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은 잠들다
미야베 미유키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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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은 잠들다

우리는 각자 몸 안에 용을 한 마리씩 키우고 있다.
어마어마한 힘을 숨긴, 불가사의한 모습의 잠자는 용을.
그리고 한 번 그 용이 깨어나면 할 수 있는 일은 기도밖에 없다. -p580
​한국인에게 익숙한 일본 미스터리 작가하면 세 손가락 안에 꼽히는 작가가 미야베 미유키 작가가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미야베 미유키 작가는 일부 마니아층에게는 '미미여사'라고 불릴 정도로 친숙한 작가이자 유명한 작가이다. 개인적으로 미야베 미유키 작가는 영화 '화차'를 통해서 알게 된 작가로 영화 '화차'를 보다보니 원작이 궁금해져서 그녀의 이름을 알게 되었고 그녀의 소설을 좋아하게 되었다. 미야베 미유키 작가는 단편 <우리 이웃의 범죄>로 요미모노 추리소설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데뷔하였고 그녀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1993년 <화차>는 나오키상 수상작이고 한국와 일본에서 모두 영화화되어서 미야베 미유키의 이름을 널리 알렸다. 미야베 미유키 작가는 sf, 판타지, 시대극을 넘나드는 화려한 필력을 갖고 있는 작가로 일본의 최고 미스터리 작가 중 한명이다.

그녀는 사실 사회적인 문제들을 소설에 담아내는 작가로도 유명한데 이번 <용은 잠들다>역시 초자연 미스터리를 소재로 하여 인간의 욕망을 읽어낼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소년과 그 소년으로 인해 진실을 맞딱뜨리게 된 한 남자이자 기자가 진실을 파헤치며 맞딱뜨리는 일련의 사건들에 대한 소설이다. 여기서 주인공들은 진실을 파헤치는 기자와 진실을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는 두 명의 소년들로 당시 사회적 모순과 병폐를 소설의 배경으로 끌어들여 인간의 선과 악까지 다룬다. 사회적 문제와 병폐를 판타지적인 요소 위해 자유롭고 강렬하게 써내려간 <용은 잠들다>. 이 소설은 사회의 이면을 날카롭게 파헤치며 그 안의 인간적인 요소들로 따스한 시선으로 써내려가는 미야베 미유키 작가의 또 하나의 대작 중 하나이다.


<용은 잠들다>는 1992년 출간 된 미야베 미유키의 거의 초기작이라고 할 수 있는 소설로 이미 2006년에 한국에서 출간 되었고 이번에 출간 된 <용은 잠들다>는 개정판으로 미야베 미유키 작가의 사랑받는 초기작을 다시 화려하고 감각적인 표지와 속지, 그리고 양장본으로 다시 만날 수 있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용은 잠들다>라는 작품이 개정판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이 책을 읽었는데 읽다보니 익숙한 내용이라 그제서야 이 책이 개정판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새로 개정된 <용은 잠들다>는 이번에 RHK에서 특별히 신경썼는지 표지도 그렇고 구성도 편집도 너무 고급스럽고 예뻤다. 특히 표지가 너무 깔끔하면서 신비로운 느낌이 그대로 잘 드러나는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속지는 더 마음에 들었는데 고급스럽고 예쁘게 편집되어 있고 양장본이라 소장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것 같다. 이 책의 본 내용이 시작되기전 들어가 있는 프롤로그는 이 책의 주인공 중 한명인 <애로>의 잡지 기자 고사카 쇼고의 독백으로 시작한다.

