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탈
존 란체스터 지음, 이순미 옮김 / 서울문화사 / 2019년 11월
평점 :
절판


남부런던의 피프스로드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한 통의 엽서가 가져온 폭풍 같은 이야기인 『캐피탈 』은 이미 BBC에서 3부작 드라마로 방영될만큼 탄탄한 구성과 화제성을 지녔으며 2019 부커상 후보작 『THE WALL』 작가인 존 란체스터의 작품이다. 부동산 급등으로 평범한 동네에서 부자 동네가 된 피프스 로드의 주민들의 일상을 송두리채 뒤흔드는 이 소설의 사건은 한 통의 엽서로부터 시작된다.



우리는 당신이 가진 것을 원한다.



초반의 피프스 로드의 주민들또한 이 엽서의 내용을 그저그런 것으로 치부하고 주의깊게 보지 않았다. 하지만 점점 엽서가 쌓일 수록 피프스 로드의 주민들은 불안감을 느꼈고 마침내 크리스마스를 앞둔 이브날 피프스 로드의 거리가 담겨있는 dvd를 받게 되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은 최고조에 달한다. 주민들은 이를 경찰에 신고했지만 아무런 일이 벌어지지않은 사건을 수사할 수 없었기에 경찰도 어쩔 수 없었다.



이 소설은 엽서 한 통이 가져온 사건을 통해 전개되지만 어쩌면 일어날 수 있는 사실성 높은 전개라 그런지 왠지 모르게 익숙하면서도 풍자적이다. 돈은 없을 때보다 있을 때 더 민감하고 신경쓰이는 것 같다. 이 소설의 배경인 피프스 로드는 원래부터 부자동네가 아니었다. 어느 순간 부동산 값이 치솟더니 어느새 주민들이 만나면 부동산에 대해 이야기할만큼 급격한 부동산 가격의 상승률로 부자 동네가 되었다. 그렇게 피프스 로드에 사는 것은 부와 명예를 증명하는 것이 되었다.



이 소설은 어쩌면 돈에 일히일비하는 우리의 모습과 닮아있기 때문에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금융위기, 부동산 가격, 돈, 명예등 현대 사회에서 우리의 삶을 송두리채 흔들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해서 이 소설은 허구적 이야기라는 탈을 쓰고 어쩌면 현실보다 더 현실같은 이야기이다. 이 소설의 크고 작은 사건들은 소소하게 때로는 격렬하게 인물들의 일상 속 침투해가면서 우리들에게 깨달음을 주고 반성하게 한다.



『캐피탈 』을 통해 바라본 현대 사회의 문제들 그리고 인간 군상의 욕망들 속에서 불안한 경제상황과 현재 치솟는 부동산 현실이 그대로 보이는 듯 했다. 가볍게 읽는다면 가볍게 다가올 수도 있지만 그 속에 담긴 이야기들을 바라볼 때 왠지 씁쓸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또한 실직과 죽음, 범죄 사건 연루, 불공정한 대우, 물질만능주의, 인종차별등의 부가적인 사회현실도 이 작품에서 잘 드러나면서 더 현실적인 씁쓸함을 느꼈던 것 같다. 엽서 한 통이 가져온 피프스 로드의 사건을 바라보면서 미스터리적인 특별한 반전이 있는 이야기라기보단 개개인의 등장인물의 이야기들이 현실적으로 느껴졌던 소설이었다. 자본이 사회와 개인에게 미친 영향력과 파급력이 무엇인지 보여준 작품이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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