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루타르코스 영웅전 1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1
플루타르코스 지음, 신복룡 옮김 / 을유문화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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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神은 인간의 놀라움을 담아낸 가장 장엄한 말이다.(중략)
옛 그리스 로마인들은 그들을 '영웅'이라 불렀다. 인간이면서도 인간의 조건 안에 갇히지 않고,
한계를 넘어 신의 영역 안으로 도전하는 자,
그래서 영웅은 신과 인간의 결합으로 태어난 반인반신의 존재로 여겨졌다. 김헌 교수의 추천글로 시작

되는 강력한 한 문장과 그간의 영웅전이 주었던 선입견을 완전히 바뀌게 해 준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시

리즈는 전권 완독의 의지를 불태우게 하는 솔깃함으로 다가왔다.

플루타르코스는 고대 그리스 시대의 철학자, 정치가 겸 작가로. 그는 중기 플라톤주의 철학자들 중의

한 명이었으며,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외에 유명한 저작으로는 《도덕론》이 있다.
그는 이 책을 다른 사람들을 위해 쓴다고 생각했으나, 거울을 들여다보듯 영웅들의 행적을 돌아보고,

자신의 삶을 고치면서 영웅들의 미덕을 따라가다 보니 결국에는 이 책이 자기를 위한 것이 되었다고

말한다.
플루타르코스는 영웅들을 불러 자기 집에 묵게 하고 그들의 자질을 생각해보고, 각기 짝을 이루어

두 사람을 비교하고 살피며 그들의 말과 행동 가운데 가장 값지고 후대에 기록할 만한 내용을 뽑는 것을

이 책을 쓰는 원칙으로 삼았다.


 


이 책을 읽으며 영웅에 대한 인간의 기대감은 어쩌면 약간 종교와도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위대한 능력을 가진 누군가를 추종하는 삶에서 인간은 묘한 안정감을 느끼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런의

미에서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시리즈는 기본적인 장르에 대한 신선함으로 다가왔고 일단 책의 편집이

가독성을 높여주기도 했다. 가방 속에 넣고 다녀도 버겁지 않았던 강렬한 표지는 그 자체로 호기심과

몰입력을 이끌어 낸다. 진정한 영웅이 존재하지 않는 시대에 사실 뭔가 문장들에 의지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시작된 대장정의 이 책을 만나게 된 것이 기쁘다.

​요즘 한창 우리나라는 다음 대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온통 나라가 시끄러울 지경이고, 우리는 또 좀더

나은 지도자를 뽑기 위해 고심하고 분투하지만 결국 매번 실망스러운 결과들을 이어가고 있다.

그런 시기에 만났던 이 시리즈의 특별하지 않은 영웅들의 특별한 서사는 많은 생각들을 하게 한다.

언젠가부터 우리는 내적인 면보다 외적인 시끌벅적함에 열광한 것은 아닌지,


"우리의 임무가 성공하면 공무로 온 것이고, 실패하면 개인 자격으로 온 것입니다."

키오스 섬의 통독을 지낸 파이다레토스는 젊은날에 3백인 부대에 뽑히지 못하자 이 나라에 자신보다

훌륭한 사람이 3백 명이나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고, 그 자체로 기뻐하는 진정성을 보여준다.

진정한 영웅은 스스로의 영웅성을 추종하기보다 대의를 위한 결과를 받아들일 줄 아는 태도도 필요하다.


 

"나는 미각이 심장보다 더 예민한 사람과는 함께 살고 싶지 않습니다."

이 한 문장마저 너무 탁월하게 공감이 가서 몇 장 남지 않는 페이지가 아쉬울 지경이었다. 그러나 아직

이 시리즈에는 남은 영웅들이 많다! ^^

바보가 현자에게 배우는 것보다 현자가 바보에게 배우는 것이 더 많다는 것은 우리가 진작부터 알고 있는

진실이다. 어린이가 어른의 스승이라는 말처럼. 현명한 사람들은 바보들이 저지른 실수를 저지르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바보들은 현자의 성공을 본받으려 하지 않는다는 말처럼,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바로 그런 노력들 중의 하나가 바로 이런 영웅전을 읽게 하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었다.

