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말의 해변 솔시선(솔의 시인) 24
류미야 지음 / 솔출판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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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미야 시인은 고요하면서 그 안의 통찰력을 갖고 바라보는 느낌의 시인이라고 생각했는데,

고요한 자태의 시인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시를 낭독해주는 듯한 편안한 느낌이 시인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시를 읽는 내내 마음이 맑아지는 느낌이 들었는데, 눈을 감고 있어도 앞이 보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겨울의 혹독한 추위속에서 돋아난 새싹처럼 슬픔을 지녔지만 이를 승화시킨 시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왠지 시를 읽은 내내 시구에 위로를 받았는데 그 느낌이 달콤하면서도 쌉쌀해서 먹고 또 먹고 싶은 것처럼

읽고 또 읽고 싶었습니다. 시의 내용들은 류미야시인의 맑고 고요한 느낌을 지니고 있는데 이것이 너무 매력적이었습니다.



시를 읽기전 시인의 말을 읽은 순간 한 시구에 매료되었습니다.


길은 없어도 좋다.

없는 길은

잃지 않을 것이다.


길이 없어도 좋다는 말이 답답했던 마음을 위로해주며 시집을 읽게 해주었습니다.

시인의 시집은 총 3부로 구성되어있는데 각각의 내용들은 자연물과 일상생활등 익숙한 소재들로 구성되었습니다.

그리고 회화적인 이미지를 잘 표현한 작품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시를 읽을때마다 시의 내용들이 상상이되면서

끝나지않은 이야기를 이야기해주듯 표현된 구절들이 생동감이 느껴졌습니다.



시구들이 주는 편안함이 시안에 녹아져있는데 시마다 그 시만의 아름다움이 느껴졌습니다.


그 중에서 시 '수련'에서 정갈함과 안정감이 느껴졌다.


수련


음푹, 팬 마음을

윤나게 닦아

널었습니다


쏘던 햇살

바람도

눈매가 순해졌습니다


공손히 중심에서 모두

손등 포개는

한낮입니다


마지막 시구.

공손히 중심에서 모두 손등 포개는 한낮의 모습이 고스란히 흔들림없이 담겨있는듯한

느낌이 받았는데 그 모습이 이미지화되면서 마음까지 평온해지는 내용이었습니다.


또 다른 시 각설탕도 짧은 시이지만 기억에 남았던 시중 하나였는데

'휘휘 녹아들면 단맛도 나는 법이라고 잔뜩 준 어깨 힘 풀면서 그가 내게 말했다'라는

시구가 커피속에서 천천히 녹아가는 각설탕의 모습이 떠올라 위로도 받으면서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시를 읽으면서 마시고 있던 커피에 각설탕을 넣어보면서 시인의 말에 공감했습니다.

잘 모르겠지만 녹는 각설탕에 위로받는 느낌을 받으면서 각설탕이 녹아 어느새 한 몸이 된 커피를 마셨습니다.

시들을 읽으면서 느꼈던 것들은 시가 따뜻하고 고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더 깊게 마음 속에 들어왔던 것 같습니다. 이 시집의 마지막 시 '다행한 일'의 마지막 시구가

시집의 전체적인 느낌을 잘 드러내는 느낌을 받았는데,


별들의 불면 곁에서 선잠을 자다 깬 듯

이 생에서 나 무엇도 이룬 것 하나 없지만

고요히 바라보는 행복

알게 된 일 참, 다행이네

이 행의 마지막 '다행이네' 가 그동안의 답답함에 대한 위로를 건네는 말이었습니다.

고요히 바라보는 행복에서 오는 다행이라는 말 한마디가 시인의 생각과 감정을 온전히 담아낸 시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류미야 시인의 시집은 그저 답답한 현실에서 오는 걱정과 불안을 담담하게 위로받았다는 느낌을 받게했습니다.

그래서 힘들고 어려운 친구에게 들려주고 싶은 시들이었습니다.

시집을 읽는동안에 갑갑한 현실에 함께 밥을 먹으며 위로해주는 친구같은 시간이었습니다.

 

 

 

 

*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솔직하게 서평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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