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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치 아다다 - 계용묵 단편전집 1 ㅣ 한국문학을 권하다 34
계용묵 지음 / 애플북스 / 2019년 1월
평점 :
<백치 아다다>
① 소개
일상 속에서 마주칠지 모르는 소외와 핍박을 견뎌내며 살아간 인물들에 대한 생의 비애와 삶의 고난을 담담하게 성찰한 묵직한 작품들을 쓴 계용묵 작가은 낭만적이고 모호한 현실 인식을 걷어내고 그 시대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심지어 그 시대의 울음까지도 담담하게 담아냈다.
② 백치아다다의 줄거리
계용묵 작가의 대표적인 작품이라고 하면 당연 <백치 아다다>를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작품은 벙어리가 말을 못해 아다다라고 불리는 여자가 주인공으로 아다다는 가난한 남편과 시부모에게 사랑을 받다가 남편이 돈이 많아지자 자신을 학대하고 새 아내까지 들이게 되자 매을 맞다가 결국 시집에서 도망쳐나오게된다. 그 후 다시 본 집에 들어와 살게 되는데 어느날 아다다는 일을 저지르다가 동이를 깨버리게 되고 화가난 아다다의 엄마는 아다다를 시집이나 가던지 죽어버리던지하고 내쫓게된다. 그렇게 쫓겨난 아다다는 자신을 꼬시는 수롱이에게 가게되고 수롱이는 아다다를 제 아내로 삼았다. 그런데 수롱이에게 많은 돈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 아다다는 수롱이도 전남편처럼 돈이 많으면 돌변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만 수롱의 돈을 물에 빠트리고 결국 그 사실을 알게된 수롱이 아다다를 밀어 물에 빠트려 죽게하며 소설이 끝이 난다. <백치 아다다>는 이처럼 매맞는 여성을 주인공으로 하여 그 시대에 외면당하고 핍박받는 이를 주인공으로 그 시대 속에 살았던 소외된 인물들이 겪는 아픔을 담담하게 드러냈다.
③ 작가소개
계용묵 작가는 본명은 하태용이며 1900년대 초 평안북도 신천의 대지주 집안에서 태어나 신학문을 반대하는 할아버지 밑에서 한문을 수학하였으며 할아버지를 피해 신학문을 배우려했으나 할아버지로 인해 다시 고향에 내려와 홀로 외국문학서적을 공부하였다. 그 뒤 일본으로 건너가 도요 대학에서 수학하지만 가산이 파산돼 귀국해 조선일보 등에서 근무하였다. 1925년 5월 <조선문단> 제8호에 단편 <상환>으로 등단한 이래 대체로 성실한 작가생활을 하였다. 그는 주로 사실성과 낭만성을 아우른 예술 지상주의적 작품을 썼으며 대표적으로 <백치 아다다>, <병품에 그린 닭이>, <별을 헨다>등의 작품집을 남겼다.
④ 소감
많은 계용묵의 소설집들이 있지만 이번에는 국내 한국문학 총서 중 최다 작품을 수록하는 애플북스의 계용묵 단편전집 1 <백치아다다>를 읽게 되었다. 사실 계용묵이라는 작가는 들어본 적 있지만 그의 작품을 읽었던 건 <백치 아다다>가 전부였기때문에 이번기회에 다양한 그의 작품들과 그의 세계관을 알 수 있게 되어 좋았다. 이 책에는 총 20편의 계용묵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는데 그의 첫 작품인 <상환>부터 <최서방>, <인두지주>, <제비를 그리는 마음>, <백치 아다다>, <고절>, <연애삽화>, <심월>, <장벽>, <목가>, <오리알>, <심원>, <청춘도>, <병풍에 그린 닭이>, <유앵기>, <붕우>, <캉가루의 조상이>, <마부>, <부부>, <준광인전>이 실려있다. 그 중에서 <백치 아다다>, <병풍에 그린 닭이>, <마부>라는 글이 기억에 남는데 모두 당대의 현실을 묘사하여 사회적 영역에서 벌어지는 거시적 사건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일상적 삶의 국면에서 개개인이 맞닥뜨리는 미시적 문제에 집중하여 좀 더 등장하는 인물 개개인이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그는 사회의 한계와 혼란스러운 시대의 소외된 인물들을 조명하여 시대의 폭압을 절묘하게 비켜나가면서도 개인이 겪을 수밖에 없는 삶의 고난을 세세하고 감정을 최대한 배제하여 생생하게 그려냈다. 당대의 소외된 인물들의 아픔을 이야기했다는 점에서 문학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것 같고 이 소설집을 읽으면서 그저 스쳐지나가버릴듯한 소외된 인물들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하고 바라볼 수 있게 했다. 무엇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계용묵 작가의 제목정도만 알고있던 작품에 대해 자세하게 알 수 있었고 오로지 작품을 감상하며 읽기에 깔끔해서 좋았다. 평소 우리가 잊고 살았던 한국문학 작품들을 작가별로 읽을 수 있다는 점이 좋았고 다른 부가적인 설명들대신 작품의 내용과 낱말풀이 정도의 깔끔한 편집으로 작품내용에 집중하면서 읽을 수 있었기에 작품내용만을 내제적으로 감상하기를 원하는 분들께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