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메시스의 사자 와타세 경부 시리즈 2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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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메시스의 사자

작가
나카야마 시치리
출판
블루홀식스(블루홀6)
발매
2018.10.15.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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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메시스의 사자>

사형제도, 인간의 본성, 악의... 그리고 살인.
현실적인 사회 문제를 담고 있는 사회파 미스터리.

시신은 부자연스러운 자세로 오른팔을 뻗고 있었다.
벽에 맞닿은 피투성이 손가락이 힘을 다한 것처럼 아래로 내려가 있는데,
그보다 20센티미터 정도 위에 피로 쓴 글자가 있었다.
가로로 적힌 네 글자. 군데군데 뻗치고 흔들렸지만 이렇게 읽혔다.
'네메시스'

작가 나카야마 시치리의 <와타세 경부 시리즈> 두번째 이야기로 1편인 <테미시스의 검>에서 강압적인 수사와 증거로 인해 강요로 인한 자백으로 사형을 선고 받고 교도소에서 자살한 억울한 피해자의 원죄를 주제로 다루었다면 2편인 <네메시스의 사자>에서는 범죄자의 인권이 어디까지 고려되어야하며 사형집행의 존폐여부를 다루고 있다. 우리나라가 사실상 사형폐지국가라고 할 수 있지만 일본은 아직도 사형제도를 실시하고 있는 국가 중에 하나다. 그렇기때문에 이 소설의 내용이 가볍지만은 않았다. 특히 점차 세계는 사형폐지로 가는 국가들이 많아져 일본의 법 시스템과 문제시되는 사형집행에 대해 다루고 있어 좀 더 현실감이 느껴지는 소설이었다. 이 책에서는 제3자가 하나의 살인사건으로 인해 발생하게된 사건을 다루면서 가해자와 가해자의 가족, 피해자의 가족을 관찰자의 시점으로 바라보면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래서 잔인하고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사형이 아닌 징역형의 집행밖에 나오지 않은 현실을 꼬집으면서도 이 소설을 통해 사형의 집행이 올바르고 유지되어야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했다. 그리고 배경이 일본이긴하지만 우리나라의 사법현실과도 비슷한 현실이라 더욱 공감이 되었다.

 

 

 


이 책의 줄거리는 어느날 한 중년여성의 시체가 발견되며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그 여성은 몇년전 일본을 떠들석하게 만들었던 '우라와역 묻지 마 살인 사건'의 살인마 가루베 요이치의 모친이었다. 그리고 사건 현장에서 피해자의 피로 '네메시스'란 글자가 적혀있게되면서 단순 살인사건이 아닌 과거의 살인 사건과 관계가 있는 특수한 사건으로 진행된다. 그러면서 와타세 경부는 '네메시스'라는 단어를 두가지로 해석하며 이 사건을 따라가 보는데 하나는 의분, 하나는 복수로 인간이 저지르는 몰상식한 행위에 대한 신의 분노를 의인화한 그리스여신이라는 뜻을 갖고 있는 '네메시스'라는 글자를 되집어가며 사건을 따라간다. 그는 '네메시스'를 복수의 의미로 해석하며 묻지마 살인사건의 가해자의 모친이라는 점을 미루어 보복사건으로 간주하고 사건을 조사하지만 점차 조사할 수록 와타세 경부는 이 사건이 단순한 보복형 살인사건이 아님을 알게된다. 와타세 경부는 이 사건을 사형제도를 선고하지않은 일본의 사법제도에 대한 도전하는 범죄라고 생각하며 조사하지만  제2의 네메시스의 범죄가 발생하게되고 설상가상으로 사이타마 일보의 오노우에 겐지에서 이를 알아차리고 사건에 대한 내용이 기사화된다. 그리하여 와타세 경부는 가루베 사건의 담당검사였던 미사키검사와 공조하며 사건을 파헤치고 그러던 중 2개의 네메시스 사건의 공통점이 시부사와 판사임을 알게된다. 그리고 '네메시스'사건에 점차 다가갈 수록 범인은 누구인지 정말 그의 의도가 사법체제에 의한 도전인 건지 따라갈수록 충격적인 진실에 다가간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나카야마 시치리 작가의 작품을 처음만나게 되었는데 단순히 미스터리의 재미를 넘어서 좀 더 현실적인 고민을 하게만드는 소설이었다. 이 책의 주요 소재인 사형제도의 존립이냐 폐지냐에 대한 문제를 다루며 모든 살인자에게 인간의 교화의지를 기준에 두고 다루어야하는지 등 인간의 근본적인 본성에 대해서도 다뤄진다. 사건의 피해자나 가해자가 아닌 제3자의 입장에서 사건이 전개되다보니 피해자의 유족들이 겪는 아픔과 상처, 가해자의 태도등에 대한 감정을 느끼지 않고 좀 더 객관적인 시각으로 사건을 바라볼 수 있었다. 이 책이 현 사법체제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하게하는데 살인을 한 이의 교화가능성을 배제한채 피해자들의 인권을 위해 사형을 집행해야하는지 아니면 그렇지 않아야하는지 이 책을 읽는 마지막까지 사형제도에 대한 존폐여부가 얼마나 중요한지 느낄 수 있는 소설이었다. 따라서 혐오와 폭력의 시대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이 반드시 고민해야할 사형제도의 문제점과 인간의 본성에 대한 고민을 하게했던 날카롭게 비판하는 사회를 반영한 미스터리였다. 이 소설은 날카롭게 파고드는 사회의 문제들에 대한 비판을 허구적 상상력을 통해 구현한 작품이라 평소 미스터리소설을 좋아하는 분이거나 딱히 그렇지 않더라도 한번쯤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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