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길을 잃는 이상한 여자 - 상상할 수 없는 독특한 뇌를 가진 사람들
헬렌 톰슨 지음, 김보은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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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뇌는 놀랍고도 섬세하기에 뇌의 작은 부분이 달라지거나 이상이 생기면 뇌의 능력이 강화되고 약화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 책의 저자 헬렌 톰슨은 이 책을 위해 여러 해 동안 세계를 돌아다니며 놀랍고 희소한 뇌 장애들을 가진 이들을 추적하며 헬렌은 이 여행에서 만난 특별한 아홉 명, 즉 자신의 삶을 하루도 잊지 않고 기억하는 남자와 자기 집에서조차 길을 잃는 영원한 미아인 여자를 비롯해 오라를 보는 남자, 하룻밤 사이에 성격이 완전히 바뀐 남자, 존재하지 않는 노래를 듣는 여자, 자신이 호랑이라고 생각하는 남자, 기억이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여자, 자신이 죽었다고 믿는 남자, 타인의 고통을 느끼는 남자 등 자신의 이상한 뇌를 수년 동안 끌어안고 살아온 사람들을 만났다. 이 책은 단순히 특정 뇌질환을 걸린 이들에 대한 경과예후보고서가 아니다. 그들을 통해 뇌에 대한 이해를 담고있는 하나의 뇌신경심리학서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올리버 색슨의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가 떠올랐다. 자신이 살아온 날들을 빠짐없이 기억할 수 있는 밥, 방향 감각이 사라지는 질병 때문에 자신의 집에서도 길을 잃는 샤론, 희귀한 공감각을 지닌 탓에 사람을 볼 때 색을 인지하는 루벤, 뇌종양으로 하룻밤 사이에 인격 변화를 보인 토미, 아무도 들리지 않는 소리를 혼자만 듣는 청각 장애인 실비아, 동물화 망상증으로 자신을 호랑이라고 생각하는 마타, 내 몸이 내 것이 아닌 듯 내 몸에서 분리된 느낌인 이인성 증상을 겪는 루이즈, 자신이 죽었다고 믿는 망상인 코타르 증후군(일명 ‘걷는 시체 증후군‘)을 앓는 그레이엄, 거울 뉴런계의 활성이 유달리 발달하여 타인이 느끼는 촉각 감각과 감정을 보면 자신도 똑같이 느끼는 조엘. 이들의 뇌를 보면서 우리의 뇌가 얼마나 독특하고 창조적이며 경이로운지 정상을 벗어난 이들이지만 그들을 통해 잠재적 의미를 깨달을 수 있었다.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를 감명깊게 읽었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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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어떻게 생각하고 배우고 기억하는가 - 하버드 최고의 뇌과학 강의
제레드 쿠니 호바스 지음, 김나연 옮김 / 토네이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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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뇌는 무엇을 보고 듣는 그 순간에도 수많은 전기적 신호 작용이 이루어진다. 특히나 무언가를 배우고 기억하여 단기기억에서 장기기억으로 저장될 때 모든 것은 ‘뇌과학의 메커니즘’에서 출발한다. 제아무리 뛰어난 말솜씨와 해박한 지식을 동원한다 할지라도, 상대가 아무런 관심도 없으면, 그것으로 얻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사람들이 무엇에 뜨겁게 반응하는지, 어떤 상황에서 자신의 속마음을 기꺼이 열어 보이는지, 어떤 것을 오랫동안 기억하고 어떤 것에 깊이 영향을 받는지에 대한 답은 내가 아니라 ‘상대의 뇌’가 갖고 있다. 이 책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존재하는, 집중력과 영향력, 기억력과 학습력의 12가지 메커니즘을 탐구한다. 이를 통해 결정적인 순간, 단숨에 사람을 사로잡는 강력한 설득력이 어떻게 탄생하는지에 대한 흥미진진한 통찰을 제시한다. 인간의 기억은 기억의 관문인 ‘해마(hippocampus)‘에서 모든 기억이 뇌에 통치로 저장되지 않는다. 기억은 작은 조각들로 쪼개져서 단편적으로 저장된다. 이는 우리의 기억은 작은 디테일에서 시작해서 전체 기억을 재구성하는 ‘패턴 완성(pattern completion)‘의 단계로 나아감을 의미한다. 일관성은 상대에게 편안함과 여유로움을 제공하고 일관성을 유지함으로써 자신의 성실함, 신뢰성, 침착함을 전달할 수 있다. 물론 상대의 주의를 환기시키거나 신선한 충격을 주고 싶을 땐 일관성을 깨는 ‘파격‘을 선택해야 한다. 누구나 그렇게 할것으로 예측할 때 파격적인 행보를 보인다면 자신에 대한 상대의 평가는 달라질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파격에도 ‘크로싱 더 라인(crossing the line)‘과 같은 최소한의 기준은 존재한다는 것이다. 즉, ‘암호화-저장-통합‘의 과정을 거친다. 암호화(encoding)가 새로운 정보를 뇌에 들여보내는 것이고, 저장(storage)이 이 정보가 자리 잡을 공간을 뇌에서 찾는 것이고, 통합(consolidation)은 이 정보가 자리잡은 공간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가지 않도록 안전하게 제자리에 묶어 놓는 것이다. 이 책은 인간이 무엇을 기억하고 무엇을 저장하여 남겨두는 과정을 하나의 메커니즘으로 설명하여 보다 이 과정을 잘 처리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지에 대해 다양한 방법으로 알려준다. 만약 이러한 뇌의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뇌과학적인 접근으로 효율적인 방법을 찾고자한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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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는 건축가다 - 자연에서 발견한 가장 지적이고 우아한 건축 이야기
차이진원 지음, 박소정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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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어느 인터뷰에서 건축가들은 자연에서 아이디어를 얻는다는 걸 본 적이 있다. 예술적 영감은 주변의 사소한 물체와 감각에서 쉽게 얻을 수 있기에 자연의 여러 모습 가운데 새들이 둥우리를 짓는 것 또한 이런 영감을 전해준다. 이 책은 새들의 집짓기에 대해서 다룬 새들의 둥우리 도감으로 저자인 차이진원이 직접 글을 쓰고 일러스크를 그려 흔하게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새들부터 보기힘든 새들까지 다양하게 둥우리를 짓는 모습들을 보여준다.