이 책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애로>의 잡지 기자 고사카 쇼고는 태풍우가 치는 날 밤 사쿠라 공업단지 부근 갓길에서 자전거를 눕혀 놓은 채 웅크리고 앉아 있던 이나무라 신지를 발견하게 된다. 고사카는 신지가 자전거에 펑크나 타고 갈 수 없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신지를 차에 태우고 가던 중 덜컹 거리며 차가 무언가에 걸렸다는 것을 알게 된 고사카는 잠시 차에서 내리게 되고 맨홀 뚜껑이 열려져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맨홀 뚜껑이 열린 그 근처에서 노랑우산이 발견되고 잠시후 노랑우산의 주인과 관련있는 사내 즉 노랑우산 주인의 아버지가 우산의 주인인 7살 모치즈키 다이스케를 찾아왔지만 불행히도 꼬마 아이는 아마 맨홀 아래로 빠져버려 생사를 알 수 없는 상태. 그런데 자신이 누군가 맨홀뚜껑을 열었다는 사실을 보았고 빨강색 포르쉐를 타고 있는 2명의 남자였다고 이야기하는 신지. 그리고 신지는 자신이 사이킥Psychic 이라는 초능력자, 즉 사이코메트리라고 이야기한다. 고사카는 처음에는 믿지 않았지만 신지가 자신이 말해주지도 않은 자신의 어린시절을 마치 본 듯 이야기하자 그 사실을 믿게 된다.

 

그런데 이나무라 신지의 사촌형이라는 오다 나오야가 등장하고 신지의 말이 다 거짓말이라고 이야기하는데 고사카는 이 말을 듣고 혼란스러워하지만 정말로 맨홀 뚜껑을 연 사람을 찾게 되자 고사카는 신지의 능력을 믿게 된다. 하지만 신지와 이야기하던 도중 신지에게 원치않게 상처를 주게 되고 자신이 정말 믿고 의지해도 될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고사카의 말에 상처를 받은 신지는 그렇게 고사카와 헤어지게 된다. 그 후 6개월 내내 오던 정체모를 백지의 편지를 받은 고사카와 신지는 다시 만나게 되고 이 정체모를 백지의 편지와 고사카의 옛 연인 사에코가 관계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폭풍우치던 날 밤 신비로운 소년, 이와무라 신지, 그리고 인간의 의식 사이를 떠도는 또 한명의 사이킥 오다 나오야, 그리고 이 둘을 만난 평범한 잡지기사 고사카 쇼고. 이 세명은 그들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정체모를 소용돌이 속에서 진실을 찾을 수 있을까?


어쩌면 우리는 정말로 자기 자신 안에 용 한마리 키우고 있는지도 모른다고요.

상상도 할 수 없는 능력을 갖춘 신비한 모습의 용을 말이죠.

그 용은 잠들어 있거나, 깨어 있거나, 함부로 움직이고 있거나 병들어 있거나 하죠. - P.469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온 몸을 집중하게 만드는 몰입감에 꽤 두게감이 있는 책이었지만 단숨에 읽어버렸다. 사이코메트리라는 독특한 소재라는 점도 이 점을 몰입하게 만드는 하나의 포인트였지만 그 소재를 뛰어넘어 장면자체를 빠져들게 하는 작가의 필력에 감탄하게 되었다. 이 책은 그만큼 소재부터 전개까지 정말 다 마음에 드는 작품이었고 오랫만에 만나 더 반가운 작품이었다. 이미 작품의 대부분은 알고 있음에도 작가가 전해주는 몰입감이 특별했던 <용은 잠들다>는 용이라 표현하는 초능력이 과연 어떻게 쓰이고 그 쓰임의 결과는 어떤지를 긴장감있게 보여주는 소설이었다. 결말이 조금은 아쉽기도 하고 용이라는데 정말 다루기 힘들고 어떻게 쓰이냐에 따라 천차만별이기때문에 그렇게 표현한 건가 싶기도 하고 이 책은 이 책을 읽는 즐거움만큼이나 아쉬움이 남았다. 용, 초능력을 가졌지만 그 쓰임에 있어서는 서로 다른 방식을 보였던 신지와 나오야. 그들을 보면서 그들의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깝기도하고 아쉽기도 한 <용은 잠들다>, 앞으로도 사이코메트리 소재가 다룬 소설을 읽을 때마다 계속 생각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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