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어린이들
이영은 지음 / 을유문화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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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올해로 광복 80주년을 맞아 미술관을 비롯해 박물관 등 기념행사가 풍성하다. 미술관에서 광복 8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를 해설하면서 일제강점기 조선반도의 어린이들이 쓴 수필을 소개하는 책이라고 해서 너무 궁금했다. 특히 올해는 이 책을 출간한 을유문화사 창립 80주년이라는 공통의 화두가 또 다른 의미를 가진다.


1940년 조선에서 개봉되어 큰 반향을 일으켰던 아동영화《수업료》는 한국영화사 최초의 아동영화이자 제1회 조선총독부상 글짓기 경연대회에서 학무국장상을 수상한 어린이의 동명의 작문을 원작으로 했다.
5만여편의 응모작 가운데 300편이 선발되었고 그중 조선인은 117명이었다. 영화의 원작이 되었던 글을 쓴 당시 전남광주북정공립심상소학교 4학년 우수영군이 2회차에 응모하지 않은것을 서운해하는 최고 심사위원의 소회가 화제가 될 만큼 문학적 감각의 천부적 재능을 인정받았다.

글짓기 경연대회 1회와 2회의 우수작들이 '총독상 모범문집'으로 출간되었는데 당시 조선에 살던 어린이들이 쓴 작문만 수록이 되어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의 조선반도 어린이들의 글로 전해지는 삶의 풍경들이다. 식민시대의 시간적 배경, 조선반도의 공간적 배경속에 조선에 살게 된 일본 아이들과 토박이 조선 아이들 앞에 펼쳐진 서로 다른 세계를 아이들의 시선을 따라 동행해본다. 

글짓기 경연 대회 1회와 2회의 우수작들이 '총독상 모범 문집'으로 출간되었는데 당시 조선에서 살던 어린이들이 쓴 작문만 수록이 되어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의 조선반도 어린이들의 글로 전해지는 삶의 풍경들이다. 식민시대의 시간적 배경, 조선반도의 공간적 배경 속에 조선에 살게 된 일본 아이들과 토박이 조선 아이들 앞에 펼쳐진 서로 다른 세계를 아이들의 시선은 확연하게 차이를 드러낸다.




일제강점기인 1919년 일본에 항거하여 일어난 삼일운동 이후 일본은 민족말살정책에서 문화정책이라는 화두로 방향을 전환했고 표면상의 문화적인 제도들 이면에는 조선을 문명이 아닌 순수하고 원시적인 이미지로 바라보는 이중적인 잣대를 적용하여 시행된다.
어린이 글짓기 경연 대회도 총독부 산하에서 일본 어린이와 조선에 거주 중인 제조 일본 어린이들에게 다른 기준으로 적용되었고 어린이들의 작품 속에서 이들의 실상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실제로 이 시기의 어린이 교과서도 양국의 어린이들에게 교육의 지향점이 다르게 적용된다. 일본인 어린이용 교과서에서는 주체성이 자주 등장하지만 조선인 어린이들에게는 가족, 형제, 이웃, 사회나 국가 같은 외부를 중시하는 상황이 강조된다. 일본 어린이들이 자신의 역할에 대해 배울 때, 조선 어린이들은 선조와 조상에 대해 배웠고 아버지와 어머니의 역할에 대해 배웠다. 유교문화 안에서 천황제와 국가주의에 대한 개념을 심어주는 여정이었다.
당시 미술관에서도 전시되는 일본인 화가들의 작품들은 서양화가 주축을 이루는 반면 우리 미술은 고미술을 주로 다루고 소개했던 것과 같은 맥락을 담고 있다.

그 시대를 살았던 순수한 어린이들 시선에서 기록된 글이 주는 뉘앙스는 순수하지만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 되어 오히려 더 강한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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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딩·인사이트·디자인
터너 더크워스.자일스 링우드 지음, 정상희 옮김 / 을유문화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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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논리적인 사고만으로 채울 수 없는 것들이 점점 많아지는 시대인지도 모르겠다.

직감"이라는 감각에 용기, 열정, 신념이 더해져 세상은 훨씬 편안해졌고, 아름답고 실용적인 브랜딩 디자인으로 거듭났다. 독보적인 아이덴티티를 창조한 터너 더크워스의 크리에이티브 전략을 따라가 보는 《브랜딩 인사이트 디자인》 을 읽으며 직감에 대한 키워드가 인상적이었는데 며칠 전 프랑스 전시연출가 아드리앙 가르데르Adrien Gardère의 강연에서 그가 강조한 것 중의 하나도 바로 직감이었다. 경험과 직감에 대한 화두가 디자인을 다루는 거장들의 공통 화두라는 것에서 다시 한번 신뢰가 생겼다.



저자는 때로 한 줄기 햇살에서도 영감이 온다고 말한다. 또 다른 관점은

뛰어난 아이디어들이 궁극적으로 사람들의 삶에 햇살을 비춘다고도 한다.

