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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을 읽는 시간 - 죽음 안의 삶을 향한 과학적 시선
빈센트 디 마이오 외 지음, 윤정숙 옮김 / 소소의책 / 2018년 8월
평점 :

:진실을 읽는 시간
죽음은 개인적인 사건이 아니라 사회적인 사건이다.
미세한 한숨과 함께 마지막 숨결을 내뱉고 동맥과 정맥에서 힘차게 흐르던 혈류가 멈추고 뉴런이
더이상 뇌를 활성화시키지 않는 순간 인간 유기체의 삶은 끝난다.
그러나 공동체에 알려지기 전까지 죽음은 공식적이지 않다.
- 스테판 티머먼스 [부검:어떻게 법의학자는 수상한 죽음들을 설명하는가]
요즘 법의학에 대한 드라마나 영화들이 많이 제작되고
인터넷이나 sns가 많이 발달되면서 범죄에 대해 많이 접할 수 있는게 현실이다.
그에따라 법의학, 범죄에 대한 관심또한 높아졌는데 이런 법의학 사례들을
다룬 관련 책, 영상매체들에 대해서도 많이 접할 수 있게되었다.
일반 의학이 살아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면
법 의학은 대부분 죽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히는 것이기때문에
좀 더 신비롭고 인간의 가장 본질적인 감정인 두려움을 느낀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도 이러한 매력때문에 법의학에 더 빠지게되었다.
2017 에드거상 '범죄 실화'부문 최종 후보작이었던 [진실을 읽는 시간]이 한국어 판으로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호기심이 생겨 읽게되었다.
정교한 법의학의 세계는 드라마나 영화의 소재가 되기도하지만 우리 주변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범죄 실화를 바탕으로 쓴 [진실을 읽는 시간]도 죽음에 대한 진실을 다루고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범죄 실화들은 단순히 사실을 전하고 있는 법의학서가 아니다.
사실을 구현한 한 편의 영화와도 같다. 단순히 신문기사나 법의학자들의 말을 짜집기했다고
하기에는 내용의 구성이 너무도 생생하게 진행된다. 이 책의 저자는 법의학자인 빈센트 디 마이오와
베테랑 범죄 작가인 론 프랜셀이다. 실화와 작가의 필력이 만들어낸 시너지를 보여주는
[진실을 읽는 시간]은 존 F 캐네디의 암살범인 오즈월드의 재부검 사건과
미국의 유명한 10대 트레이본 마틴의 총격 사건등을 다룬다.
수많은 범죄 현상을 직접 목격하고 느낀 점을 담았기때문에 이 책의 내용이 더 생생하게 다가왔다.
법의학에 대한 작가의 진솔한 감정들과 경험들은 이 책을 더 풍부하게해주었다.
마사우즈 사건은 정말 끔찍했다. 그녀가 죽인 아이들이 몇명인지 제대로 알 수 없을만큼
잔악한 사건을 보면서 단지 이 책에서는 아들 폴의 죽음만을 다루고 있어서
그녀의 범행을 전부 알아내지 못하고 그저 폴의 죽음만을 밝힐 수
있을 뿐이었다는 사실이 너무 안타까웠다.
이 책은 법의학자의 시선으로 잔악한 범죄사건들을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더구나 법의학자들이 느낀감정들을 담아 좀 더 생생하고 직접적으로 사건들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처럼 법의학이 발전되기 전의 사건들을 볼 때면 너무 아쉽지만 앞으로
법의학이 어떻게 나아가야하는지, 그 방향에서 생각해볼 수 있었다.
증거와 증거들이 퍼즐처럼 맞춰 죽음의 진실을 맞춰가는 모습이
생생하게 이미지로 구현될 정도로 정밀하고 인상깊었던 책이었다.
법의학이나 평소 범죄영화나 드라마등에 관심이 있었던 분들께
그 기대와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책이었다고 생각한다.
법의학을 좋아하고 관심있어하는 분들께 추천하고 싶다.
문명사회에서는 어떤 사람들이나 그들의 행적이 이상화하거나
신화화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문명을 구성하는 요소들도.
문명은 극히 얇은 합판일 뿐이다.
현대인과 2000~4000년 전의 고대인 사이에는 차이가 없다.
우리는 그저 더 많은 법을 만들고 더 첨단의 도구를 가졌을 뿐이다.
그렇게 우리는 우리의 폭력성을 우아하고 교묘하게 숨긴다.
(p.2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