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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록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 철학자 황제가 전쟁터에서 자신에게 쓴 일기 ㅣ 현대지성 클래식 18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4월
평점 :
명상록
올해 2019년도 어느새 2월이 다 끝났다. 새해 목표를 세운게 엊그제같은데 벌써 2달이나 지나 새해목표들이 점점 흐지부지 되고 있다. 올 새해에는 좀 더 독서를 고르게 편식없이 하자는 마음을 담아 야심차게 새해 목표로 "고전 20권 읽기"를 야심차게 적어놓았는데 현재까지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과 공자의 <논어>를 읽은 것이 전부라 솔직히 올해도 새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끝날까 조마조마하다. 그나마 <자유론>과 <논어>도 겨우겨우 읽은 거라 좀 더 자세하고 꼼꼼하게 보려면 2번은 다시 읽어봐야한다. 그리고 이번에 새해 고전 읽기 목표를 채우기 위해 3번째로 읽을 책을 찾던 중 우연한 기회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로마 황제였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자신의 생애 말기에 외적들의 침공을 제압하기 위해서 원정을 간 10년 동안 쓴 것으로 추정된 일기로 전쟁 중 자기 자신을 다스리기 위해 스토아학파의 철학을 바탕으로 변형시켜 스스로에게 들려주는 교훈들이 적혀있다. 이 책은 인간의 삶과 죽음, 본질, 도덕, 사회적 역할에 대한 스스로의 성찰을 담고 있는데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그 당시 전쟁을 보며 삶의 죽음의 경계에 서있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삶 전체를 떠 받쳐 왔던 중요한 명제들과 윤리들, 원리들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이 담겨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물질적으로 좋은 것들이나 감각을 만족시키는 쾌락들 같은 것에 최고의 가치를 부여해서는 안된다고 밝히고 있으며 앞서말한 감각이나 쾌락들은 스토아 학파 사상에 따르면 '행복과는 무관한 것들'이라고 할 수 있다.
제8권-10. 후회라는 것은 무엇인가 유익한 것을 놓친 것에 대한 일종의 자책이다. 선은 유익한 것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참되고 선한 자가 늘 관심을 쏟지 않으면 안 된다. 진정으로 선한 자라면 쾌락을 놓친 것을 후회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쾌락은 유익한 것도 아니고 선한 것도 아니다.
제8권-16. 다른 사람들의 충고를 따라서 너의 마음이나 생각을 바꾸고 너의 행동을 고치는 것은 너의 의지의 참된 자유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라. 그렇게 해서 네가 행하는 것은 네 자신의 의지와 판단, 그리고 네 지성에 의거해서 최종적으로 네 자신의 행동이기 때문이다.
제12권-32. (중략) 너의 본성이 네게 행하라고 명하는 것들을 능동적으로 행하는 것과 우주의 본성을 따라 네게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수동적으로 감내하는 것 외에는 그 어떤 것도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말라.
이 책을 읽으면서 스토아 학파의 사상, 에피쿠로스 학파의 사상, 플라톤의 사상등의 사상들이 섞여있어서 역시 쉽지는 않았지만 읽으면 읽을 수록 인간의 삶과 죽음, 도덕, 공동체, 사회적 역할등의 문제에 좀 더 본질적이고 철학적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정말 많이 들었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처음으로 그것도 현대지성 클래스 시리즈로 읽었는데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이다보니 번역에 어색함도 거의 없었고 명상록 본문에 부록으로 '에픽테토스의 명언집'이 함께 수록되어있어서 보다 깊은 이해를 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어려웠지만 계속 읽다보면 삶과 죽음의 경계에 아슬아슬하게 서 있었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시대적 상황 속에서 인간의 삶과 죽음의 본질에 한 발작 더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이 책을 인간의 삶과 죽음, 공동체, 사회적역할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통해 성찰하고 싶은 분들께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