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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와 함께 산책을 - 세상의 속도에 휩쓸리지 않고 나를 여행하는 법
시라토리 하루히코 지음, 김윤경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9월
평점 :

관조°란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다.
객관적으로 보는 것과도 다르다.
객관적으로 볼 때는 사고가 개입하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노을을 보며 오늘 하루를 후회하고 내일을 걱정하지만, 다른 누군가는 같은 풍경을 보며
그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기쁨과 환희를 느낀다.
어떤 삶을 살 것인가?
진정 위대한 모든 생각은 걷기로부터 나온다는 니체의 말처럼 책에서는 여러 철학자의 일상에서
다양한 명상을 즐기는 방식을 소개한다. 밤하늘을 보며 명상하는 괴테, 길가의 꽃에서 시를 체험하는
릴케, 관계의 기쁨을 찾는 부버, 찌든 마음을 씻어내는 다이세쓰 등 명상은 정해진 법칙보다 각자의
취향대로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다.
'영원회귀'는 니체를 대표하는 사상으로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모든 순간이 앞으로도 똑같이 무한히
반복된다는 철학 개념이다. 삶은 생각보다 단순하지만 그렇다고 녹록지는 않다는 게 함정이지만
그래서 자기 삶을 긍정하는 사람을 '초인'이라고 부른다.
사람의 마음가짐에 따라 눈의 시선이 달라지는 경험들을 우리는 종종 일상에서 하게 된다.
그래서 마음이 중요하고, 마음의 심지가 굳어야 한다는 말들을 예전부터 주고받았다.
어쩌며 우리는 우리 스스로에게 가장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거나, 끝없는 욕심으로 마음을 다그치기
일쑤다. 세상의 풍조에 휩쓸리는 것에서 벗어나 본연의 마음을 돌보고 다독이는 행위는 명상이라는
과정에서 꾸준히 반복되어야 한다.
우리의 일상은 더 빠른 속도로 더 넓은 영역으로 교류를 확장해 나가고 끊임없이 이어지는 SNS가 잠시
도 우리를 혼자 있게 하지 못한다. 인간은 혼자 있을 때보다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고독을 더 많이 느끼는
존재라고도 한다. 명상은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상태, 즉 멍 때리기의 기술이라고 이야기한다.
전자기기나 휴대폰도 일정 사용 후 리셋이 필요하듯 인간의 정서에도 비움이 필요하다.
비움의 여유가 있어야 새로운 현상들에 귀를 기울이고 타인과의 관계마저 매끄럽게 한다.
늘 바쁜 현대인의 삶에서 명상은 그래서 어쩌면 필수 요소인지도 모르겠다.
가끔 우리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책에서는 '진인의 삶'이라고 해서 명상을 기반으로 한 건강한 행동 강령이나 자세를 제안한다.
내용을 살펴보면 너도, 나도 소중하고 특별한 존재이니 스스로를 존중하고, 타인에게는 친절을 베풀어
야 한다고, 명상의 방법은 다양하지만 결론은 하나의 담론으로 모아진다.
산책과 더불어 세상의 관념을 부수는 도끼와 같은 독서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책은 우리가 명상의 방식으로도 활용할 수 있지만, 무엇보다 우리에게 더 넓은 세상을 제안하고,
간접적인 체험들을 통해 생각의 깊이를 더해가는 가장 편안하고 확실한 방법이기도 하다.
명상을 통해 일상에서 얻은 깨달음으로 나만의 가치관을 창조하기 위한 방식으로 관조와 명상을 생활화
하면 누구나 자신을 스스로 구원할 수 있다고 니체를 비롯한 철학자들은 가장 간편한 방식을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