로마 시민이 권력의 막강함에 도취하여 휘청거리는 동안 적국은 전쟁의 참화를 거치고 정신을 차리며

힘을 비축해 로마를 위협하는 존재로 성장했다.

밖에서 의로운 사람은 가정도 소홀히 하지 않고, 가정에 소홀한 사람은 남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자신과 가족에게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는 말처럼 태도는 그 사람의 인생의 방향을

움직이는 나침반이 된다. 부모는 또 자식의 또 다른 환경이 된다는 말처럼 우리 시대의 특출한 영웅

한 사람보다 우리 스스로가 영웅이 되고자 삶을 다독여아한다는 것을 책의 페이지를 넘기며 더욱

강하게 와닿았다.

책에서는 두 사람의 영웅을 비교하고 소소한 이야기들을 들려주지만, 결국 우리는 긴긴 코로나 시대에도

한 번쯤은 누구나 느꼈을 누구 혼자의 힘으로는 세상에 영향력을 미칠 수 없고, 간혹 가능하다고 해도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책표지에서 부여하는 의미들까지 과하게 해석을 하는 것일지

모르겠지만 이 영웅들의 삶 속에서 우리의 삶의 많은 경우들이 투영되는 묘한 공통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인간의 삶은 크게 다르지 않고, 그 속에서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마음을 갖느냐 하는 것이

이 영웅전이 주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해봤다.

엊그제 도서관에 가니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시리즈가 전권이 입고되어있어서 잠깐 반가웠지만

대여해서 읽기보다는 소장하고 읽어야 하는 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한 권씩 정복해 보려고 한다.

아직도 읽어야 할 분량이 많이 남았다는 게 기대감으로 다가온다. 영웅들의 이야기가 생각보다 우리의

일상과 그리 멀리 있지 않음을 알게 해 준 고마운 시리즈였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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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과학의 모든 역사 - 인간의 가장 깊은 비밀, 뇌를 이해하기 위한 눈부신 시도들
매튜 코브 지음, 이한나 옮김 / 심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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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뇌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뇌과학에 관한 책들을 꾸준히 소개하고 있는 푸른 숲 출판사에서 뇌과학에 대한 다양한 실험적 근거를

통해 뇌를 이해하는 방식의 변천사를 다룬 흥미진진한 책이 나왔다.
뇌에 관한 놀라운 발견부터 뇌를 이해하기 위한 눈부신 시도들을 마주하며 여전히 진화 중인 인간의

뇌에 대한 미래를 가늠해볼 수 있을까?

선사시대와 역사시대를 통틀어 사실상 과거 대부분의 시간 동안 인간은 뇌가 아닌 심장을 생각과 감성의

근원이라 여겼다. 뇌의 역할에 관한 확실한 증거를 발견한 것은 그로부터 400년이 지난 뒤였다.
15세기부터는 르네상스와 과학혁명 시대가 잇달아 도래하며 유럽에서 문화와 기술의 변화 속도가

급격하게 빨라졌다. 유럽식 인쇄술의 발명은 지식의 유통방식을 완전히 뒤바꾸었다.

"뇌가 생각을 만든다"라는  <다윈의 필기장>의 한 문구처럼 인간의 뇌를 이해하기 위한 모든 시도들을

총망라한 이 책을 읽어나가다 보며 인간의 도전정신과 탐구정신이 빚어낸 현대의 과학과 의학등 모든

삶이 또 그 과정 중에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 현재, 미래의 시점으로 심장과 뇌 사이에서 고뇌했던 고대 철학자들의 이야기로부터, 뇌와 신체의

연결고리를 찾아 동물 전기 자극 실험으로 진화하는 과정들의 에피소드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놓은

그야말로 뇌과학에 접근해 가는 과정을 총망라해 놓은 이 책은 뇌과학에 대한 결론이 아닌 뇌과학으로

다가가는 다양한 시도와 관점들의 역사라고 해야겠다.

