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소설] 움베르토 에코의 마지막 소설 『제0호』

제0호
움베르토 에코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18년 10월

<제0호>

움베르토 에코의 작품은 정말 많이 들어봤다 정말 유명한 작가라 <장미의 이름>, <푸코의 진자>, <전날의 섬>, <프라하의 묘지>등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작품들을 출간한 사실은 알았지만 사실 그의 작품을 끝까지 읽은 건 없다. 예전에 <장미의 이름>과 <푸코의 진자>를 어느정도 읽었는데 중간에 읽다가 결말만 보고 덮었다. 그러고 언제가는 읽어야지했는데 벌써 움베르토 에코의 마지막 작품이 나오고 그가 죽었다니 솔직히 진작 읽을 걸 하는 아쉬움도 든다. 이번 움베르트 에코의 소설은 <제0호>, 표지에서 알 수 있듯이 저널리즘 소설이다. 요즘에 뉴스를 얼마만큼 믿을 수 있을까? 요즘에는 인터넷뉴스가 빠르게 업데이트되서 신문보는 사람들도 많은 없을 것 같다. 특히 '가짜뉴스'에 대한 문제는 이제는 거의 만연하다. 뉴스는 정확성, 신속성 이 두가지가 다 중요한데 요즘 뉴스는 신속성만 따지는 것 같아 정확성보다는 많이 이슈화될만한 자극적인 기사들이 많다. 그리고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하도 "fake news"를 외쳐대는 바람에 "가짜 뉴스"에 대해 사람들이 많이 들어봈을 것 같고 또 그만큼 많이 가짜뉴스가 유통되고 있다. 움베르토 에코는 오랫동안 저널리즘세계에 몸담고 있었던 사람으로서 이러한 저널리즘에 대한 책을 쓰고 싶었다고 한다. 보통 그의 책들이 6-10년 걸리는 것에 비해 이 책은 1년만에 나왔다고 하니 오랫동안 가져왔던 <올바른 저널리즘>에 대해 생각해온 것을 얼마나 이야기하고 싶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정보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 수많은 정보들이 검증되지못한채 유입되고 전달되는 이 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올바른 저널리즘>에 대해 한 박자 쉬고 수용적인 태도를 되돌아보도록 한다. 사실 움베르토 에코의 소설이 그리 쉬운 소설은 아닌데 이번 소설을 읽으면서는 크게 어려움없이 읽혔다. 저널리즘의 문체를 취한 소설이기 때문에 더구나 이탈리아의 국가 사회의 음모론과 공모론에 대해 담았기때문에 더 의미있게 다가왔던 것 같다. 이 책에서는 무솔리니와 교황 요한 바오르 1세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더 관심이 갔고 딱히 미스터리 소설이라고 대놓고 하기보다는 범인을 찾는 것보다 이 소설담긴 진실을 찾게 한다. 그러면서도 저널리즘에 대한 가치관과 공정성에 대한 많은 언론인들에게 반성하게 되는 책이 아닐까 생각된다. 또한 언론은 정치와 관련되는 현실을 잘 보여주며 현실같은 정교한 정치적 풍자에 움베르토의 필력에 감탄하게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저널리즘의 문제점과 심각성에 생각하게 되었는데 그 중에서도 소문에 대해 언론, 저널리즘의 현실에 대해 잘 보여주는 대목이 기억에 남는다. 소문이 어떻게 진실의 탈을 쓰고 현대인들에게 어떻게 다가오게되는지 또한 현대인들이 왜 그러한 기사에 눈길이 가게 되는지 그리고 이러한 기사에 대해 비판적으로 수용해야할 필요성에 대해 생각하게하는 소설이었다. 이번 움베르토의 소설을 읽으면서 그전까지 조금은 어렵게 느껴졌는데 <제0호>를 읽으면서는 조금은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50년에 가까운 저널리스트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20년 전에 소설을 구상했던 그의 지난 오랜시간이 의미있게 다가왔던 소설이었다. 움베르토 에코의 마지막 소설이니만큼 읽어봐야했던 분들께 <올바른 저널리즘>에 대해 비판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