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8호실의 원고
카티 보니당 지음, 안은주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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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호실의 원고 


오랫동안 잊고 살았던 소설의 원고가 세월을 거쳐 다시 돌아왔는데 미처 쓰지 못한 원고의 뒷 이야기가 채워져있다면이라는 상상을 바탕으로 쓰여진 이 책은 카티 보니당의 두번째 작품으로 <크리스마스로즈의 향기Le Parfum de l‘hellebore>로 2017년 알랑송시의 풀레-말라시스상, 11개의 문학상을 수상한 이후 출간되었다. 그의 사랑스럽고 운명적인 이야기인 ‘128호실의 원고Chambre 128‘는 명작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을 생각나게하는 서간체 소설로 우연히 놀러간 호텔 128호에서 원고를 발견하고 주인에게 찾아준 뒤 알게 된 원고의 진실이 이 책의 주된 사건으로 원고를 거쳐갔던 인물들의 이야기가 하나하나 개성적이고 다채롭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소 많이 안 쓰이는 장르인 서간체 형식을 오랜만에 만나게 되서 좋았는데 서간체 형식이 쓰기 쉬운 것 같으면서도 독자가 각각 편지 간격을 상상하게 만들어야해서 재미없을 수가 있는데 이 책은 서간체 소설이면서도 디테일이 있는 소설이라 끊김없이 읽혀서 몰입감이 좋았고 진행도 빨라서 금방 읽혔다. 또한 이 책은 128호실의 미완성의 원고가 완성된 여정을 따라가면서 원고를 가지고 있던 인물들의 이야기가 교차함에도 불구하고 뒤섞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읽혀서 원고의 여정을 따라서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서간체라는 고전적인 형식임에도 이 책이 촌스럽게 느껴지지않았는데 아마도 저자의 문체가 위트있고 편안하게 읽혔기 때문이었다. 이 책의 장르가 미스터리이긴하지만 원고를 둘러싼 이들인 문학을 사랑하는 커리어우먼 안느 리즈와 원고를 잃어버린 후 작가의 꿈을 접었던 회사원 실베스트르, 교수를 그만두고 포커 선수로 활동하는 윌리엄, 변호사 출신의 그림책 작가 마기,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는 다비드 등 다양한 등장인물들의 사연 또한 교차되어 펼쳐지면서 어둡지않고 밝고 따뜻하며 원고의 얽힌 인연들이 사랑스럽다. 그리고 한번쯤 128호실의 원고 전문을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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