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시화 - 천 일 동안의 시와 이야기
현우철 지음 / 우철 / 2019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천일시화>



#00371. 마음과 우주



끝없는 우주가 마음 바깥쪽에 있고

끝없는 행복이 마음 안쪽에 있네


마법 같은 시간이 마음과 나란히 있고

신비로운 생명이 마음과 함께 있네


좌표 같은 공간이 우주 안쪽에 있고

겹쳐질 수 없는 존재가 공간 안쪽에 있네


끝없는 마음이 우주 바깥쪽에 있고

끝없는 자유가 우주 안쪽에 있네




소설과는 달리 시는 좋아하고 즐겨 읽게 되기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 아니 소설과는 달리 시는 뭔가 쉽게 다가갈 수 없는 뭔가가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아마 그 이유에는 학교교육, 시험으로 시를 만났기 때문인 것 같다. 학교에서 시를 배울 때 우리는 뭔가를 외워야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힌다. 우리는 시를 배울때 해당 시를 외워서 시를 완벽하게 이해해야겠다라는 생각이 지배적이기때문에 시 자체를 즐기며 감상하기보다 하나의 과제로 생각해 함축적의미를 분석하는 것에 더 익숙해 시를 제대로 감상할 수 없기 때문에 시를 어려워하는 것 같다.


하지만 사실 시는 알고보면 소설만큼 매력적인 장르이고 사랑스러운 장르이다. 짧은 언어에 담긴 언어적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는 장르이기 때문이다. 그럼 이렇게 매력적인 문학장르인 시와 친해지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나는 그러기 위해선 일단 시를 자주 많이 접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나태주의 <풀꽃>에서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라는 말이 있듯이 자세히 보고 오래볼 수록 우리는 시와 충분히 친해질 수 있고 시를 좋아하게 될 수 있다.


<천일시화>는 천 일 동안의 시와 이야기라는 주제로 현우철 시인의 천개의 시를 담은 시집으로 보통시집과는 달리 사이즈와 크기가 매우 크다. 천 일동안 하루 하나씩 만나는 시집이라니 왠지 로맨틱하고 감성적인 시집이다. 하지만 다만 한가지 아쉬운건 천개의 시를 담은 시집의 디자인이었다. 왠지 사이즈도 크고 두께감도 있어서 시집이라기보다는 문제집같아 처음 시를 접하는 이들에겐 부담감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서 차라리 한 권을 세트로 해서 보통 시집크기로 디자인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그리고 안의 디자인 또한 수능 평가원 시 노트 같아서 안에 일러스트와 함께 시를 담았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안의 시 디자인이 비록 많은 내용의 시를 담으려고 했기 때문에 다음과 같이 편집할 수 있었을 것 같지만 시를 읽는 입장으로서 시집은 시만큼이나 디자인이나 일러스트가 큰 의미를 차지한다고 생각하는데 그 점에서 좀 아쉬웠다. 하지만 전체적인 시의 내용은 시를 처음 접하는 이들도 쉽게 읽을 수 있고 이해하기 쉬운 시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천일시화>를 읽으면서 시가 마냥 어렵게 느껴지기보다는 나도 이정도는 이해할 수 있고 감상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래서 이 시집을 시가 어렵게 느껴지시는 분이나 아직은 시에 쉽게 다가갈 수 없다하시는 분, 시를 어떻게 감상해야 좋을지 잘 모르시겠다는 분께 추천해드리고 싶다. 일단 한번 시를 읽어보시라고 천 일동안 하루에 한 편씩 시를 만나다보면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게 될테니 많은 시를 만나고 싶다면 이 시집을 추천하고 싶다. 그리고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이 시집의 디자인이나 구성이 바껴서 나오면 더 좋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시의 내용은 마음에 드는데 디자인이 친근감을 떨어뜨리는 것 같아 아쉬웠기 때문이다. 그래도 천 일 동안 만나는 시라는 구성이 신선하고 다채로운 시를 감상할 수 있어서 좋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