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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련님 ㅣ 꿈결 클래식 4
나쓰메 소세키 지음, 이병진 옮김, 남동훈 그림 / 꿈결 / 2015년 2월
평점 :
두번째 만난 꿈결클래식 시리즈는 일본근대문학의 최초 문호로 꼽히는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 <도련님>이다.
사실 일본문학이나 문화는 어딘지 모르게 우리와 닮아있다.
이책을 읽으면서도 학창시절에 우리근대문학을 처음 읽던 그 느낌이 생생하게 살아났다.
1900년대의 시대적 분위기가 익숙한듯 낯선듯, 어쨌튼 그렇게 닮아있다.
꿈결클래식의 삽화는 어렵고 난해하게 느껴지는 고전시리즈를 좀 친숙하게 느껴지게 하는 역할을 한다.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삽화가 중간중간에 보너스같이 느껴진다.
한창 스마트폰이나 소셜의 화려한 시각적인 노출이 익숙한 아이들에게 글만 빽빽한 고전을 들이밀기가 엄마인 나도
부담인데 딱 아이들의 눈높이에 부담없이, 그리고 이야기의 이해에도 도움이 많이 된다.
사실 이작품을 읽으면서 인상적인 인물은 1인칭 화자인 주인공보다 '기요'라고 하는 몰락한 집안출신의 老하녀이다.
주인공인 화자를 무작정 옹호하고 감싸주는 든든한 그녀는 세상을 살아가는 중심에 주인공 화자를 두고
무작정 그의 편이다.
타고난 무모함으로 어린시절부터 손해보는 불리한 입장이 익숙한 주인공을 버텨내는 든든한 지원군인 기요가
없었다면 아마도 이야기의 중심이 조금 바뀌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요를 보니 어렸을때 함께살던 외할머니 생각이 났다.
신세대여성이었던 우리 외할머니도 늘 "배짱으로!!"라며 씩씩한 세상살이를 강조하신 분이셨기에 질풍노도
내 사춘기시절도 할머니의 그런 마인드가 꽤 많이 작용하고 든든했던 기억이 있다.
책을 읽으며 지금은 돌아가신 외할머니 생각이 참 많이 나게 하는 인물이었다.
기요라는 인물은 실제로 소세키의 부인을 모델로 하고 있다고 한다.
<도련님>은 1900년대의 일본을 배경으로 한 근대소설인 관계로 꽤 낯선 시대적 사건이나 배경이 등장한다.
페이지하단에 각주가 책의 흐름을 이해하는데 큰 역할을 하게된다. 사실 책을 읽으면서 각주를 일일이 확인하는것이
이야기전개의 흐름에방해가 되어서 별로 선호하지 않는 방식이지만 이책을 읽을때는 오히려 없었으면 좀 난해한 부분이
많다. 예를들어 도시의 명칭이나 일본문화에 대한 해설을 해주고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야기 자체가 작가의 자전소설같은 이야기다보니 실제 사건이 많이 등장하는데 그 부분에서도 많이 참고하면서 읽어내려갔다.
꿈결시리즈의 또한가지 특징은 책의 말미에 실린 [해제]부분이다.
작품을 쓴 작가, 시대적배경, 인물 그리고 책속 하일라이트 문장들을 추려놓아서 책을 읽고나서 내 생각을
좀더 비교해 보거나 작품의 배경에 대한 이해를 높여준다.
해제는 재미없는 공부가 아닌 작품을 좀더 재미있게 이해하고 다가가기 위한 보너스같은 부분이다.
아! 이래서 이런작품이 되었구나!!하고 작품을 읽고나서 좀더 여운을 남기게 하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접하는
방식이 참 재미있다.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라고 해서 더 마음 한켠에 깊은 여운과 연민을 남기게 한 <도련님>
무모하고 철없는 도련님에서 짧은 시간동안 사회를 혹독하게 느끼고 자신에게 맞는 일을 제대로
찾아 성장해간 화자를 보니 괜히 내가 기요가 된듯 마음이 놓인다면 너무 몰입하고 읽은건가? ^^
꿈결클래식의 다음 시리즈도 기대해 본다.
아이와 함께 다시읽는 고전은 느낌이 또 다르고 할 이야기도 많아지는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