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를 밀어붙이는 사람
에노모토 히로아키 지음, 정지영 옮김 / 쌤앤파커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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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를 밀어붙이는 사람>



"어떻게 저런 주장을 할 수가 있지?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


가끔 우리는 상대와의 의견 차이를 받아들이지 못할 때가 있다. 입장에 따라 구도를 달리 보면 올바르다고 판단하는 이치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일이 어려운 것이다. (p.35)


힘이 정의가 되는 상황에서는 강압적인 승부를 규제할 수가 없다. 강자의 논리가 옳기 때문이다.

그때 필요한 것은 상대의 입장에 공감하며 서로 이해하고 다가가는 일이다. (p.58)



정의롭다는 항상 이롭다고 결론될까? 정의로운 사람은 항상 이로운 사람일까? 종종 이런 의문들이 들때가 있다. 사회는 우리에게 정의를 요구하지만 항상 정의만을 내세우는 사회가 과연 잘 돌아가는 사회일까? 하루에도 열두번 정의라는 이름으로 다른 사람을 상처주고 다른 사람을 비난하는 일이 꼭 옳다라는 생각은 다시한번 재고해야한다. 에노모토 히로야키의 <정의를 밀어붙이는 사람>은 이런 다양한 정의라는 이름으로 판단하는 사회 구성원이 과연 사회를 더 단단하게 세우는 사람인지 사회를 위태롭게하는 사람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하게 하는 책으로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정의의 의미를 다시한번 재고한다.



"정의는 힘을 가진다."라는 말은 이상적이다. 하지만 현실은 유감스럽게도 힘이 정의가 된다. 힘이 정의가 되는 상황에서는 강자의 논리만이 옳다고 여겨진다. 따라서 자기주장만 밀어붙이려고 하기 전에 상상력을 동원하여 상대를 이해하고 존중하고 합의점을 찾는 자세를 갖는 게 중요하다.



더욱이 통신망이 발달하면서 각종 sns와 인터넷을 통해 많은 정보들이 쏟아지고 공유되면서 정의라는 이름으로 인터넷이 주는 익명성으로 사람들은 쉽게 비판하고 비방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런 사회에서 정의는 누군가의 명예를 높여줄 수도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끊임없는 상처와 좌절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이를 볼 때 정의라는 이름은 우리가 너무 남용하고 있지는 않은지 반성해야할 필요성을 갖게한다.



또한 우리가 쉽게 접하는 대중매체들이 정의감을 부채질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책에 소개된 교등학교 교사의 체벌 관련 보도 사례가 등장하는데 대중매체가 단지 앞뒤 상황은 구체적으로 다루지않은채 한 교사가 체벌했다는 이유만으로 체벌한 교사를 잘못된 사람으로 몰고가서 교사만 지적받고 부모들에게 사죄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지 위화감을 느끼게했다.



뉴스라는 매체가 무엇이 진실인지 따지는 근본적인 논의는 일단 뒤로 미뤄두고 팩트를 전달하려고 노력해야하고 시청자의 감정이 아니라 이성에 호소하려고 해야한다고 생각하는데 팩트보다는 누가 잘못했고 시청자의 감정을 자극하고 감정적 판단을 하게 유도하는 뉴스가 과연 대중매체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의구심을 들게했다. 그리고 이런 대중매체의 태도로 인해 일방적으로 정의를 주장하는 마음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제목에서 말했듯이 정의를 밀어붙이는 사람, 그런 사람들의 특징은 무엇일까? 이 책은 이런 사람들이 주로 인지복잡성이 부족하다고 이야기되는데 여기서 이야기하는 인지 복잡성이란 매사를 다각적인 관점에서 보는 것을 말하며 인지 복잡성이 높은 사람은 매사를 여러 측면에서 보기 때문에 다양한 사람의 사고방식에 공감한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은 주로 냉정함이 부족하다고 이야기되는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습관처럼 몸에 밴 인지 왜곡 때문에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게 되어 무심코 공격적으로 변하거나 상대를 책망하는 등 부적절한 감정에 휩싸이가 쉽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다양한 사례와 심리검사 실험등을 통해 정의를 밀어붙이는 사람들이 어떤사람이고 왜 그런 행동을 초래하는 지에 대해 다양하고 세분화하여 설명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읽을수록 정의에 대해 그리고 정의를 믿는 사회구성원이 이루는 사회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정의라는 것이 사회를 구성하는데 필요한 요소이지만 정의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사회를 이롭게 할 수도 사회를 위험하게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현실적으로 깨달을 수 있었다. 정말 정의감에 사로잡혀 정의를 밀어붙이는 행동을 할 수도 있지만, 사실은 정의라는 가면을 쓴채 다양한 방식으로 예를들어 샤덴프로이데 심리로 움직이고 있는 것일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니 정의의 이면의 심리에 대해서도 인지할 수 있었다.



잘못된 일을 못 본체하지 않고 바로잡는 것은 올바른 자세다. 하지만 상대를 깎아내리고, 질투하고, 자기주장의 근거가 정당하다고 태연하게 다른 사람을 상처 주는 언행은 문제다. 그것은 정당한 비판도 정의도 아니다. 독선이며 자만일 뿐이다. 지금 당신이 좇는 정의는 타인에게 상처 입히고 얻어낸 것인가, 모두를 위한 것인가? 당신은 정의를 밀어붙이는 위험한 사람인가, 정의로운 사람인가? (p.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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