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절반쯤 왔을 때 읽어야 할 장자 - 자연스러운 삶을 갈구하면 장자가 들린다 인생의 절반쯤 왔을 때 읽어야 할 시리즈
장자 지음, 박훈 옮김 / 탐나는책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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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에서 가장 잘 알려져 있는 ‘나비의 꿈(蝴蝶夢)‘ 이야기이다. 노자의 <도덕경>과 함께 장자의 <장자>는 노장사상을 대표하는 책이다. 노자는 ‘도라고 할 수 있는 도는 영원한 도가 아닙니다(道可道 非常道)‘라는 엄숙한 선언으로 <도덕경> 첫머리를 시작하지만, 장자는 ˝북쪽 깊은 바다에 물고기 한 마리가 살았는데, 그 이름을 곤이라 하였습니다.˝하는 이야기로 운을 뗀다. 노자가 근엄한 철인의 풍모를 보인다면 장자는 때로는 껄껄 웃고 때로는 독하게 야단치는 화통한 야인의 기질을 가졌다고 하겠다.
 
호접몽 이야기를 대하면 우선 무슨 말장난을 듣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그 의미를 자세히 생각해 보면 우리가 지니고 떠받들고 있는 상식적인 고정관념의 내재적 모순과 불합리성을 되돌아 보게 만든다. 공자가 이야기하는 군자와 소인, 윤리와 패륜, 효도와 불효같은 이분법적 가치관과 윤리관, 종교의식 그 너머를 보라고 가르친다. 인위적이고 자의적이며 부자연스런 모든 행동을 초월한 상태, 야심과 욕망과 우월감 등의 일체의 자의식을 초월한 상태에서 진정한 자기를 발견하고 신나는 삶을 살 수 있다는 가르침이다.
 
이 책 <장자>에서 말하고자 하는 핵심메시지는 ‘자유‘와 ‘변화‘와 ‘초월‘의 3가지인 것 같다.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절대자유의 경지를 이야기하면서, 그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변화와 초월을 이야기한다.  세부 내용들은 3글자의 핵심어와 함께 설명되고 있다. 소요유(자유롭게 노닐다), 제물론(사물을 고르게 한다), 양생주(생명을 북돋우는데 중요한 일들), 인간세(사람 사는 세상), 덕충부(덕이 가득함의 표시), 대종사(큰스승), 응제왕(황제와 임금의 자격)의 7편과 함께 외편, 잡편에서 나타난 중요한 구절들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혹자는 <장자>를 지상에서 가장 심오하면서도 재미있는 책이라고 평하고 있다. 하지만 고전에 조예가 깊지 않은 일반인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난해한 책임에 틀림 없다. 하지만 입신행도하여 이름을 후세에 크게 떨치는 것이 효도의 길이라고 가르치는 공맹의 도리가 정말 우리가 추구해야 할 올바른 가치인지를 생각해 보면, <장자>는 오늘날 우리에게 무엇이 참된 삶의 요소인지를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보게 만드는 거울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나 할까?
 
공자와 맹자의 유교가 자신을 닦고 부족함을 채워가는데 중점을 둔 가르침이라면 노자와 장자의 노장사상은 이를 뛰어넘어 가진 것을 버리고 내려놓아 본성으로 돌아가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어느 하나가 옳고 그르다는 것을 뛰어넘어 참된 나를 찾아가는 방법으로 대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평생을 곁에 두고 인생의 참된 의미를 반추해 보기에 좋은 책이다. 지금까지 몇 번 읽어 보았는데 그 때마다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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