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북소리
휘수 지음 / 지식과감성#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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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북소리>

독서의 계절 가을에 어울리는 시집을 만났다. 평소 시집을 좋아해서 새로운 작가분들 나오시면 눈여겨 보고 있었는데 이번 만난 시집은 페이스북 펀딩 기금으로 제작된 시집이었다. 시집을 읽을 때마나 문장이 주는 서정적인 아름다움이 좋아 시를 읽는 재미를 느끼게 되었는데 이번 시집은 표지부터 너무 예뻤다. 올해 초 <다시>라는 시집을 읽었는데 그 시집만큼이나 표지가 시들과 잘 어우러지는 것 같았다. 이 책은 한마디로 이야기하자면 봄바람처럼 설래기도하고 가을바람처럼 낯설기도했다. 시와 일상, 자연, 감성의 조화가 이루어지는 시들은 때로는 익숙한 풍경에 동화되고 일상에 지쳐 돌아보지못한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주었고 때로는 신선하게 느껴지고 사물과 인간과 자연에 대한 통찰이 느껴지기도 했다. 이 시집의 등장하는 많은 시들이 있지만 그래도 그 중에서 2개의 시가 기억에 남았다.

 

 

첫번째로 '말하자면, 가을'이라는 시가 기억에 남는다. 가을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보니 자연스럽게 가을에 대한 시들이 눈에 띠는데 '말하자면, 가을'을 읽으면서 '가을'을 이해할 수 있다는 건 어느정도 무르익었다는 뜻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순수하고 포근했던 봄같은 사람에서 어느새
 가을같은 사람이 되면 삶의 애환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그윽해지고 단풍잎이 물드는 것 처럼 곡식과 과일들이 익는 것처럼 무르익는 나이가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이 시에서 가을을 느낄 수 있었던 3행과 4행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가을이란
정갈한 은행나무같이
빛나던 한때를 버려 더욱 애틋한
오래된 희망에게
따뜻한 안부를 묻는 것

말하자면, 가을이란
알게 모르게 그윽해지는
삶의 눈동자를 닮는 것이다

-말하자면, 가을 /휘수-


두번째로 '생生, 밑줄을 긋다'라는 시가 기억에 남는다. 생과 사 그 가운데 시간 속에서 우리가 해나가야할 과제와 문제에 대한 고뇌를 담고 있는 이 시는 삶을 살면서 끊임없이 문제를 해결하고 노력했지만 반복되는 시련들에 의문을 갖는 내 마음을 대변해주는 시였다. 삶 속에서 우리는 문제의 상황을 만나고 하나의 고비를 해결했다하면 또 다른 고비의 순간들을 만나 괴로워한다. 이 시의 두번째 행과 세번째 행에서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너를 읽는다 왜 치명적인 오독은 사소한 어긋남에서 시작되는 것인지 왜 딱지의 두께를 우려하는 내상의 오독은 오랜 긍정 후에야 드러나는 것인지 왜 그렇게 하얗게 시치미를 떼어야 했는지 묻고 싶다   

......

너를 읽어도 배고프고 읽을수록 배고프다
 
......

답이 수없이 많은 너는 누구인가, 나는 오늘도 수없이 밑줄을 긋는 것이다

-생生, 밑줄을 긋다/휘수-

생, 삶의 답을 찾는 우리들의 고뇌를 잘 표현한 시라고 생각되었다. 이 시의 제목처럼 살아간다는 것이란 생에 밑줄을 긋고 끊임없이 답을 찾아가는 여정이기때문에 답이 수많은 너, '生'을 찾아가는 과정과 그 과정에서 느낀 의문과 고뇌들이 공감되었고 긴 여운 주었다.


시집을 읽는다는 것, 시를 읽는다는 건 언제나 설렌다. 시는 소설이 갖지 못한 함축적이고 시를 읽는 독자들을 계속 생각하게 만드는 매력을 갖고 있다. 이번 <구름 북소리>시집을 읽으면서도 삶의 사소한 부분에서부터 삶의 무겁고 어려운 부분까지 질문을 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사랑과 자연, 인간, 삶의 다양한 모습에서 생각하고 그 상황에서 벗어나 관찰자의 시점으로 바라보게 했다. 이 시집을 읽으면서 삶의 풍경을 돌아보고 사랑과 인생에 대해 정해진 정답을 묻기보다 정답으로 이끄는 과정을 묻고 있는 것 같았다. 독서의 계절 가을에 시집 한권 읽어보는 건 어떨까? 그런 분들께 인생과 사랑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구름 북소리> 한 권을 소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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