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세자의 슬픔 - 이규희 역사동화 좋은꿈어린이 7
이규희 지음, 이수현 그림 / 좋은꿈 / 2015년 9월
평점 :
절판


 

요즘 가장 핫한 영화중의 하나가 바로 <사도>라는 작품이다.

영화를 보고 난 바로 그 즈음에 만난 어린이 역사동화 <사도세자의 슬픔>이다.

 

'조선왕실 최고의 비극'으로 꼽히는  '임오화변(1762)'을 소재로 아버지 영조가 아들 사도세사를 뒤주에 가둬 죽음으로 몰아넣었던 사건이다.

영화는 초반부터 뒤주속에 갇힌 사도세자의 회상장면을 주축으로 스토리가 전개된다.

책속의 이 삽화한장이 바로 이 사건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보여주는 듯 하다.

사실 꽤 유능한 왕으로 기록되고 전해지는 영조는 처음부터 사도세자를 미워한것이 아니었다.

똑똑했지만 더 완벽하길 바랬던 아버지로서의 삐뚤어진 모습으로 변해가면서 이들의 비극이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신이 스스로 완벽하지 않은 왕이라는 컴플렉스를 가지고 있는 영조는 재위기간내내 형

경종을 독살해서 왕위에 올랐다는 의혹과 친모가 천민인 무수리 출신이었다는 이유로

정통성의 논란에서 늘 자유로울 수가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아들인 사도세자가 자신과는 달리 더 완벽하길 바랬던 아비로서의 욕심을 불러

일으키게 된다.

 

이들 부자사이의 틈은 대리청정으로 더 벌어지게 된다.

사도사제의 나이 불과 15세에 불과했으니 그 짐이 어린 임금이 감당하기에는 얼마나 무거웠을지 과히 상상하고도 남음이 있다.

책속삽화는 몇컷되지 않지만 의궤의 한 장면을 보는것 처럼 꽤 볼거리가 가득하다.

몇년전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보관되고있는 우리기록자료인 의궤가 영구대여형식으로

우리나라에 돌아오면서 이 기록유산에 관한 가치가 한창 이슈가 되고 전시회도 열리고 했었는데 역사자료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나 역사적인 사건들은 특정사건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관련자료나 사건들을 모르고는

완벽한 이해를 하기 힘들기때문에 가장 기본적인 뼈대를 세우고 그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사도세자가 뒤주속에  갇히게 된 그 배경을 간과할수 없는 까닭이다.

 

사도세자의 시호(왕이나 왕족, 사대부들이 죽은뒤 공적을 기리기 위해 내리는 이름)는 영조가

아들의 최후를 확인하고 내린 이름이다. 생각할 사(思), 슬퍼할 도(悼)라는 의미의 '사도'이다.

여러가지 주변환경과 강박감속에 그런 끔찍한 일을 벌였으나 영조또한 아버지로서의 후회와

회한은 어쩔수가 없었을 것이다.

 

영화 <사도>가 많은 호응을 일으키면서 다시한번 회자되고 있는것이 바로 혜경궁홍씨가 아들

정조가 집권한뒤 예순살이 지나서 쓰기 시작한 회고록인<한중록>이다.

국한문 혼용으로 집필된 그 필사본들을 모아 홍씨의 한맺힌 삶을 담아 '한중록(恨中錄)'이라고

하였다.

영화 사도는 바로 이 한중록에 기록된 사료들을  기초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시대와 언어를 초월한 심층심리묘사를 보여주고 있는 한중록은 2004년 영국 여성작가

마거릴 드래들이 '한중록 '영역본을 읽고 소설 '붉은 왕세자빈(The Red Queen)을 출간했다.

 

사도세자의 안타까운 이야기 탓인지 몇해전 영월의 청령포에 갔던날은 마침 비가 추적추적

내려서 뭔가 더 암울했던 어린 임금의 사연이 가슴아프게 와 닿았던 것 같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시대를 초월하여 사람사는 세상은 말로 설명할수 없는 꽤 많은 사연들이 얽히고 섥힌 복잡한 서사들의 모음이라는 생각이 든다.

잘 해보겠다는 의욕이 늘 좋은 결과만을 가져올수 없다는게 안타깝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볼만한것이 또 사람사는 모습 아니겠는가....하는 맥없는 결론을 내릴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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