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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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베라는 남자>를 쓴 프레드릭 배크만의 신작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 달랬어요>가 출간되었다.

까칠한 할아버지에 이어 이번엔 위풍당당 할머니가 등장하는 참으로 공정한 작가이다. ^^

이 책의 제목을 봤을때도 외할머니가 떠올랐는데 책을 읽는내내 정말 우리 외할머니랑 너무 비슷해서 깜짝놀라기도 했고, 또 할머니가 많이 생각났다.

늘 사람은 배짱으로 살아야한다!고 강조하던 우리 할머니.

신여성, 당찬 할머니였던 우리 할머니를 더욱 생각나게 한 뭔가 유쾌하면서도 뭉클한 책.

 

책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표지를 그린 박오롬작가 얘기를 안할수가 없다.

얼마전에 위아트갤러리에서 실제로 작가의 작품을 봤던터라 표지 그림이 더욱 친근하게 와 닿았다.

오베라는 남자 표지의 첫인상은  이국적인 느낌이 물씬 나서 당연히 유럽의 작가가 그렸을거란 생각을했는데 한국작가의 작품이라고 해서 깜짝놀랐다.

박오롬 작가는 그림을 캔버스가 아닌 아이패드에 그린다. 데이비드호크니 이래로 아이패드작품들

너무 너무 매력적이다.

실제로 오베라는  남자가 세계동시출간이었기때문에 각 나라별 표지가 달랐다고 하는데 여러표지들

가운데 우리나라 박오롬작가의 표지가 선호도 1위를 기록했단다.

우연히도 우리집엔 박오롬작가의 표지 그림의 책세권이 모두 있다. 아래는 얼마전  위아트갤러리에서

전시를 했던 작가의 작품들이다. 신비한 눈빛에 끌리게 하는 박오롬 작가의 그림을 또 어떤 다른책에서

만날지 궁금하고 기대된다!!

슈퍼히어로를 가슴속에 장착한 할머니! 그리고 그에 못지않은 그녀의 손녀딸 엘사의 이야기는

퉁명스러운듯, 반항스러운듯하지만 누구보다 가슴따듯하고 사랑스럽다.

삽화하나 없는 이야기를 읽는데 신기하게도 내 머릿속엔 그 두 사람의 영상이 가득해진다.

일흔일곱과 일곱

그게 뭐라고, 실제로 우리 아이와 나도 끝자리수가 같은 30년차이의 모녀지간 ^^

'사랑한다'는 의미의 미아마스

두 사람만의 공간에서, 아지트에서 두사람은 누구보다 강한 슈퍼히어로를 장착한 미아마스의 기사이다.

살아간다는건 마음속에 굳은살을 키우는 일이 아닐까?

나이차가 많은 두 사람이 평생 함께할수는 없지만 서로의 마음속에 슈퍼히어로는 두사람의

끈끈한 세대를 거스르는 지지않는 불꽃같은 느낌일거라는 생각이 든다.

내마음속에 있는 우리 할머니의 추억처럼.....

내가 학창시절에 엄마아빠가 늘 바쁘기때문에 비가오면 우리 외할머니가 우산을 가져다 주셨다.

중학교때는 버스를 타고 다녀야 하는 거리였는데 우산을 가져다주신 할머니는 만일에 대비해서

간혹 할머니가 없더라도 비맞지 말고 택시라도 타고 오라고 신신당부를 하셨다.

그러면서 늘 "사람은 배짱으로 살아야 한다. 기죽지 마라. 비상금은 꼭 가지고 다녀라."를

당부하셨다.

엄마, 아빠와는 또 다른 나의 든든한 후원자이던 우리 외할머니.

이책을 읽으며 할머니와의 추억이 특히 많은 나는 마음한켠이 괜히 찡하고, 할머니가 참 많이 보고싶다.

은근히 남자아이을 두둔하던 교장선생님의 억지스러운 판결에 대처하는 할머니의 자세! ^^

이런 할머니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수가 있을까?

가끔은 공정하지 못한걸 알면서도, 공정하지 못함이 더 정의롭게 느껴지는 순간도 있다.

이건 순전히 어디까지나 개인적인~(단, 공익에 위배되는 일은 예외임!! ^^)

세상을 바꾸려고하는 거대한 꿈이 아니라도,

코딱지만큼의 사랑과 관심이 때로는 세상을 변화시키고 살만한 세상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아닐까?

아~ 너무 사랑스러운 할머니와 엘사, 그리고 마음속에 사랑의 싹들이 움트고 있을 엘사의 이웃들.

참 좋았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내 마음에도 봄날같은 따뜻함이 잔잔하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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