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타자기가 들려주는 이야기
톰 행크스 지음, 부희령 옮김 / 책세상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미국인들의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소설.
단편같지않은 단편소설.
: 타자기가 들려주는 이야기
톰 행크스의 첫 소설집이 출간된다는 소식을 듣고 평소에 좋아하던 배우이기도하고 뉴욕타임스의 베스트셀러라고도 하기에 읽어보고싶었다. 나에게 톰 행크스라는 배우는 '포레스트 검프'와 '라이언 일병구하기'로 기억되는 배우이다. 인상깊게 봤던 두 작품뿐만아니라, 시나리오작가이자 감독으로도 다양하게 활동하기때문에 다재다능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항상 있었다. 그런 톰이 타자기에 영감을 받아 책을 쓰게된 가장 큰 이유는 톰이 타자기의 열렬한 애호가로서 평소에도 타자기로 글을 쓰며 세계 각국의 빈티지 타자기를 100개 넘게 수집했다. 그리고 심지어 2014년 8월에는 아이패드용 타자기 앱 '행스 라이터'를 출시하기도 했다. 이를 볼때 그의 첫 소설집의 이름이 '타자기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됬는지 상상이된다. 내가 타자기를 사용했던 시대에 살지는 않았지만 타자기가 들려주는 자판을 두드리는 소리는 경험해보지않은 나조차도 왠지 모르게 정겹다는 느낌을 준다.
톰 행크스의 향수 어린 아날로그적인 감성. 유쾌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 톰의 타자기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읽는 내내 마치 옛날 미국드라마를 보는 기분이었다. 또한 미국의 역사를 그리 잘 알지 못했던 나에게도 전쟁의 아픔을 표현한 소설들은 씁쓸하지만 따뜻함을 동시에 느끼게했다. [타자기가 들려주는 이야기]에서는 17편, 모두 '타자기'가 등장한다. '타자기'는 그 시대의 미국의 풍경들에 잘 들어맞으면서 나와 다른 국가이고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었지만, 소설 속 인물들이 보여주는 이야기들은 내가 마치 미국인인것처럼 노스텔지어를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다양한 인종, 문화,가치등을 지닌 독특한 문화를 가진 미국인들의 삶들이 은은한 향기를 풍기며 다가왔다. 사랑,우정,상처,등 섬세한 감정들로 만들어내는 이야기들은 나도모르게 푹 빠져서 읽기에 충분했다. 단역배우처럼 17편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타자기는 소설 인물들과 함께 어우러져 그들의 이야기에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총 17편 중에서도 사랑에 대한 [석주만에 나가떨어지다]는 소꿉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한 커플의 이야기로 여자친구인 애나에 맞춰나가는 나의 심정에 공감하며 읽었고, 전쟁에 대한 상처와 아픔이 있지만 그 처절한 현장에서의 우정을 보여주는 [1953년 크리스마스이브]는 전쟁의 안타까움과 전쟁 후 참전군인들의 삶에 감동을 받았다. 또한 타자기에 대한 톰 행크스의 사랑이 돋보이는 [내 마음의 명상록]은 타자기라는 도구적 의미를 넘어 철학적이고 사색적인 의미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왠지 톰이 타자기를 좋아하는 모습이 함께 보인것 같아 그가 사랑하는 타자기의 매력을 알 수 있었다. 옛 미국인의 시대적배경과 삶을 따뜻하게 이야기하고 다양한 인물들이 저마다 감성을 자극해서 17편 모두 매력적인 작품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