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싶어 몽테뉴를 또 읽었습니다 - 살기 싫어 몽테뉴를 읽었습니다
이승연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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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삶과 죽음을 이분법적인 태도로 삶은 좋은 것이고 죽음은 나쁜 것이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사실 삶과 죽음은 뚝 잘라 나눌 수 없는, 연속선 상에 놓여져 있는 개념입니다. 그래서 삶이 무조건 좋다고 또는 죽음이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 없으며 삶이 있기에 죽음이 있고 죽음이 있기에 삶이 있는 것입니다. 몽테뉴는 절대왕정시기에 내전과 신구간 종교 갈등이 첨예하게 벌어졌던 시기의 인물입니다. 그는 가장 사랑했던 친구부터 아버지, 남동생과 다섯 명의 아이들까지 연달아 죽음의 순간들을 겪었습니다. 그렇지만 그의 인생에서 가장 결정적인 순간인을 고르자면 죽음의 문턱까지 간 ‘낙마 사고‘ 입니다. 이 사고이후 그는 피하지 않고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죽음을 거울삼아 삶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몽테뉴는 [수상록]을 쓴 작가로 [수상록]의 원전인 [에세]는 현재 ‘에세이‘의 어원이 입니다. 몽테뉴는 죽음의 순간을 경험한 이후 삶을 정면으로 마주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는 20년 동안 크고 작은 삶의 순간들을 기록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며 비로소 그가 ‘죽음의 준비를 준비‘하며 삶을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살고 싶어 몽테뉴를 또 읽었습니다]는 저자의 삶에 많은 영향을 끼친 몽테뉴의 [수상록]에 대한 저자의 감상이자 이를 통해 비추어 본 삶의 기록입니다. 이 책의 저자 이승연씨는 어머니의 죽음과 자신도 어머니처럼 언제 암에 걸려 죽음을 맞이할지 모르는 불안감으로 우울증을 겪었던 때 삶을 다시 살아내게 해준 몽테뉴의 [수상록]을 읽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을 집필했습니다. 저자는 오랜시간 이 책을 집필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는 이 책에 잘 드러나있습니다. 저자는 죽음에 대해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삶의 고통에 대해, 힘이 들때, 몽테뉴 [수상록]을 읽으며 위로받았고 용기를 얻었던 경험을 이 책에 잘 녹여냈습니다. 이 책은 총 10장으로 구성되어 각 장의 소제목은 몽테뉴 [수상록]을 통해 저자가 깨달은 고통스런 삶을 사랑하는 10가지 조언입니다. 그리고 각각의 조언들은 몽테뉴 [수상록]에서 발춰한 내용과 저자의 이야기와 짝을 이루어 몽테뉴의 말과 저자의 말을 통해 읽는 우리들의 삶을 성찰하게하고 재조명하게 만듭니다.


죽음을 두려워하고 삶에 허덕이며 미래에 불안한 어느 한 인간의 모습으로 몽테뉴도 저자도 살아왔음을 이 책은 보여주며 이런 고통들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대신 평온함과 안정감 그리고 희망을 건네줍니다. 이 책의 제목은 제목만큼이나 부제목을 잘 살펴봐야합니다. [살고 싶어 몽테뉴를 또 읽었습니다] 앞에 작게 ‘살기 싫어 몽테뉴를 읽었습니다‘라는 문장이 적혀있기 때문입니다. 맨처음에 이 책 제목을 제대로 보지 않고 이 책을 읽었을 때는 그저 몽테뉴의 삶을 통해 저자가 삶에 대한 용기와 희망을 얻고자 했구나하고 막연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서 다시 이 책의 제목을 보니 ‘살기 싫어 몽테뉴를 읽었습니다‘라는 문구가 제목 앞에 적혀 있었습니다. 이를 볼때 아마 저자는 처음 몽테뉴를 읽었을 때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그저 우울감에 나 자신을 맞기고 싶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이 책을 다시 읽게 되었을 때 저자는 절망과 우울로 점철되었던 전과는 달리 희망을 찾고자 책을 읽었을 겁니다. 비록 이 책은 충격적인 삶의 전환기를 맞이하지 못한 이들에게는 크게 다가오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허나 몽테뉴의 낙마사고처럼 한 번쯤 인생의 전환기가 될만한 사건을 경험한다면 이 책을 다시한번 꺼내 읽게 될 것 같습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몽테뉴의 [수상록]과 저자의 이야기를 우리들의 이야기와 겹쳐보며 삶과 죽음에 대한 태도를 다시한번 되돌아보는 건 어떠할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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