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영혼을 달래다 북네스트 시선
김명수 지음 / 북네스트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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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영혼을 달래다>>

 

평소 시집을 읽는 것을 좋아해서 시집이 눈에 보이면 궁금하고 읽고 싶어진다. "길에서 영혼을 달래다"이 책은 제목을 봤을 때부터 한번 읽어보고 싶었다. 길과 영혼, 이 책에서 말하는 길은 삶의 여정일까 물리적인 길일까 궁금하고 영혼을 이야기한다라는 말도 치유를 이야기하는 것 같아서 왠지 위로와 깨달음의 시가 아닐까 생각했다. 이 책의 시인은 김명수 시인으로 1961년 충북 보은에서 태어나 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이 산 저 산을 떠돌며 사는 야인이다. 그는 따로 시를 공부한 적도 없고 단지 '육필로 진실을 쓰고자 하는 마음'이 그의 시의 원천이며 항상 마음에 두고 산다고 한다. 이 시집을 읽으며 느껴지는 그의 시는 투박하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감정들은 삶의 애환을 담고 있어 왠지 모를 끌림을 가져온다.

 

이 시집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는 잊으라고 그리 쉬운가라는 제목으로 2부는 나는 촌놈 검정고무신, 3부는 나랑 같이 울자 능소화야, 4부는 외로우면 한잔하시게로 각 시마다 삶의 슬픔, 그리움, 기쁨, 환희, 외로움, 위로등의 정서를 담고 있어 투박하지만 왠지 모르게 꾸미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편안함을 가지고 있는 시집이었다. 이 시집에서 <작은 소식 행복을 나른다>라는 시 중에서 "고생하오 수고하오 잠시만 쉬어 가오 텃밭에 달려 나가 오이 하나 고추 세 개. 뚝딱뚝딱 오이냉국 국수 말아 내놓으면 맛있다 시원하다 내일은 안 올란다- 이 말이 밥값이라"라는 두 행을 읽으면서 "투박하지만 정겹다"라는 느낌을 받았다. 옛날 시골에서는 집에 온 사람 배골아 안 내보낸다고 하는 말처럼 젓가락 숟가락 한 짝 더 꺼내고 뚝딱뚝딱 한 그릇 만들어주면 정겹게 앉아서 함께 먹었다. 그리고 이 시행의 마지막에 내일은 안올란다 - 이 말이 밥값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이 말을 너무 재미있었다. 이 구절이 정겹고 다정하게 나도 한 창 대접받는 기분이 들면서 웃음이 났지만 한편으로는 이제는 이런 모습을 찾아보기 힘든 도시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 왠지 모르게 슬프고 아쉬웠다.

 

이 시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두 개의 시를 고르자면 <길에서 영혼을 달래다>와 <우리는 사는 이유를 모르고 산다>라는 시를 선택할 것이다. 먼저 <길에서 영혼을 달래다>라는 시는 불교적 윤회사상이 담겨져 있는 시로 도로에서 많은 동물들이 로드킬당하는 일을 생각하며 인간의 이기때문에 만든 길 위에서 죽어가야했던 동물들에대한 위로와 천도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다. 이 시에서 "산 자들이여 살아 있는 생물을 존중하라 죽은 생물을 기리고 예의를 갖춰 명복하라"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가끔 뉴스에서 동물들이 로드킬당했다는 뉴스가 보고되는데 그를 떠올리니 우리의 인간들이 좀 더 편하기위해 만들었던 것들이 이렇게 다른 동물들에게는 끔찍한 일을 당하게 될 수 있구나 하는 안타까움이 들며 반성하게 되었다. 그리고 두번째 <우리는 사는 이유를 모르고 산다>에서는 우리는 사는 이유를 모르고 살기 때문에 사는 이유를 모르기 때문에 살 수 있다는 모순같은 이야기를 한다. 그러니 사는 이유를 모르고 살더라도 너무 속상하지 말라라는 위로이자 삶에서 무언가를 끊임없이 찾아야한다는 무거운 짐에서 조금은 내려놓으라는 담담한 삶의 대답이었던 것 같다.

 

<길에서 영혼을 달래다>라는 시는 지금은 그리운 시골의 풍경을 담고 있으면서 여기저기 떠도는 방랑자 같은 삶을 살고 있는 그의 여정에서 본 아름다움과 깨달음을 이야기하면서 투박하고 애잔하고 어떤 시는 날 것 그대로를 담고 있었지만 그 속에 삶에 대한 지혜와 위로, 삶의 정서들과 무위자연의 삶, 자연을 벗으로 삼아 사는 삶을 담고 있는 시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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