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의 안전성
A.M. 홈스 지음, 이수현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린시절 내가 저질렀던 은밀하게 이루어진 만행스러운 일들. 누구에게 딱히 피해를 준건 아니지만 일상적이지 않은 숨겨진 진실들을 들추어내는 뜻한 단편들이다.  성장을 하기 위한 통과의례? 그리고 아이들을 키우면서 아이들에게서 만나게 되는 진실들. 딱히 누군가에게 드러내서 말하기도 좀 낮선 삶의 숨겨진 단면들을 보여주고 있다. 마치 대부분의 소설들이 형식상의 옷을 갖추어입어야 하지 않겠냐라고 말을 하는듯한 글을 써내려간다면 이 책은 진실은 그 안에 있는 것을 당신도 알잖아? 라고 뱉어내는 듯하다. 그런데 이런 작가들이 많다면? 글쎄 그것도 한번쯤은 고민해봐야 할 문제일듯도 하고 말이다.

 

[어른들끼리]는 그야말로 탈선하는 아이들처럼 아이들에게서 해방되어 탈선하고픈 부모의 욕망을 그려내고 있다. 아이들이 여행을 갔다. 어딘가에 놀러갔다.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라는 토론의 대상이 될법도 하다. 토론이 너무 부담스럽다면 수다 정도? 첫문장부터가 리얼하다.

 

 일레인은 아이들을 플로리다로 데려가 세탁물처럼 떨궈놓는다.

 "열흘 후에 보자." 그녀는 터미널에서 작별 인사를 나누며 말한다. "착하게 굴어!"

 그녀는 시어머니의 뺨에 입을 맞추며, 입술에 닿은 거칠거칠한 피부 감촉에 문득 이 여자가 말 그대로 머리끝부커 발끝까지 남편의 유전자지도구나 하고 생각한다.

 "가봐라." 시어머니는 그녀를 문 쪽으로 밀면서 말한다.(13쪽)

 

그렇게 휴가기간을 즐기기 위한 아이들과의 이별을 한다. 아내는 아이들을 시어머니에게 데려다 주고 남편은 공항에서 기다린다. 그렇게 그들은 집에 들어오고 아이들과 나누기에는 은밀한 부부만의(?) 탈선을 하게된다. 마약을 하고 텔레비젼을 보며 침대위에 그야말로 널부러져 술을 마신다. 그리고 마약에 취해 술에 취해 딱히 어딘가로 가는 것이 아니라 마치 어른들이 여행 간사이에 아이들이 느끼는 해방감을 만끽한다. 그 해방감을 방해하는 아이들은 역시 존재한다. 칭얼거리며 전화해서는 빨리 집에 돌아가고 싶다는 작은 아이의 말에 탈선의 시간은 서서히 사라져간다.

 

 [조니를 찾아서]에서는 지진아인 누나를 둔 동생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지진아인 누나때문에 항상 뒷전이다. 그런 모습이 넌덜머리나지만 어쩔수 없이 살아간다. 가끔 지진아인 누나나 동생때문에 고통스러워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보게된다. 그리고 그들의 고통을 이야기한다. [조니를 찾아서]는 그 너머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유괴당하는 것이다. 누나때문에 스트레스 투성인 조니가 유괴를 당한 것이다. 그러나 아빠없이 셋이 사는 조니는 그것이 유괴라는 생각을 못한다. 단지 엄마가 자기가 모르는 또 누군가에게 자신을 맞겼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아무렇지도 않게 그 사람과 동행하게 된다.


 [더위 속의 청키]에서는 뚱뚱한 사춘기 소녀의 이야기를 담고있다. 엄마가 외출한 사이 혼자만의 성적인 공상에 즐거워하는 소녀의 모습. 다른  이야기들도 역시 리얼함과 성장을 다루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수다를 떨어도 직접적인 이야기를 꺼내는 사람이 꼭 있다. 모두가 직접적으로 들어가지는 않는다. 그러다가 직접적인 이야기를 꺼내는 사람이 이야기를 꺼내면 서서히 자연스럽게 경계가 사라지며 물흐르듯 숨겨진 이야기들이 하나둘 펼쳐진다. 책을 들고 지하철에서 읽고 있다면? 아마도 조금 불편한 감정을 느낄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