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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당신 눈에만 보이는 기적
헤르만 헤세 외 지음, 강명희 외 옮김 / 꼼지락 / 2019년 12월
평점 :
크리스마스는 기적을 꿈꾸는 날이다. 우리나라와 달리 기독교 신앙이 뿌리 깊은 서양에서 크리스마스는 아기예수가 죄 많은 인간들을 구하려고 이 땅에 내려온 기적이 일어난 날이 바로 크리스마스, 성탄절이기때문이다. 일 년의 마지막이 다가올 무렵 기적처럼 나타나신 아기예수를 기념하며 크리스마스에 가난하든 풍족하든 모두 행복한 크리스마스가 되길 바란다.
그리고 여기 크리스마스- 당신 눈에만 보이는 기적은 이렇게 기적을 바라는 크리스마스를 소재로한 단편소설 모음집으로 크리스마스날 트리 앞에 놓은 선물상자처럼 크리스마스 명작 소설들을 골라 우리에게 익숙한 작가부터 그렇지않은 러시아 작가들까지 다채로운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 소설집은 크리스마스 특별판으로 크리스마스를 의한 크리스마스를 위한 소설집으로 한 잔의 차와 한 조각의 케이크와 잘 어울리는 그런 책이다. 크리스마스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또는 떠나간 크리스마스를 추억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읽어보면 어떨까?
이 소설집 속 작가들만 하더라도 헤르만 헤세부터 오스카 와일드, 기 드 모파상, 한스 안데르센, 안톤 체호프 등 무려 15명의 명품 이야기가 들어있다. 유명한 작가들이라하더라도 관심이 없으면 단편 소설은 따로 읽어보기 힘든데 크리스마스라는 주제로 그들의 숨겨진 작품들을 읽어볼 수 있었다. 크리스마스 선물로도 좋을 것 같은 예쁜 표지와 크리스마스 느낌이 물씬 풍기는 초록색 속지는 크리스마스가 아님에도 크리스마스 같은 느낌이 들게 한다.
이 소설집 가운데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있다면 그건 잔나무 이야기와, 네 번째 동방박사 이야기, 그리고 별아이 이 세가지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잔나무 이야기‘는 ‘성냥팔이 소녀‘의 저자로 유명한 한스 안데르센의 작품으로 유명한 ‘성냥팔이 소녀‘에 비해 다소 잘 알려지지않은 이야기이다. 이 작품은 잔나무의 성장과 죽음을 담고 있는 이야기로 그의 ‘성냥팔이 소녀‘처럼 따뜻하고 동화적인 이야기이기보다는 결말이 다소 우울하고 쓸쓸하다. 물론 성냥팔이 소녀도 추운 겨울날 쓸쓸하게 죽어갔지만 성냥을 켰던 그 순간만큼은 행복했고 마지막 결국 사랑하는 할머니를 만나면서 하나님 나라로 간다는 내용이기에 이 이야기도 밝은 느낌은 아니지만 전나무 이야기는 초반에는 희망찬 전나무의 모습에서 쓸쓸하고 희망을 잃은 전나무의 마지막 죽음으로 끝내 충격적이고 씁쓸했다.
그리고 ‘네 번째 동방박사 이야기‘는 러시아에서 예로부터 전해내려오는 이야기로 원래 동방박사는 세 명이 아니라 네 명이었으며 혼자 아기예수 탄생을 축하하러가지 못한 마지막 동방박사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다소 독특하고 약간 패러디 이야기 같기도 한 이야기라 기억에 남는다. 더구나 동방박사들 중 유일하게 아기예수의 마지막 십자가에서의 죽음을 보았고 마지막 드디어 십자가를 지신 예수를 만난 장면은 감동적이었다.
마지막으로 별아이는 오스카 와일드의 작품으로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으로 유명한 오스카 와일드의 동화같은 이야기이다. 아름다운 한 소년이 친 어머니를 찾다가 한 거지 어머니를 만나게 되지만 소년은 그 어머니를 매몰차게 거부하고 그 벌로 흉측한 외모로 거지 어머니를 찾아다니고 용서받을 기회만을 바라며 살다가 노예로 잡히게 된다. 노예가 된 소년은 어느날 나병 환자를 도와주게 되고 그토록 찾아 헤메던 거지 어머니가 나병 환자와 함께인 것을 보고 다가와 용서를 빌었고 거지 어머니와 나병환자가 사실은 자신의 어머니와 아버지였으며 왕비와 왕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새로운 나라의 왕이 되어 지혜롭게 살다가 죽었다는 이야기이다. 약간 어디서 들은 것도 같은 이 이야기는 전형적으로 잘못을 깨닫고 용서를 구했더니 원래보다 더 크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로 겸손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가져야 복이 온다는 교훈을 준다.
‘크리스마스- 당신 눈에만 보이는 기적‘은 각 이야기마다 다채롭고 교훈을 전해주는 이야기 선물상자같은 이야기였다. 크리스마스가 전해주는 따뜻한 울림과 감동 그리고 교훈이 담긴 소설들을 하나하나 읽으며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있는 순간이 너무 행복했다. 그래서 선물 같은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을 크리스마스 선물로 추천하고 싶다. 책선물이라니 조금 식상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크리스마스만큼은 크리스마스를 생각나게하는 명작 이야기들을 선물해보는 건 어떨지. 유명한 저자들로부터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것 같은 이 책을 통해 크리스마스를 좀 더 따뜻하게 맞아보고 추억해보길바란다. 메리 크리스마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