이 살짝살짝 두근거리네. 미순이에게 내가 누군지 말하면 미순이는 어떤 얼굴이 될까? ([착한 아이] 중에서 94쪽)

 

하지만 난 지원이 엄마처럼 결단을 내리기가 두렵다. 아직은 용기가 나지 않는다. 그렇게 용기를 내지 못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외로운 사람을 만들어내는 거겠지? 나만 생각하고?

 

[비엔, 엄마의 이름]은 베트남 엄마로 인해 힘겨워하는 아이의 이야기다. 베트남 엄마가 싫어서 학교에 엄마가 오지 못하게 하면서도 정작 엄마가 엄마 나라로 선녀처럼 가버릴까봐 걱정하는 아이의 마음이 펼쳐진다. 아이 둘을 낳고 한글을 배우고 있는 베트남에서 태어난 엄마. 그리고 똑같이 외국인 엄마를 두고 있지만 미국인 엄마를 두고 있는 아이는 친구들의 부러움을 사는 대목에서는 정말 그럴까? 싶어서 씁쓸하기도 하고 정말 그래서 슬플지도 모르겠다는 안스러움도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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