흔히 둥지라고 불리는 둥우리는 살기 위해 짓는 주거용이 아니라 번식을 위해 짓는 용도라 새끼들이 성장을 하면 둥우리를 버려둔채 떠난다. 하지만 어떤 새들은 새끼들이 클 때까지가 아니라 다른 누군가의 둥우리에 낳은 새끼들을 놔두고 가는 탁란을 하기도해서 둥우리를 짓지 않는 새들도 많다. 탁란새는 전체의 1퍼센트라고하니 뻐꾸기만 생각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더 많을 줄 알았는데 의외였다. 이 책에서는 직접 그린 삽화와 도감을 보긋 자세하고 쉬운 설명들이 좋았는데 사진을 실은 것보다 뭔가 몰임감이 좋았던 삽화를 실어서 좋았다.


이 책에서 소개된 둥우리 중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둥우리는 외국에서는 식용으로 먹기도 라는 금사연이라는 금빛제비의 둥우리였다. 흔히 이 영화는 먹을 수 있는 유일한 둥우리로 수컷 금사연의 침으로 집을 짓는다고한다. 이때 금사연의 침은 아교처럼 끈끈하고 단백질과 탄수화물이 풍부하게 들어가 있어서 폐와 정력에 효과가 있다고해서 건강식으로 알려져있다. 침으로 짓는다니 그것 참 독특하다고 생각했는데 그걸 건강식으로 먹는다니 한편으로는 조금 당황스럽기도하다.


