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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잡이 숙녀 ㅣ 에놀라 홈즈 시리즈 2
낸시 스프링어 지음, 장여정 옮김 / 북레시피 / 2019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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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놀라 홈즈 시리즈: 두번째 사건 왼손잡이 숙녀
너무도 유명하고 대작인 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는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정도로 유명한 미스터리 소설이기에 처음 <에놀라 홈즈> 시리즈를 알게 되었을 때 기대반 걱정반이었다. 사실 나는 개인적으로 본내용만큼이나 비하인드소설이나 리메이크 소설등을 더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셜록홈즈의 여동생에 대한 이야기라 솔직히 너무 궁금했다. 셜록 홈즈와 왓슨 박사, 허드슨 부인, 마이크로프트 홈즈등 <셜록 홈즈>의 카메오로 출연하는데 <셜록 홈즈>만큼이나 <에놀라 홈즈>에서도 등장인물이 잘 어울리고 내용이랑 너무 잘 어울려서 <셜록 홈즈>만큼이나 재미있었다.
사실 <에놀라 홈즈>의 첫번째 시리즈 사라진 후작을 읽지 못해서 단순히 이 책이 '셜록홈즈의 여동생'이 주인공인 소설이라는 것만 알고 읽었는데 그래도 1권을 읽지않아도 내용전개에는 딱히 문제없이 잘 읽혔다. <에놀라 홈즈>의 두번째 이야기인 '왼손잡이 숙녀'는 전편에서 에놀라 홈즈의 가족사와 에놀라가 혼자서 모험을 하게 된 계기를 다뤘다면 이번편에서는 본격적인 '퍼디토리언'으로서의 에놀라 홈즈의 모습이 그려진다.
이번편에서는 '퍼디토리언'으로서 사라진 왼손잡이 숙녀 '레이디 세실리'를 찾아나선다. 직접 '레이디 테오도라'를 찾아가 사라진 '레이디 세실리'에 대한 단서를 수집한다거나 직접 '레이디 세실리'가 사랑의 도피를 떠났다는 알렉산더 핀치를 찾아간다거나 직접 분장도 하고 직접 다니며 사건을 해결한다. <에놀라 홈즈>의 설정은 독특하다. 이 책의 주인공 에놀라 홈즈는 살인사건이나 강력사건들에 대한 범인을 찾는 탐정이 아닌 '탐색가'라는 뜻이자 사라진 사람들을 찾아준다는 '퍼디토리언'으로서 홈즈와 교묘하게 겹칠 듯 겹치지 않는 설정으로 사라진 사람들을 찾아나선다.
그리고 당시 영국의 빅토리아 시대의 억압되고 가려진 꽃 같은 여성으로서의 삶이 아닌 주체적인 삶을 찾아나선 어린 소녀 (심지어 나이가 열네살...) 에놀라 홈즈가 캐릭터적으로도 내용적으로도 흥미를 갖게 만든다. 또한 사이코 패스적이고 냉혈한적인 모습만을 보여주었던 셜록 홈즈의 여동생을 걱정하는 자상한 오빠의 모습을 이 책을 통해 보여주어 원작 <셜록홈즈>시리즈와 다른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이 책의 줄거리는 라고스틴 박사라는 이름으로 '퍼디토리언'으로 활동하게 된 에놀라 홈즈는 어느날 셜록 오빠의 친구 왓슨 박사가 찾아오게 되면서 '레이디 세실리의 실종'사건을 알게 되면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 후 라고스틴 부인으로 위장해 '레이디 세실리'의 엄마 '레이디 테오도라'를 만나 '레이디 세실리'에 대해 듣게 된다. 그리고 그녀의 방을 수색하던 중 그녀의 그림과 그녀의 편지를 보게되는데 그녀의 편지는 특이하게 왼손으로 쓴 것처럼 좌우가 반대되어 있었고 그녀는 집으로 돌아와서 생각하던 중 그녀가 왼손잡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그리고 단순한 사랑의 열병으로인한 사랑의 도피가 아니라 다른 이유로 실종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과연 에놀라는 '레이디 세실리'를 찾을 수 있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에놀라 홈즈가 사라진 레이디 세실리를 찾는 것만큼이나 오빠인 셜록 홈즈와 에놀라 홈즈의 숨바꼭질 싸움이 재미있게 전개된다. 예를들어 셜록 홈즈가 에놀라가 엄마와 편지를 주고받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분장을 해 직접 에놀라를 찾아나섰지만 이 사실을 미리 안 에놀라가 박물관에 나타나지 않는 모습이라든가, 레이디 세실리를 데리고 왓슨 박사네 온 거리의 수녀가 자신의 여동생인지 안 셜록이 여동생을 잡으려했지만 등잔 밑이 어둡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준 에놀라로 인해 잡지 못했다든가 정말 본 사건만큼이나 재미있는 오빠와 여동생의 숨바꼭질들은 본 사건만큼이나 긴장감을 보여준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지루할 뜸이 없었고 워낙 사건들도 흥미로워 매끄럽게 잘 읽혔다. 그래서 이 책을 셜록 홈즈의 팬이라면 셜록 홈즈를 책으로든 영화든 드라마든 한번이라도 보았다면 추천하고 싶다. 단순히 미스터리 소설로서의 재미만을 독자들에게 선사하는 <에놀라 홈즈>시리즈가 아니라 여성운동과 노동운동, 계급론과 막시즘, 도시의 빈민문제등 다양한 당대의 사회적인 문제들도 다루고 있어 더 풍성하고 다채로운 책이었던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평소 셜록홈즈를 좋아했던 분들에게는 신선한 즐거움을 셜록홈즈를 몰랐던 홈즈에겐 당대 빅토리아 시대의 사회문제들을 담고 있어 역사적 교훈을 알려주는 책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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