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괴로운 당신에게 식물을 추천합니다
임이랑 지음 / 바다출판사 / 202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막상 어른이 되니 자꾸 주변을 둘러보게 되고, 나보다 앞서가는 사람들의 속도가 신경 쓰입니다.

그런데 가드닝을 하다 보니 식물들이 가끔 멈 춰 서기도 하더군요.

대단한 이유없이 모든 것에 시들해진 식물들은 때론 몇 달씩 미동도 하지 않아요. 




항상 마음이 좋을 수는 없죠. 맑은 날도 있으면 흐린 날도 있고 비오고 천둥치는 날도 있어요.

그런 힘든 날 우리는 친구들을 만나 우울함을 풀기도하고

좋아하는 영화나 드라마를 보며 잊어버리기도하고

때론 동물이나 식물을 돌보며 위로받기도 합니다.

때로는 백 마디 말보다 아무말 없는 침묵이 위로가 될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종종 사람에게서 받은 상처를 사람이 아닌 동물이나 식물들로부터 치유받고는 합니다.

이 책은 식물을 좋아하고 식물로부터 배울 점이 많다는 저자가 식물을 돌보면서

식물로부터 치유받고 위로받은 가드닝 에세이입니다.

이 책의 저자 임이랑은 식물을 가꾸며 때로 힘들 때 위로받고 교훈을 얻은 순간들을 기록하여

인생의 좋은 순간에도 그렇지 않은 순간에도 자신을 가만히 관조할 수 있는 태도를 식물을 통해 배웠다고 말합니다.

식물을 돌보기 시작하면서 좀 더 인생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조급하게 생각해보기보단 멈추는 것도 필요함을 깨달았다고 말합니다.





웃으며 잘 지내다가도 어느 날 갑자기 마음이 무너져 내립니다.

내 식물 친구들도 물과 양분, 해와 바람이 모자라거나 넘치면 이파리를 떨구고 포기할 때가 있어요.

이제는 잘 알아요. 참고 기다리면 언젠가 꽃을 피우는 좋은 시절이 오리라는 걸.

잃어버린 마음 대신 어디선가 새로운 마음의 조각을 찾는 날이 오리라는 것도요.




걱정하는 마음이 차올라 저질렀던 그 모든 일은, 실수였습니다.

잠시 생장을 멈췄던 식물은 갑자기 과해진 물과 해를 견디지 못해 픽픽 쓰러졌어요.

식물의 멈춤에는 이유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합니다면,

그들에게는 무조건적으로 넘치게 주는 것이 제일 위험해요.

이제는 식물이 조용히 멈추거나 시들해졌을 때 그 속도에 맞춰 물과 햇빛도 줄여줍니다.

그들도 잠시 정적을 보내고 싶어 한다는 걸 알게 되었거든요.

멈춰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게, 잠깐 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식물을 위한 길입니다.

휴식기를 맛있게 잘 보낸 식물은 반드시 다시 깨어나 이파리에 반질반질 윤이 나도록 예쁘게 자라줄 테니까요.




이 책은 저자의 초보 가드너 시절부터 현재까지 사소하지만 소중하게 써내려간 가느너로서의 성장 일기입니다.

 이 책에 담긴 29편의 기록은 식물의 성장과 함께 성장한 저자의 고백이자

식물이 알려준 인생을 바라보는 태도와 식물로부터 받게 된 위로와 지혜이고

삶의 봄이 오길 바라는 이들을 위한 안내서이자 직접 느끼고 배운 저자의 노력이 적힌 에피소드다.

저자는 작은 새순을 바라보며 멍하니 앉아 있는 순간이 “삶의 상처를 치유한다”고 말하며

식물 키우기를 추천한다. 특히 이런 사람들.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지만

자신이 없다는 친구, 회사의 좁은 책상이 삭막하게만 느껴진다는 지인,

마음의 골이 깊어져 괴롭다는 누군가, 사랑스러운 존재와 함께 살고 싶다는 친구에게 식물을 건넨다.






임이랑은 이 책을 통해 식물의 세상에 숨어 괴로움을 견뎌온 시간을 고백한다.

식물 키우기가 삶을 이어나가기 위한 또 하나의 움직임이라는 것, 생명을 틔우고 죽이기를 반복하면서

함께 살아남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식물의 존재를 통해 깨달으며, 삶의 기쁨과 즐거움을 회복할 위로를 건넨다.

신발을 신고 문 밖으로 나가는 일마저 두려워진 순간, 잠시 성장을 멈춘 내 방 안 초록의 존재를 보며 위안을 얻는다고 전한다.
나아가 이 책은 식물을 키우면서 시작된 고민이 다짐이 되는 순간을 담는다.

임이랑은 식물과 함께 살아가기 위한 선택들이 자신의 삶을 바꾸었음을 인정하면서,

식물을 닮아가고 싶다고 말한다. 생명을 틔우고 성장을 지켜보는 일,

주위의 생명을 지키는 일, 방치된 생명에 눈길을 쏟는 일을 통해 새롭게 결심한 삶의 방향을 고백한다.

성장하고 싶은 이들에게는 용기를 주고 잠시 멈춤이 필요한 이들에게는 휴식을 제공하는 이 책을 통해

식물로부터 배우는 인생의 지혜를 기억해 좀 더 삶을 유연하게 살아보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