몸과 마음을 통제하는 뇌의 어려 가설들과 신경계를 모방한 기계들부터 뇌에 수학적 사고를 도입하는

기계적인 관점과 신경 구조의 알고리즘은 인간의 뇌를 흉내 낸 첨단의 기계들의 발명을 가져왔고,

여전히 진행 중인 시행착오들 속에서 지금도 진화하는 과정을 이어가고 있다. 인간의 기억에서 진화된

뇌과학은 컴퓨터의 도입으로 네트워크와 휴먼 브레인 프로젝트로 뇌와 컴퓨터의 진보를 가져왔다.


책 속에 수록된 삽화들은 이 책의 또 다른 볼거리로 충분하다. 원시적으로 진행되었던 많은 실험의 과정

을 묘사한 문장들을 그림 속 장면으로 떠올리며 인간의 도전과 호기심이 낳은 결과물들은 역시 호락호락

탄생한 것들이 아님을 깨닫는다.

인간의 신체는 알면 알수록 더 놀라운 과학이고, 세상에서 가장 복잡하고 첨단의 네트워크가 아닐까.

알면 알수록 더욱 신기한 인간 신체의 다양한 부분 중 뇌.

선사시대로부터 거슬러 올라가는 과정에서 그 오랜 세월 여전히 명확한 비밀을 밝혀내지 못한 인간의

뇌는 지금도 진화하는 과정이고 그 과정에서 또 우리는 매일매일 그 복잡한 네트워크의 규칙을 발견하

기위해 고군분투가 이어질 것이다.

단순하게 신경세포의 수용, 전달, 분배의 과정이 아닌 그 이상의 뇌가 가진 잠재력에 대한 기대와 호기심

이 책이 독자들에게 나누고자 하는 것도 바로 그런 호기심에서 출발한다.

명확한 뇌과학에 대한 정리가 아닌, 인간의 가장 깊은 비밀이라고 할 수 있는 뇌를 이해하기 위한

눈부신 시도들의 여정을 담은 책.


 

읽기 전과 읽은 후가 달라질 수밖에 없는 뇌과학의 모든 역사.

평소에는 아무 생각 없이 그저 일상에서 내 몸에서 일어나고 있는 많은 과학적인 현상들을 의식도 못한

채 살아가곤 하는데 그야말로 우리의 존재 자체가 놀라운 하나의 현상이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또 얼마나 놀라운 뇌과학의 실체들이 발견되고 진화되어 갈지 알 수가 없다.

그런데 여담으로... 이렇게 두꺼운 뇌과학의 역사를 담은 벽돌 책이 생각보다 가볍고, 생각보다 너무 재미

있어서 또 신기하다. 아주 바람직한 기획과 유용한 버전의 책으로 가방 속에 들고 다녔던 지난 며칠.

우리 몸의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뇌에 관한 실험적 근거를 제시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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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월간 샘터 2021년 10월호 - 비우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월간 샘터 620
샘터 편집부 / 샘터사(잡지)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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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10월 호의 주제는 "비우는 연습이 필요합니다"였다.  반면 나의 10월은 너무나도 꽉 차서 일상 폭발

의 수준이었지만 샘터의 글은 일상을 돌아보게 하는 코너들이 많아서 이번에도 다양한 사람들의이야

기를 듣는다. 올해는 이상기후로 날씨마저 가을을 빼앗아간 듯. 가을인가 싶었는데 벌써 두툼한 옷을

꺼내 입고 있는 일상이 되었다. 반면에 늦은 단풍은 이제서야 가을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는 요즘.

많은 비워내기의 삶 중 이번 달에 소개된 것들 중에는 TV 없이 살아보기, 부정적인 말 줄이기. 소음과

멀어지기, 걱정 덜어내기, 밀가루 줄이기. 인맥 욕심 내려놓기 등에 대해 다룬다.

그중에서 가장 공감이 되었던 부분은 <부정적인 말 줄이기>였다. 보통 누군가와 대화를 나눴을 때

몇 마디만 나눠보면 그 사람의 성향이 종종 드러나곤 하는데 유난히 부정적이고, 걱정근심이 많은 사람

들이 있다. 말의 힘에 대해 믿는 나는 그런 사람을 만났을 때 가장 힘이 빠진다.

