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고르는 여자들 미드나잇 스릴러
레슬리 피어스 지음, 도현승 옮김 / 나무의철학 / 2019년 11월
평점 :
절판


인생을 고르는 여자들이라는 제목이라니 당당한 커리어우먼 같은 여성들의 성공스토리인가? 그런데 ‘미드나잇 스릴러 시리즈‘인데? 그럼 미스터리 소설인데...


˝백스힐은 영국에서 가장 지루한 동네야. 늙은이들만 남았잖아. 요즘 젊은 애들은 다 런던으로 가던걸?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는 곳이잖아. 케이티 너도 여기 있지 말고 런던에 가서 재미있게 지내. 토요일에 동네 클럽에 가봤자 수리공이나 단순 노동하는 남자애들밖에 더 만나니?˝


인생을 고르는 여자들의 원제는 The house across the street로 영어의 원제는 한국어판이 제목보다 좀 더 미스터리함을 풍긴다. 이 소설의 주인공 케이티는 ‘평범‘이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여성으로 영국에서 가장 지루한 동네인 백스힐에서 살면서 화려한 도시 런던 생활을 동경한다. 그리고 그런 케이트가 좋아하고 따르는 건너편집의 주인 글로리아는 마음이 따뜻하고 상냥하지만 그녀의 집에 드나드는 손님들은 어딘가 수상하다. 그러던 어느날 글로리아가 딸을 보러가는 주말 건너편 글로리아 집에 불이 나게되고 결국 글로리아와 딸은 죽음을 맞이한다. 그런데 그 사건의 범인으로 케이티의 아빠가 지목된다. 케이티는 아빠에게 누명을 씌우고 방화를 저지른 살인범에 대한 단서를 찾게 되고 이를 소꿉친구 질리와 이야기하기 위해 만나러가는 도중 정신을 잃고 차갑고 냄새나는 지하실에 갇히게 된다.


케이티는 23살 법률비서로 키 158의 주근깨가 있는 평범한 여성이며 상냥하지만 미스터리한 글로리아 아줌마의 죽음 전까지 백스힐에서 평범한 삶을 살고 있었다. 하지만 글로리아의 죽음의 진실을 파헤치기위해 다가갈수록 평범하던 송두리채 흔들리기 시작한다. 케이티는 그저 아빠에게 씌워진 누명을 벗기고 싶었을 뿐이며 월급이 더 높은 직장에서 일하며 질리와 플랫메이트가 되고 토요일 밤, 클럽에서 잘생기고 매너좋은 남자를 만나고 싶었을 뿐이다. 케이티의 평범하던 삶은 사건이 깊어져가고 진실에 가까워져 갈수록 그녀가 알지못했던 진실들이 수면위로 떠오른다. 그리고 소설은 그 과정을 속에서 독자들에게 단순히 미스터리 요소로서의 재미뿐만아니라 당대 여성들의 문제적 현실을 보여주고 상처받은 이들을 바라보게 한다.


이 소설은 우정과 사랑, 가족애 그리고 평범하고 당연하게만 보였던 당시 일상들의 균열들에 대해 다루며 1960년대 피해자임에도 당당하고 떳떳하게 살 수 없었던 여성들의 억압되고 숨어야했던 안타까움이 담겨있다. 미스터리한 글로리아의 손님들... 그 손님들 가운데 여성들과 아이들의 모습, 그리고 그런 그들을 도와주는 도움의 손길들, 숨죽여 살아야만 했던 강간의 피해자들. 이 소설은 참담하고 안타까운 동시에 따뜻하고 고마우며 우리를 돌아보게한다. 젊음과 자유가 넘치는 것 같았던 1960년대의 영국을 배경으로 크게 백스힐과 런던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 스토리는 단순히 미스터리 소설의 재미이상으로 우리에게 교훈과 문제의식을 선사하며 행복에 대해 생각의 여지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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