그 외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집을 짓는 새들을 종류와 방식에 나누어 쉽게 보기 힘든 다양한 새들의 둥우리들을 삽화와 부가설명을 꼼꼼하게 담아냈다. 예술적이고 감각적인 삽화와 함께 사실적인 설명들을 통해 새들의 집짓기를 알고 싶다면 아이들과 함께 읽어보면 좋을 듯하다. 다양한 영감을 전해주는 이 책을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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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변환 시대의 한국 외교 - 포스트 팍스 아메리카나와 우리의 미래
이백순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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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제사회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점점 심화되고 있으며 미중 무역전쟁은 패권 경쟁 중 눈에 띄이는 하나일 뿐이다. 미국이 세계정세의 패권국가가 된지는 채 반백년도 안되었다. 원래 세계정세의 주역이었던 유렵이 2차례에 걸친 세계대전으로 막대한 경제적 재정이 악화된 상황에서 미국과 소련이 부상하였고 20세기말 결국 소련이 여러국가로 와해되고 일부 공산국가들이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일부 받아들이면서 자본주의 하에 성장하고 발전한 나라인 미국이 빠르게 세계 정세의 패권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부터 중국이 급부상하면서 10여년이 지난 지금은 미국과 세계의 패권을 경쟁할만큼 성장하였다. 그리고 현재 미국과 중국의 세계 패권 경쟁은 급격히 심화되어 미국과 중국과 정치 경제 둘다 뗄레야 뗄 수없는 대한민국은 두 나라 사이에서 두 나라의 패권 경쟁의 여파를 그대로 받고 있다.

 

 

 

<대변화 시대의 한국 외교>는 이런 복잡한 국제 정세 속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현명한 외교 전략과 방향성은 무엇인지 다년간 외교관으로 활동하며 세계정세 속에서 한 경험을 지닌 이백순 저자가 쓴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주미대사관, 청와대 선임행정관, 북미국장 역임 후 주미얀마 대사를 거쳐 현재 주호주 대사에 재임 중으로 저자는 약 14년전 집필한 <신세계 질서와 한국>라는 제목의 국제 정치 개설서를 출간하고 난 뒤 지난 13년동안 국제 역학 관계에 많은 변화가 있었던만큼 우리의 외교와 안보 전략과 방향을 재검토할 필요성을 이 책을 통해 역설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현 국제 역학 관계 짚어보면서 패권국의 지위가 변할 지도 모르는 대변환의 시대의 발을 걸친 이 시점에서 국제 정세 속 피해자로 가슴아픈 역사를 지닌 대한민국이 과연 어떤 외교 전략과 방향성을 지녀야할지 과거를 되짚어보며 앞으로 다가올 국제 질서를 전망해본다.

 

 

 