합부로 내뱉는 말이 아니라, 주워 담을 수 없는 말이니 더욱 신중하게 하고 싶은 일.


요즘 멍 때리기의 일상 이야기가 종종 이슈가 된다. 불멍. 물멍.숲멍등등 현대이의 바쁜 일상에 멍 때리기

생각보다 쉽지 않다. 특히 내게 가장 필요한 멍 때리기의 순간들에 대해 솔깃하게 들어왔다.

에탄올 난로/수초 어항/빔프로젝터 모두 공감되지만  인공적인 멍 때리기의 일상이라는 아쉬움은 있다.

분명한 건 일상의 여백은 꼭 필요하다는 것. 일부러라도 갖고 싶은 것은 바로 이런 "멍"의 순간들.

사실 요즘 나도 실천 중인 건. 출퇴근길 전철에서 가끔은 책 안 보고 음악 들으며 하는 "음악멍"

밀가루 단식은 건강을 생각할 때 또 종종 실천하려고 하는 부분이다. 밀가루가 들어가지 않은 음식을

찾기 어려울 만큼 일상의 탄수화물 너무 좋아하는데 어째 몸에서 보내는 반응은 점점 거부의 신호를

보내온다. 이왕이면 건강하고 맛도 있는 음식들에 대한 관심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다.

반려식물 키우기는 종종 시도하면서 종종 실패하는 부분이다. 아.. 그러고 보니 요즘 매일 출퇴근하느라

우리 집 화단 사정을 체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네. 이제 날도 추워져서 베란다 화분들을 몇 가지

안으로 들여야 하는 시기임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피톤치드는 심지어 코로나 바이러스를 거의 사멸시

키는 효과가 있다고 하니 더욱 반려식물들과 친해져야겠다.

요즘 나의 일과 또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한옥 이야기가 새삼 남다르게 다가왔다.

전시해설하느라 한옥에 대해 공부하다 보니 한옥은 진짜 건강한 주거환경이 틀림없는 듯.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며 활용할 수 있는 방법들이 생각보다 꽤 많았다. 누구나 한 번쯤은 꿈꿔보는 한옥

생활. 한편으로 요즘 나에게 주어진 호사의 하나이기도 한 한옥.

이번 <지구별 우체통>에서는 스페인의 와인과 한국의 술에 대한 차이와 공통점에 대해 다루었다.

어쩌면 각 나라마다 저마다의 환경이 다를 뿐 살아가는 방식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다양한 식문화는 또 그 나라의 문화를 보여주는 가장 친근한 분야이기도 하다. 그러고 보니 10월의

마지막 날 우리 가족도 멕시칸 요리를 먹으면서 보냈네.

이 외에도 도심 한복판의 <석파정>에 대한 기사와 지금은 거의 보기 힘든 빨랫줄을 고정시키는

바지랑대 이야기 등 친근하고 다양한 삶의 이야기들이 가득했던 샘터의 10월은 무르익어가는 단풍만큼

이나 여전히 풍성하고 따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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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 - 실력도 기술도 사람 됨됨이도, 기본을 지키는 손웅정의 삶의 철학
손웅정 지음 / 수오서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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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자식을 키워낸 부모들의 이야기는 이제 너무 많은 책들로 출간되었고, 많은 사람들은 그들의

성공에 귀를 기울이고 관심을 갖는다. 축구선수 손흥민의 아버지이자 전직 축구선수라는 타이틀을 가진

이 책의 저자, 축구선수 손흥민의 아버지가 쓴 이야기라고 해서 사실 나는 읽기 전부터 답장 너 같은

식상함에 기대감이 제로인 채로 첫 페이지를 넘겼다. 그런데 결론은 나는 이 책을 엄청 열심히 읽고 있었

고 또 많이 공감했고 부모의 역할에 대해 또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아이 하나를 키워보니 나 스스로의 삶 자체를 꾸리는 일보다 너무나도 큰일이라고 느껴졌고, 또 많은

순간 벽들에 부딪쳤던 시간들이었다.

