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밤과 서쪽으로
베릴 마크햄 지음, 한유주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이 밤과 서쪽으로는 베릴 마크햄의 에세이다. 대서양을 서쪽으로 단독 횡단한 최초의 여성비행사,명민함과 넘치는 기백과 미모까지 겸비한 '케냐의 키르케'로 불릴 만큼 생 택쥐페리를 비롯한 많은 예술가와 모험가들의 연인이자 뮤즈였던 베릴 마크햄은 그녀의 자전적 에세이이자 유일한 저작 <이 밤과 서쪽으로>를 남겼다.


사실 그녀의 이름을 처음 들어봤다. 유명한 많은 예술가와 모험가의 연인이자 뮤즈였다는데 이 책을 읽으니 왠지 그녀가 예술가와 모험가들의 연인이자 뮤즈인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녀의 당당함과 매력이 묻어있는 에세이가 단 한편밖에 존재하지 않음이 아쉽지만 아름다운 아프리카와 그녀가 조화된 에세이는 오랫동안 기억될 것 같다. 나는 밤새 그녀의 에서이를 읽었는데 중간에 멈출 수 없었다. 딱히 장황한 묘사없이 담백한 그녀의 말들은 그저 한 폭의 그림같았다.


"아무것도 몰랐던 네 살에 영국령 동아프리카에 도착한 뒤 난디족과 맨발로 멧돼지를 사냥하던 어린 시절을 지나 생계를 위해 경주마를 훈련하고 더 나중에는 코끼리를 찾아 비행기를 타고 탕가니카며 타나와 아티강 사이 바싹 마른 관목지대를 정찰하던 시절까지 나는 권태를 모르고 늘 행복하게 아프리카 생활을 만끼했다."



베릴의 어린시절을 짐작할 수 있는 위 내용은 나도 그 장면에 함꼐 있는 것 같은 신비함을 느꼈다. 아프리카를 비행기로 횡단하다니 지금시대에서도 쉽지않았던 일을 그 당시에 멋지게 해낸 베릴이 부럽기도하고 멋있었다. 아프리카를 그저 다큐멘터리같은데서 밖에 못봤던 나는 뭔가 그녀의 삶과 아프리카가 조화되는 느낌이 시원했다. 그리고 그녀가 아프리카를 향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에세이는 거칠다. 그래서 더 정이 간다. 역사 속에 한 장면이 된 베릴을 보면서 감동과 전율을 느꼈다. 그리고 아프리카를 온몸으로 느꼈던 그녀의 사랑스러운 모습이 눈 앞에 그려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조종사라는 직업또한 그녀의 에세이를 돋보이게 한다. 땅에서만 바라봤을 때의 아프리카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하늘에서 본 아프리카의 모습이 정말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비록 내가 직접보지는 못했지만 상상만으로도 즐거웠다.



"이 모든 일들이 있었다. 여전히 몇몇 일들은 내게도 믿기 힘들다. 나는 스스로 확인해보려고 일지와 두툼한 종이 뭉치를 뒤적였다. 거기에는 기억들이 잉크로 적혀 있었다. 누군가 이렇게 말해주기만 하면 됐다.


당신은 그 일들을 글로 꼭 써야 해. 정말이야 꼭 쓰라고!"


마지막 베릴의 말이 마음에 박혔다. 그녀가 겪었던 일은 정리된 느낌은 아니다. 그렇지만 나는 그래서 더 매력적이었다. 코끼리 떼를 쫒는 모습도 그녀가 비행기를 타고 아프리카를 날아오르는 모습도 모두 다 정제된 느낌이 아니라 날것의 느낌이라서 더 좋았다. 그냥 한 사람의 인생을 엿본 느낌이라서 재밌었다. 나는 이 책의 가장 좋았던 점은 그런 날것의 느낌이었다. 그리고 유일한 저작이라는 책이 이 책이라서 더 좋았다. 그래서 서평을 쓰면서도 책 내용은 최대한 노출을 안하려고 노력했다. 나는 당신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때 덮지 못하고 읽을 거라 예상한다. 나도 그랬으니까. 오랫만에 재미있는 책을 만나서 행복했다.



오래전 아프리카의 태양을 벗삼아 날아오르던 베릴의 비행기. 이 책을 한국어로 읽을 수 있음에 감사했다. 원문으로 읽는 기분은 또 다르겠지만 책을 알게된 기회를 주신 몽실북클럽관계자분들과 예문아카이브출판사분들꼐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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