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여행을 떠났으면 해 - 그저 함께이고 싶어 떠난 여행의 기록
이지나 지음, 김현철 사진 / 북하우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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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한 여행을 떠났으면 해

이지나

북하우스 2018.10.30


<지루한 여행을 떠났으면 해>


여행은 혼자하는 여행도 나 자신을 되돌아보고 삶의 에너지를 재충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말 좋아하지만 사랑하는 누군가와 함께가는 여행도 정말 좋아한다. 우리들은 좋은 것을 보고 느끼고 감동할 때 사랑하는 누군가를 떠올리게 된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그 누군가가 보고 싶고 그 누군가와 감동받은 이 순간을 함께 즐기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지루한 여행을 떠났으면 해>의 작가도 우리들처럼 그저 사랑하는 누군가들과 함께 하고 싶어 여행을 떠났고 그 여행의 기록을 책으로 엮었다. 이 책을 쓴 이지나 작가는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하는 소중함을 알고 있으며 그 순간을 기억하고 싶어서 여행을 갔고 그 여행의 기록을 책으로 담아냈다.


이 책의 표지문구 가운데 "우리가 같은 속도로 걷는 날이 우리 인생에 얼마나 될까?"라는 문구가 있다. 보통 우리들은 자라면서 점점 가족과 함께 있는 시간이 사라진다. 어렸을 땐 주말이면 함께 여행을 떠났지만 어느순간 주말이란 평일을 위한 시간이 되어버렸고 각자에 일에 지쳐 부족한 잠을 보충하거나 여유롭게 티비를 보거나 가족이 아닌 친구들을 만나는게 일상이 되어버린다. 이 책을 읽으면서 부럽기도하고 한편으로는 씁쓸했다. 그 때 그 시절 그리고 지금 우리는 참 바쁘게 살아왔다는 생각을 하면서 이 책의 여행의 순간들이 그 때 그시절을 추억하게했다. 그리고 여행 속에서 같은 속도로 걷는 가족들의 사진을 보면서 "누군가와 얼마나 무엇을 많이 보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누군가와 얼마나 함께 같은 속도로 걸어오며 함께했는가가 더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되었다." 이 책의 자연스럽고 따뜻한 여행의 순간들을 포착한 사진들을 보면서 조금은 순간의 소중함과 그간의 여행에 대한 깨달음을 얻게되었는데 그 중에서 저자가 제주로의 여행에서의 기록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러나 여행은 마음 같지 않다. 제주는 내 생각보다 훨씬 크고 멀었고 나는 제주도 길도 잘 몰랐다. 도착하자마자 우리가 들렸던 한 카페는 영업을 쉬고 있었고, 또 다른 식당에 갔더니 이번에는 재료가 다 떨어져서 일찍 문을 닫는다고 했다. ...... 이쯤 되니 그 자리에서 울고 싶었다. 피곤한 데다 긴장이 채 풀리지 않아 뻐근한 마음에 화가 나고 속상한 감정들이 부딪쳤다. 이 여행 오길 잘한 걸까?


제주의 밤은 잠잠하고 캄캄했다. 시끄러운 건 내 마음뿐이었다. 남편은 전화기 너머로 내 얘기를 들으며 그저 괜찮으니 걱정 말고 마음껏 쉬고 놀다 오라고 했다. 나중에 돌아보면 분명 다 즐거운 추억일 거라면서. " (p.130- 132)



이 제주로의 여행 기록은 저자가 처음으로 남편과 떨어져 아이와 함께한 여행 기록이다. 이 기록 중에 저자가 혼자 산길을 운전하며 가는 내용은 정말 나까지도 아찔하고 두렵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럼에도 저자는 이 여행이 추억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기록을 읽으면서 어떤 것도 항상 내 마음처럼 흘러가지는 않는다는 것, 그래서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해주었다.



"무엇이 좋은 여행을 만드는 걸까?

어디를 가고 무엇을 하든,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라, 우리의 눈과 마음을 열고, 사랑하는 이의 손을 잡고 떠난다면 그것으로 충분한 것임을 거듭되는 여행 속에서 이제 조금은 알 것 같다." (p.190)



이 책을 통해 조금 지루하더라도 천천히 걷는 여행, 그리고 이 때 아니면 누릴 수 없는 행복들을 여유를 갖고 바라볼 수 있는게 가장 중요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마음 안으로 감동이 밀려들어올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들. 그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여행, 소소한 일 하나하나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



"가족과 함께 가는 여행은 그래서 좋다. 떠나면 그리워질 사람과 함께 떠날 수 있어서."




여행을 떠나는 것도 

누군가를 만나 결혼하는 것도

아이를 기르는 일도 다 비슷하다.

편해서 좋은 게 아니라는 것.


......

 


행복의 기준은 편리함이 아니라 사랑이다.

그런 면에서 여행과 결혼과 육아는 닮아 있다. (p.141)



우리에게 주어진 일상을 지속하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이다.

성실이야말로 가장 큰 용기다. (p.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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