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 없는 하소연
김민준 지음 / 자화상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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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음이의어가 주는 반전의 제목.

손안에 쏙 들어오는 작은 책속에서 울림이 있는 글귀가 가득했다.

마음을 털어놓을 누군가가 있다는것, 관심있게 지켜보는 누군가가 있다는것. 살아있는 생명체에 활기를

더하는 것은 누군가의 손길이고 관심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아직까지 현대과학에서 다정한 말 한마디보다 더 효과적인 안정제를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어느 철학자의

말은 문명이 대체할수 없는 사람사이의 온기를 가장 잘 표현한 대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식물의 봄과 인간의 청춘은 닮아있다. 꽃을 피우지 못하는 식물이나 청춘은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모든 식물이 꽃을 피우는것은 아니다. 눈에 보이는 화려한 꽃이 아니어도 각각의 생명체는 제 나름대로의

존재의 이유가 있다. 세상에 무의미한것은 하나도 없다.

 

행복을 저울질하지 않고 타인의 시선에 나를 떠밀지않고, 스스로를 평균이라는 틀안에 가두지 않으면

삶은 자연스레 도래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엔 자기다움" 그 속에 저마다의 행복이 담겨있는 셈이니까. p38

살아있는 생명체라고 인지되지 못할만큼 정적인 사물과 나약한 소녀의 관계를 통해 삶의 주변에서

참 오랫만에 객관적인 타자가 되어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다.

요란하지 않은 문장이 주는 울림은 기대보다 참 큰 여운을 남겼고, 따뜻하게 다가왔다.

 

연륜이 쌓이면 세상을 보는 시야도 넓어진다. 청춘이 짧은순간이라는 것은 아쉽지만 그래서 세상을 대하는

삶의 태도가 점점 더 여물어 가는것도 삶이 주는 하나의 선물같다는 생각이 든다.

"오랫동안 꿈을 그리는 이는 마침내 그 꿈을 닮아간다. 가끔 답을 알수 없는 물음과 마주칠때면 조용히

바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보렴. "

누구나 인생에서 느끼는 소용돌이를 경험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막연한 인생여정에서 만나는 순간들은

또 하나의 새로운 계기가 될테고, 또 다른 전환점이 된다.

 

누구도 완벽하게 준비된 채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 사실 삶이란 미완성에 대한 고찰로 이루어져

있는게 아닐까? 그 추이들을 연결해 나가다보면 머지않아 알게 될거야. 그것이 삶이고

그것이 행복이라고.

 

잔잔하지만 여운이 가득한 글귀들이 마음을 토닥이는 느낌이들었다. 우리모두는 하소연이다.

 

 

미술관에서 연달아 두시간째 해설을 하는데 누군가 슬쩍 다가와서 주머니에 넣어주었던게 생각나서

꺼내보니 사탕하나가 들어있다. 사람과 사람이 온기를 나누는데는 큰것이 필요한게 아니다.

사소한 사탕하나, 살가운 말한마디가 누군가에게는 큰 에너지가 되고, 비타민같은 활기를 준다.

 

햇살가득한 창가에 놓아둔 책속에서 삶의 토닥거림같은 문장들의 여운이 전해지는 느낌이었다.

그러고보니 책표지 색상도 마치 아글라오네마를 떠올리게 하네.

세상의 모든 존재는 기대어 쉴 곳이 필요하다. 그것이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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