실용성을 넘어 잘 만들어진 디자인이 하나의 브랜드 파워를 얼마나 높이고 있는지 우리는 종종 감탄하곤 한다. 책에서는 세계적으로 성공한 브랜드 사례들을 소환한다. 종종 신문이나 매스컴에서 브랜드파워 순위를 광고에 올리곤 하는데 그래픽이나 이미지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아름다움의 반대는 추함이 아니라 무심함이고 무언가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축적되는 데이터를 새롭게 엮어가는 행위 등 자질을 키워가는 태도들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는다. 사소한 경험과 발견이 때로는 커다란 마중물이 되는 경우, 아마존의 로고가 의미하는 기발한 아이디어와 즐거운 경험과 기억의 맥도날드, 결국 성공하는 브랜딩은 상호작용이 이루어질 때 만들어진다.



인스턴트 음료를 거의 마시지 않는 편인데도 가끔 나는 브랜딩 디자인에 꽂혀 마시지도 않을 음료가 아닌 포장을 사는 경우가 있다. 요즘에는 다양한 장르의 상품들이 리뉴얼, 리커버 형식으로 재생산되어 또 하나의 소비를 부추긴다.이미 읽은 책, 마시지 않는 음료 제품, 이미 꽤 여러 개를 가지고 있어도 사게 되는 핸드크림 등등 디자인은 그렇게 소비의 주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


사람들은 아름다운 것을 기꺼이 삶에 들인다.

소프트파워를 좋아한다. 한순간에 반짝하고 요란스러웠다가 사라져 가는 것들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언제나 고요하게 제 몫을 하며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

우리는 그것을 종종 전통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좋은 디자인은 그렇게 세상과, 사람과 잘 어우러지는 소리 없이 강한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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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딩·인사이트·디자인
터너 더크워스.자일스 링우드 지음, 정상희 옮김 / 을유문화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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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파워의 강한 힘을 브랜딩과 디자인에서 다양한 사례로 배워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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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와 향수 - 걸작의 캔버스에 아로새긴 향기들
노인호 지음 / 아멜리에북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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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어릴 때부터 나는 향에 좀 민감한 편이었다. 학창 시절에 친구들은 나를 기준으로 냄새를 기준 할 만큼 작은 향에도 민감해서 향수도, 디퓨저도 지속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무척이나 까다롭게 고르게 된다. 특히 인공향이 묵직하게 배인 공간에서는 오염처럼 느껴지기도 할

정도라고 느낀 경험들이 있다. 그래서 미술관이 일터이자 휴식공간인 내게 <명화와 향수>라는 타이틀은 솔깃하지 않을 수가 없다. 저자는 향기에 대한 관심과 애착이 많아 화장품학을 전공하였다고 해서 더 호기심이 커졌다. 예전에 유럽여행을 갔다가 남프랑스의 에즈 마을

향수회사 견학을 한 적이 있었는데 고는 적 한 마을의 향수 공장에서 마주했던 향의 기억이 여전히 이미지와 향으로 떠올려지곤 한다.




첫인상처럼 마주하는 향이 지속적으로 같은 템포로 은은하게 유지될 수 있을까라는 호기심을 갖고 있던 차에 천연 향수를 만드는 클래스에 참여하게 된 적이 있다.

내가 좋아하는 베이스 양부터 탑코트까지 세 개의 층위로 이루어진 향을 조향하고 숙성시키고 하는 과정을 경험했던 터라 향수에 대한 조금 친근한 경험들이 생기기도 했다.

책에서는 애니멀릭/플로럴/우디/그린,아로마틱/시트러스/몰트 향으로 어울리는 명화들을 소환하고 이야기를 들려준다. 익숙하게 가지고 있는 향들은 살짝 곁들여 명화들을 감상해 보는 것도 이 책을 읽는 또 하나의 이벤트 같다.


익숙한 명화들이 큼직한 도판으로 수록된 것도 좋았고, 무엇보다 겸재 정선이나 추사 김정희, 박수근 같은 우리 화가들의 그림과도 어우러지는 기획이 좋았다.

조희룡의 <홍백매도> 책 속에 꽉 차게 드러난 페이지의 도판을 보는 순간 그림이 아니라 향이 순간적으로 느껴지는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 신기하다. 아마도 책을 읽는 내내 향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진 탓일 거다. 텍스트를 읽고 읽으며 리듬이 느껴지는 경험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코끝에 향이 순간적으로 느껴지는 이 느낌이 아마도 저자가 처음 수련에서 향을 느끼는 경험과 비슷했을까?

같은 독서의 시간이었다. 눈으로도 즐거웠고 무엇보다 무궁무진한 향수의 세계에 대해서도 상식적인 정보와 유용한 팁을 얻는다. 그러고 보면 역시 예술은 카테고리의 연결이 꽤나 무궁무진하고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처럼 명화는 세상의 많은 것들과 시대와 주제를

넘나드는 놀라운 콘텐츠임을 다시 한번 실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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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와 향수 - 걸작의 캔버스에 아로새긴 향기들
노인호 지음 / 아멜리에북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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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의 산책길에 향이 함께하는 경험도 즐겁지만 향에 대한 저자의 오랜 연구와 숙고가 느껴지는 유익한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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