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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던 그 사람
웬디 미첼.아나 와튼 지음, 공경희 옮김 / 소소의책 / 2018년 10월
평점 :
<내가 알던 그 사람>
치매에 걸리면 암을 걸렸을때보다 훨씬 더 많은 충격을 받게 된다고 한다. 현재 치매는 그 원인에 대해 학계에 다양한 학설들이 있지만 대부분 치매에 대한 정확한 원인규명을 할 수 없어 불치병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치매라는 질병은 더이상 남의일이 아니다. 우리가족이 될 수도 내가 될 수도 있다. 예전에 티비 프로그램에서 치매의 발병나이가 점점 빨라지고 있고 심지어 30대에서도 치매가 발병하는 걸 볼 수 있기때문에 치매는 더이상 자신의 일이 아니라고 부정할 수 없다. <내가 알던 그 사람>은 치매 진단을 받은 사람이 써내려간 자신의 삶에 대한 회고록으로 기억을 잃으면 무엇을 어떻게 잊어가고 망가져가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겪는 아픔에 대한 솔직한 저자의 고백이 적혀있다.
보통 치매에 걸리면 미래를 가장 먼저 잃어버린다고한다. 즉 미래에 무엇을 하고 어떻게 할지를 기억하지 못한다. 예를들어 밥먹고 30분후에 반려견과 산책을 가야지하고 다짐하고 그 기억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이 책은 기억을 잃으면 무엇을 잃게 되고 기억할 수 없는 고통이 점차 현재를 망가뜨리게 되는 무섭고 두려운 치매를 걸린 저자가 기억상실로 모든 것을 잃어버리게 된다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고 무엇에 가치를 두고 살아가게 될 것인지 그리고 가장 소중한 사람을 못 알아볼 때 그 상실감과 괴로움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며 나아가야할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책의 저자 웬디 미첼은 58세에 치매 판정을 받고 삶과 정체성에 대한 큰 혼란을 겪었고 자신의 삶과 정체성에 대해 가장 심오한 질문을 던지며 예전에 자신을 점점 잊어가는 그 괴로움이 어떤 것인지 보여준다. NHS의 힘든 업무 능력과 운전하고 요리하고 조깅하는 능력이 차근차근 없어질때 저자의 아픔과 혼란스러움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이 책은 철학적이고 깊은 감동과 통찰력과 궁극적으로 희망을 주는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것에 대해 보여준다.
그동안 치매에 대해 단순히 멀게만 느껴졌던 과거와 달리 이 책을 읽으면서 치매가 가져오는 인간이 점차 인간성에 대해 잊어버리는 것에 대해 궁극적인 것에 대해 질문하게 되었다. 이 책은 단지 치매가 걸린 환자의 말을 담은 회고록을 넘어 치매가 점차 모든 것을 바꾸는 삶을 경험할 때 절실하게 자신의 삶과 정체성에 대해 고민했던 한 여성으로서의 용기있는 증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