이 책은 총 8부로 1부는 ‘대변환 시대가 온다‘, 2부는 ‘국제 체제의 성립과 질서 유지‘, 3부는 ‘국제 체제는 어떻게 변화했는가‘, 4부는 ‘국제 질서는 왜 흔들리는가‘, 5부는 ‘팍스 아메리카나는 역사 속으로‘, 6부는 ‘국제 질서의 안정화 방안‘, 7부는 ‘앞으로의 국제 질서와 전망‘, 8부는 ‘대한민국은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라는 소제목으로 한국 외교 미래를 단계별로 조명한다. 특히나 세계 질서의 역학 관계가 미국과 중국, 두 나라로 패권이 양분화되가는 걸 볼 때 패권국으로 세계 평화를 유지하던 ‘팍스 아메리카‘ 시대가 끝나간다는 건 신냉전 시대가 도래할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미국과는 정치.군사적으로 엮여있고 중국과는 경제.문화적으로 엮여있기에 두 강대국 사이에서 한국이 제때 올바른 외교적 전략과 방향성을 갖지못할시에 지난 아픔을 또 겪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더는 현 시국을 좌시할 수 없음을 깨닫게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국제 정세의 변화와 대변환기를 대비하기 위해 알아야할 국제 정세의 흐름에 대해서 현실적이고 체계적으로 알 수 있었다. 평소 국제정세나 질서에 그다지 관심이 없어서 이 책을 읽으면서 뉴스로만 짧게짧게 들었던 내용들이 실질적으로 와닿았으며 좀 더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특히나 한국이라는 특수한 역사를 지닌 나라에 살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국제 질서와 전망을 좀 더 다양한 지리적 이점과 국제적 역량을 짚어보며 바라볼 수 있어서 그리 이와 관련된 깊이있는 지식이 없는 독자이지만 너무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현 국제 질서와 역학 관계를 짚어보고 한국의 외교적 방향성과 전망을 과거를 조망하여 보다 현명한 외교 전략을 관심있게 바라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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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의 유령 허밍버드 클래식 M 3
가스통 르루 지음, 신소영 옮김 / 허밍버드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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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오페라 가운데 하나인 ‘오페라의 유령‘은 가스통 르루의 소설을 기반으로 앤드류 로이드 웨버가 곡을 붙여 만들어졌다. 유달리 오페라 장면이 많이 나오고 더구나 소설 속 공간적 배경도 오페라 극장이라 그런지 원작 소설을 알기 전에는 오페라 ‘오페라의 유령‘이 원작인줄 알았다. 작년에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 7년만에 내한 공연을 작년말부터 현재까지 공연 중이다. 현재 한국은 코로나 여파로 외국공연뿐만 아니라 국내공연까지 줄줄이 취소되고 언제 다시 열릴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인데 원래 예정대로 서울공연 중이라 하니 좀좀 잠잠해지면 보러가고싶다. 오페라의 유령은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이미 영화와 뮤지컬로 알고는 있었지만 원작 소설 오페라의 유령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페라의 유령은 오페라의 유령이라 불리는 에릭과 일개 오페라의 신인 여배우였지만 에릭을 통해 명실상부 오페라의 프리마돈나가 된 크리스틴  그리고 그런 크리스틴을 사랑하는 라울 그리고 사연을 감춘듯한 베일에 싸인 페르시아인 다로가 , 이 네 명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이 소설 속 명실상부 주인공은 오페라의 유령은 에릭이지만 가장 안쓰러운 인물 또한 에릭이다. 소설 속 오페라의 유령인 에릭은 흉측한 외모 때문에 오랜시간 극장 지하에서 홀로 숨어 살아가다가 크리스틴을 만나 사랑에 빠지만 결국 그 사랑은 파멸로 치닫고 끝난다. 이 소설 속 크리스틴이나 라울의 입장에서 볼 땐 에릭이 악역이지만 글쎄... 그저 에릭이 안쓰럽고 안타깝다.


어렸을 적엔 오페라의 유령인 에릭이 나쁘고 찌질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소설로 읽어보니 에릭이 잘못했긴했지만 그보다 안타깝다. 마지막까지 크리스틴이나 다시 돌아올거라고 말했지만 결국 내리고 크리스틴이 돌아오지 않을 것을 알고있었고 쓸쓸하게 마차를 타고 간 후 3주뒤 결국 죽은 그를 볼 때 씁쓸하기도하고 왜 흉측한 외모 때문이라 생각하며 나아가려하지도 않았을까하는 아쉬움도 들었다. 결말부분에서 다른 누구의 시선보다 그나마 에릭과 인연이 있었던 페르시아인 다로가의 시점에서 마지막을 보여줘서 더 아련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 오페라의 유령 오페라를 좋아했어서 솔직히 지루하지 않을까 걱정도 되었는데 막상 읽어보니 담담하게 그들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듯하지만 인물들의 감정들이 더 깊게 와닿았다. 뮤지컬이나 오페라로 오페라의 유령을 알고있다면 꼭 원작 소설도 읽어봐서 추천하고싶다. 소설을 통해 꼭 오페라의 유령을 제대로 알게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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