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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기술
에리히 프롬 지음, 황문수 옮김 / 문예출판사 / 2019년 8월
평점 :
사랑의 기술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은 아무것도 사랑하지 못한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은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한다.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은 가치 없는 사람이다.
그러나 이해하는 사람은 사랑할 수 있으며
주목할 수도, 파악할 수도 있다.
- 파라겔수스
사랑의 기술에 대한 편리한 지침을 기대하는 사람들은 이 책을 읽고 실망할 것이다. 사랑은 스스로 도달한 성숙도와는 관계없이 누구나 쉽게 탐닉할 수 있는 감상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려는 것이 이 책의 의도이기 때문이다.
- p.4
사랑은 수동적 감정이 아니라 활동이다. 사랑은 ‘참여하는 것‘이지 ‘빠지는 것‘이 아니다. 가장 일반적인 방식으로 사랑의 능동적 성격을 말한다면, 사랑은 본래 ‘주는 것‘이지 받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할 수 있다.
- p.42
사랑이란 결핍을 채워주는 가장 보편적이고 필수적인 감정이 아닐까 생각한다. 예를들어 부모와의 애착관계가 잘 형성되지 않은 아이들은 커서도 많은 관계 맺음에 있어 어려움을 겪는다. 사랑하고 사랑받고 우리는 그 과정에서 자아를 알고 타자를 알게 된다. 하지만 종종 사랑이 집착이나 애증의 형태로 나타나면서 문제가 된다. 정신분석학자이자 사회철학자 에리히 프롬은 그의 저서 <사랑의 기술> 서두에서, 사랑처럼 엄청난 희망과 기대 속에서 시작되었다가 반드시 실패로 끝나고 마는 활동이나 사업은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언급한다.
우리가 사랑보다 더 쉬운 일은 없다는 태도를 가지고 사랑을 시작할 경우 결국은 실패로 가는 길을 걷고 있을지 모른다. 우리 삶의 모든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기 위해 기술을 습득하는 것처럼 사랑에도 기술이 있다. 사랑하기를 포기하지 않는 한 우리는 그 기술을 습득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여기서 기술이란 실용적인 연애의 기술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욕구라 할 수 있는 전반적인 사랑의 이론과 실천에 대해 다룬다. 먼저 형제애, 모성애, 성애, 자기애 그리고 신에 대한 사랑까지 사랑의 다양한 대상을 정신분석학적인 관점에서 분석한다. 특히 자신의 자아도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나의 사랑의 대상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하는데, 프롬은 마이스터 에크하르트의 말을 빌려 요약한다.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은 단순히 사랑의 기술, 연애의 기술을 다루기 보다 다양한 사랑에 대한 학문적 견해와 서구사회의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조명하며 사랑에 대한 태도에 대하여 실천적 변화를 이끌어낸다. 사랑을 누구나 원하고 경험하지만 실패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성숙하고 지속적인 관계를 맺기 위해 무엇이 중요한지 이 책을 통해 깨닫게 되길 바란다.
“만일 그대가 그대 자신을 사랑한다면, 그대는 모든 사람을 그대 자신을 사랑하듯 사랑할 것이다. 그대가 그대 자신보다도 다른 사람을 더 사랑하는 한, 그대는 정녕 그대 자신을 사랑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그대 자신을 포함해서 모든 사람을 똑같이 사랑한다면, 그대는 그들을 한 인간으로 사랑할 것이고 이 사람은 신인 동시에 인간이다. 따라서 그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면서 마찬가지로 다른 모든 사람도 사랑하는 위대하고 올바른 사람이다.”
- p. 88-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