우리는 종종 우물 안 개구리를 비웃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우리는 그간 우리가 알고 있고, 실천해 온것들

에 집착하며 자신만의 우물에 갇혀있곤 한다. 안다고 모두 실천하는 것이 아닌 대표적인 현실의 삶.
큰 부모는 작게 될 자식도 크게 키울 수 있고, 작은 부모는 크게 될 자식도 작게 키운다고 하는 책 속

문장이 나를 뜨끔하게 한다. 관심이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많은 순간들에 나는 많은 간섭을 했고,

또 그게 아이를 위하는 길이라고 핑계를 만들곤 했다. 자유와 방임의 경계를 늘 고민했고, 그때는 최선

이라고 생각했던 일들에 대한 후회의 순간도 많았다.

 

엄마인 내 인생을 꾸리는 일과 아이의 조력자로서의 역할은 너무나도 달랐고 많은 고민의 시간들을

마주하게 되었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나를 포함해 많은 부모들은 자식이 실패의 경험을

덜 겪게 하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인다. 종종 편법을 동원해 자녀들의 화려한 스펙을 만든 기사를

어렵지 않게 마주하기도 한다. 아이를 키우며 내가 어른이 되었다는 말을 아이를 키워보니 알겠다.

당장의 성공이 아닌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방법을 가르치는 부모이고 싶다.
당연하게 주어지는 삶이 아니라, 노력하고 성장하는 삶의 방식을 가르치는 부모이고 싶다.

실력 있는 축구선수 아들을 키워낸 아버지로서가 아니라 자신의 삶을 성실하게 꾸려나갔고, 그 과정에

서 아이들을 키워낸 그의 이야기를 읽다 보니 부모의 삶의 태도가 자녀들에게는 자연스럽게 성장의

환경이 되어간다는 사실을 생각하게 한다. 많은 말을 하기보다 삶의 철학으로 자연스럽게 물들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부모는 자식의 거울이다.'라는 말은 변하지 않는 진리다.

 

골을 넣었어도, 승리를 했어도, 우승을 했어도 지금 해야 할 일은 바로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것이라는

말은 부모로서 그의 철학을 온전히 담은 말이었다.

'나무는 정면이 없다. 바라보는 쪽이 정면이다. 나무는 경계가 없다. 모든 것이 넘나든다. 나무는 볼때

마다 완성되어있고, 볼 때마다 다르다.'


인생의 목표를 성공에 두기보다 성장이라는 좌표를 설정하고 나아가는 삶을 응원하며, 내 만족이 아닌

아이의 인생이 온전한 그녀의 삶으로 자리하도록 하는 것이 엄마인 나의 철학이자 희망사항이다.


소유한다는 것은 곧 그것에 소유당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착각한다 '내가 무엇을 소유한다'라고 하지만
그 소유물에 쏟는 에너지를 생각하면 우리는 도리어
뭔가를 자꾸 잃고 있는 것이다.

잡다한 것들로 채워지는 순간 선택할 것이 많아져
우왕좌왕 시간과 열정을 허투루 쓸 확률도 높아진다.
<책 속 문장中>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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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 스타일의 문화사 - 샌들, 부츠, 하이힐, 스니커즈에 담긴 시대정신과 욕망
엘리자베스 세멀핵 지음, 황희경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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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책의 저자는 4,500년 전 신발부터 현대의 신발까지 13,000여 점에 이르는 세계의 신발을

전시하는 캐나다 토론토의 <바타 신발 박물관>의 수석 큐레이터로 신발의 역사를 통해

문화적 의미와 가치를 연구하는 역사학자이기도 하다. 

신발은 가장 아래에 있어 잘 보이지 않는 것 같아도 그것을 신는 사람에 대한 모든 것을 가장

확실하고 정확하게 말해준다. 패션의 완성은 신발이라는 말이 그만큼 신발의 비중을 말해

준다. 일단 다양한 신발을 구경하는 재미부터 ​역사적인 이야기가 더해져 흥미진진하게

다양한 신발에 얽힌 이야기들 읽었다. 샌들, 부츠, 하이힐, 스니커즈에 담긴 시대정신과

욕망을 담은 신발은 신은 사람의 성별과 성격과 더불어 추구하는 가치까지 담아낸다.
"패션은 전략이다!"라는 이미 오랜 진리

 

여성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발레슈즈에 대한 로망을 갖는다. 신발의 좌우 구분이 없는

발레슈즈의 기원이 되었던 패셔너블한 구두형 샌들을 신을 필요가 있었던 발레 댄서들.

