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불평등 기원론
장 자크 루소 지음, 이재형 옮김 / 문예출판사 / 202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간 불평등 기원론




“나는 인류에게 두 가지 불평등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자연적 또는 신체적 불평등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이것은 자연에 의해 정해지는 것으로, 나이, 건강, 체력의 차이가 정신이나 영혼의 자질 차이로 성립된다. 또 다른 불평등은 일종의 약속에 좌우되고, 사람들의 동의로 정해지거나 적어도 용납되는 것으로 도덕적 또는 정치적 불평등이라고 할 수 있다. 후자는 일부 몇몇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손해를 끼쳐 누리는 갖가지 특권들, 이를테면 다른 사람들보다 더 부유하다거나 더 존경을 받는다거나 더 권력을 가지고 있다거나 또는 타인을 복종하게 만든다거나 하는 특권들에 의해 성립된다.”


- p.49




˝인간이 타인의 도움을 필요로 한 순간부터, 그리고 혼자서 두 사람 몫의 양식을 차지하는 것이 유리함을 알아차리게 되자마자, 평등은 사라지고 소유가 도입되고 노동이 필요하게 되었다. 광대한 숲은 인간의 땀으로 적셔야 할 들판으로 변했으며, 머지않아 그 들판에서는 수확과 더불어 예속과 비참이 싹트고 증가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




세상은 불평등하다. 아무리 신분제가 사라지고 평등을 위한다는 사람들이 많아져도 여전히 세상은 불평등하다. 신분제가 사라지고 나서도 여전히 사람들은 부에 따라 사람을 평가하고 의식주부터 시작해 교육의 질이 현저하게 다르다. 18세기 프랑스의 정치사상가이자 철학자, 소설가, 교육이론가, 음악가, 극작가인 장 자크 루소는 유럽을 떠돌며 방랑의 생활을 하였고 정식 교육 또한 거의 받지 못했다. 하지만 프랑스 파리에 정착해 <백과전서> 집필에 참여하며 본격적인 저술 활동을 시작한다. 이 책은 루소가 <학문예술론>으로 명성을 얻은 후, 그 옛날 사람들이 모두 평등하게 살던 때의 삶은 어땠는지, 그 평화로운 상태는 왜, 어떻게 깨졌으며 어떤 과정을 거쳐 오늘날에 이르렀는지에 대한 물음에 대해 이야기한다. 



인간의 본성은 악해서 자연 상태로 두면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으로 나타난다는 홉스의 성악설을 부정하는 루소는 자연 상태의 인간은 선과 악을 구분하지 못하기에 악하다는 것이 무엇인지도 몰랐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자연 상태의 인간은 자신이 먹을 것은 쉽게 구할 수 있고 자유롭게 먹고 즐기며 행복한 삶을 살았기에 누구에게도 구속당하지 않았고 타인을 구속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자연 재해나 인구의 증가로 인해 먹이를 두고 다투게 되고 인간 관계가 밀접해지고 공동체가 형성되며 선과 악이 나타나고 불평등이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그로인해 상대방보다 더 유리한 조건과 더 많은 물건과 땅을 가지고자 하는 욕구가 생기고 힘이 있는 자는 더 많은 것을 소유하게 되며 사유재산 제도를 통해 불평등이 시작되었다는 것이 루소의 생각이다. 사실 지금 우리에겐 불평등한 사회나 제도가 그리 낯선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시대의 사람들에게 루소의 사상은 너무나 파격적인 것이어서 많은 논란이 되었고 다른 사상가들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그렇게 악해진 사람들은 혼란속에서 점점 불행해지고, 그사이 힘 있는 자들은 교묘하게 자신들이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가며 불평등이 제도적으로 자리잡게 되고 그것이 국가라는 견고한 제도로 고착되며 더이상 거역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하지만 루소는 그러한 모순을 강하게 비판하고 평등하고 행복했던 자연 상태의 인간의 본성을 다시 회복하자고 주장했다. 그로인해 그 당시 다른 사상가들의 반대와 공격을 받았지만 혁명적인 그의 주장은 프랑스 혁명의 밑바탕이 되기도 했다. 



장 루소의 ‘인간 불평등 기원론‘은 사회계약론과 더불어 현 사회의 토대를 이해하고 여전히 존재하는 문제들에 대해 통시적이고 총체적인 사색을 이끌어낸다. 불평등의 기원부터 흐름까지 이 책을 통해 이해해보길 바란다. 여전히 불평등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해결해야할 과제를 이 책을 통해 자각하고 그 밑바탕에 자리잡은 불평등을 이해하게 되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