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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리, 행복은 숨바꼭질을 좋아해 ㅣ 둘리 에세이 (톡)
아기공룡 둘리 원작 / 톡 / 201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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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리, 행복은 숨바꼭질을 좋아해
나의 우주를 사랑해야
타인의 우주도 사랑할 수 있어요
나는 도우너와 또치를 사랑해요.
나는 영희와 철수, 희동이를 사랑해요.
심지어 심술맞은 길동 아저씨도 사랑해요.
내 우주가 사랑스럽듯 그들의 우주도 사랑스러워요.
사랑하는 우주가 많아지고 나서야 깨달았죠.
바로 그 때문에 억만 년 뒤의 세상으로 왔다는 것을요.
빙하를 타고 지구에 온 나는 병원에 가서 엑스레이를 찍은 뒤에야 네가 공룡이라는 것을 알게 됐답니다.
당신은 누구인가요? 잠지 멈추어, 마음속에 빛을 밝혀 보세요.
당신의 마음속을 투명하게 들여다보세요.
그러면 당신이 누구인지 보일 거예요. -아기공룡 둘리
나의 유년시절과 동고동락했던 애니메이션 '아기공룡 둘리'가 이번 35주년 기념으로 특별 에디션으로 출간되었다. <둘리, 행복은 숨바꼭질을 좋아해>는 어린 시절 둘리에 대한 추억이 있는 분이라면 누구든 둘리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킬만한 책으로 아기공룡 둘리 속 명문장들을 모아 엮은 책이다. 사실 나는 아주 꼬꼬마 시절부터 둘리에 대한 추억이 있어서 이 특별 에디션이 출간되었을 때 꼭 소장해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소장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너무 감사하다. 이 책은 억만 년 전 빙하를 타고 지구로 온 둘리부터 겉으로는 식객들을 구박하지만 둘리와 친구들을 사랑하는 고길동아저씨까지 아기공룡 둘리 속 등장인물을 소개하는 것을 시작으로 감성을 자극하고 따스한 위로를 주는 문장들이 예쁘고 귀여운 일러스트와 만화영화 컷과 함께 실려있다.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궤도 위의 우주, 스트레스는 우주 밖으로 방출, 행복한 우주는 지금 여기에, 다른 우주와의 조우, 자존감이 높은 우주 순으로 전개된다. 그 중에서 기억에 남는 문장들이 너무 많지만 그 중에서도 골라 몇 문장을 소개하고 싶다.
그 중 맨 처음으로 소개된 '나는 하나의 우주예요'를 소개하고 싶다.
우리 모두 하나의 우주예요.
어떤 과학 기술로도 만들어 낼 수 없는 복잡하고 아름다운 우주죠.
당신은 당신의 우주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요?
당신은 당신의 우주를 얼마나 사랑하고 있나요?
내가 이 문장을 고른 이유는 이 문장이 나에게 "우리는 모두 하나의 우주이다. 그래서 누군가가 "우리는 우리자신을 알아야해요"라는 말이 "우리는 나의 우주를 알아야해요"라는 말이기에 우리 자신을 이해하는 것에 있어 때로 좌절하고 힘들어해도 괜찮다"라고 말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 문장은 그동안 나 자신을 이해하기 힘들어 방황하고 좌절했던 나를 따뜻하게 위로해주는 문장이었다.
그 다음으로 '힘들 땐 그 공간을 벗어나는 게 좋아요'를 소개하고 싶다.
사람은 힘든 일을 겪은 공간에서
스트레스를 극복할 수 없어요.
그럴때는 그 공간을 벗어나야 하죠.
스트레스를 받으면 가까운 공원을 산책해 보세요.
아주 멀고 낯선 도시까지 가지 않아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걸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이 문장을 읽으며 "집이라는 공간은 우리를 편안하게도 하지만 우리를 좌절하게도 한다."라는 말이 생각났다. 집이라는 공간은 우리가 그만큼 많이 머문 공간이기에 우리를 잘 알면서도 우리를 잘 알기에 그만큼 상처가 있는 공간이다. 이 문장을 읽으면서 스트레스를 주는 그 공간이 나와 많은 시간을 함께한 공간이라 계속 참고 있고 버티는 것보다 때로는 그 공간을 벗어나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사라질 수 있으니 그 공간을 벗어나는 것이 때로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는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나처럼 스트레스때문에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문장이었다.
마지막으로 '당신도 당신만의 주문을 만들어봐요'를 소개하고 싶다.
도우너는 원하는 것이 있을 때
'깐따삐야'라고 외치죠.
언어는 그 자체로 주술성을 가지고 있어요.
나를 믿는 말은 나의 잠재력을 끌어올려요.
이 문장은 언어의 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는 때로 언어의 힘을 간과하고 살아간다. 하지만 사실 언어는 그 자체로 힘이 있고 그 언어를 외치고 직접 쓸 때 언어의 힘은 배가 된다. 이 문장을 읽으면서 내가 그동안 목표들을 이루지 못한 건 이 언어의 힘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기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처럼 무언가를 이루기를 원하지만 무언가를 이루지 못하는 이들에게 이 문장을 소개하고 싶다. 언어가 가진 힘을 간과하지 말라고.
이 책은 짧은 문장들로 많은 의미를 주고 위로를 주는 책이었다. 둘리라는 캐릭터가 나에게 주는 남다른 의미때문에 이 책을 선택하기는 했지만 그 이유를 넘어서 이 책이 주는 위로와 메세지에 감동을 받았다. 그래서 아기공룡 둘리의 원작에서는 느낄 수 없는 또다른 설렘과 감동을 주었던 <둘리, 행복은 숨바꼭질을 좋아해>를 추천하고 싶다. 이 책이 통해 둘리가 전하는 삶의 따스한 위로와 삶을 세우는 메세지들을 만나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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