좌우 구분이 없는 신발은 두 개의 신발들이 없어도 가능한 이유 때문에 생산속도의 향상을

위해 한동안 유지되었다가 제조 기술이 좋아지며 구분되기 시작했다.

 

역사적으로 신발이 발가락을 그대로 드러내는 일은 여러 차례 번복됐다. 해변에서도

발을 드러낼 수 없었던 시기 끈을 묶는 형태의 면 소재를 사용한 코르 티크를 착용했다.

여성은 몸을 감추어야 한다는 오래된 문화적 요구로 인해 해변에서 이런 부츠형의 샌들을

신었다는 사실이 놀라우면서도 흥미진진하다.

 

책 속에는 다양한 삽화나 신발에 대한 자료가 풍부하게 수록되어 박물관에 직접 가서

관람하는 느낌을 방불케 한다. 신발이 디자인적인 면을 추구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건강적

인 면을 고려했던 이유들까지 더해져 변천의 역사는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양말을 신는 것과 벗는것에 대한 여러 이견들까지 더해져 건강에 관해 항생제가 없던 시대

신발의 디자인과 설계는 건강과도 당연히 직결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알게 된다.

 

플랫폼과 웨지가 만들어낸 샌들의 혁신은 명품 브랜드의 디자이너들을 통해 다양한 형태

로 변형되어 오늘날에도 변함없는 인기를 끌고 있다. 지금까지도 우리가 종종 신곤하는

신발들의 기원이 이미 오래전부터 유행처럼 돌고 돌아 다시 통용된다는 것도 보인다.

남자들이 경멸하는 신발이라는 타이틀이 붙은 경우가 있더라도 유행과 멋은 끊임없이

시도되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재료들로 진화해 간다.  패션은 그런 면에서 늘 도전이고

실험이기도 하다.

플랫폼 샌들에 덧씌워진 성적 이미지는 많은 논란을 유발했고 필요 이상으로 에로틱하게

해석되기도 했지만 기능적인 측면보다 역시 디자인이 주는 매력은 때로 과도한 디자인을

만들어냈다. 그 과정에서 성별의 구분이 뚜렷한 신발부터 예술적인 미의 가치가 높은 신발

들이 만들어졌다.

새틴 원단으로 만든 애들레이드 부츠는 보는 것만으로도 황홀함을 선사한다. 이런 신발을

신고 나가면 어디 땅을 마음 놓고 밟겠나 싶지만 실제로 발에 신어보기만 하는 용도로 만들

어진 신발이 실제로 있었다는 사실도 재미있다.

신발에 관한 역사와 그 문화에 얽힌 이야기들을 읽으며 단지 신발이 기능적인 면과 디자인

스토리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신발만큼이나 다양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어서

인간사에 대한 이해가 한층 높아졌다. 더불어 인간의 솜씨에 대한 경외감이 들었다고 하면

좀 과장일까?

역사 속에서 많은 신발들은 인간의 생활 속에서 역할을 수행하며 변화하고 발전해왔다.

진화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종종 개인적으로도 신발을 좋아하고 모으는 취미를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종종 접하는데 사람들이 왜 신발에 중독되었는지에 대한 이슈도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고 용도에 따른 신발이 필요하게 되면서 하나의 취향으로 인정되어왔다.

그러다 보니 신발을 넣을 수 있는 신발 트렁크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취향은 또 하나의

문화가 된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끝없는 인간의 욕망이 만들어낸 스타일의 역사 중에서 신발의 역사를 그야말로 폭넓게

다루고 있는 이 책은 신발의 스타일과 역사를 다루는 것에서 벗어나 인간의 역사를 다룬다.

신발 하나로 사람의 취향과 성향을 알아내듯 인류사의 변화에 대한 이해를 돕는 하나의

재미있는 키워드로서 기대보다 훨씬 방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지금까지 이렇게 흥미진진

한 역사의 키워드는 없었다.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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