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재촉하는 조용한 가을비 내리는 주말.
책한권 들고 미술관으로 나서본다.
근간에는 책들도 콜라보레이션이 대세이다. 경제학자의 눈으로, 인문학자의 눈으로 각각 같은 그림을
다른시선으로 따라가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아이들과 예술가를 만난지 올해로 3년째. 예술가의 유명한 작품들 소개해주는것 보다 아이들과 화가의 내면이야기
또 살아간 그들의 발자취함께하며 유명인으로가 아니라 예술가로서의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서
나도 그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많이 갖게되었던 시간이다.
늘 마음한켠이 쨘하게 만들던 고흐를 비롯해 누구한사람 녹녹하고 편안한 여생을 보낸 이들이 많지않다.
그렇지만 그들은 오랜세월 지난 지금도 그들의 이름과 작품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있다.
꿈을 그린 추상화가 김환기화가의 말이 참 마음에 와 닿는다. 물상을 정확히 볼 줄 아는 눈을 갖기위해
오늘도 경제학자의 시선을 빌려 여러 그림이야기들을 들여다본다.
무엇보다 이책에서 가장 재미있고 솔깃했던건 예술가와 관련하여 소개된 영화들이다.
근간에 고흐의 작품세계를 다룬 영화를 극장에서 보며 미술관에서 보는 그림과는 또다른 재미를
느꼈는데 책읽으며 메모해둔 영화목록들을 잘 추려놨다 하나씩 감상해볼 예정이다.
책에서 소개하는 명화이야기는 경제학자의 시선답게 애덤스미스의 국부론을 우유배달에 빚대어
설명하고 있고 그외에도 어렵고 낯설게 느껴지는 경제용어들이 많이 등장한다.
밀레의 <이삭줍는 여인들>에 숨은 뒷편의 농장 지주에 관한 이야기는 그토록 오랫동안 밀레의 그림을 아왔으면서도 한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부분이다'
내년에 아랍에미레이트(UAE)에 개관하는 루브르 아비다비의 경제효과는 읽으면서도 어마어마하나
숫자에 피부로 와닿지 않을만큼 엄청난 재화의 발생이 예고된다.
모두 같은 결혼을 소재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다른계층에 시대적 배경에 따른 부연설명과
그림속의 숨은 상징을 찾아보는 재미는 경제학자의 시선을 따라가는 묘미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그림에 관한 문외한 이라고 하더라도 늘 보아왔던 그림에서 새로운 비하인드 스토리같은 에피소를
하나쯤을 접하고 보면 그 그림은 기존에 보아왔던 그림이 아니라 오늘부터 다시 탄생이라도 된양
새롭고 반갑다.
'발상의 전환'을 가져오는 경제학자의 눈으로 명화의 세계 들여다보기.
예술책인가 싶으면 경제를 얘기하고있고, 경제이야기라서 어려운가?하고 느낄때쯤이면 금방 재미있는
예술의 비하인드 스토리쯤을 영화이야기와 버무려 쫄깃쫄깃 맛있게 들려준다.
지금은 미술관이나 갤러리들이 워낙 많아지고 대중화 되어서 예술을 즐기는 폭이 넓어진 시대이지만
그저 감상만하는 예술이 아니라 그 작품들이 주는 효용가치이며 산업으로서의 이야기도 빼놓지 않는다.
민간부문에서 예술에 대한 후원활동이 근간에는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나고 있지만 [메세나 운동]
이라는것이 다소 생소한 것은 사실이다.
메세나운동의 기원으로 볼수있는 피렌체의 메디치가문이 후원했던 르네상스의 대표적 예술가들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보티첼리같은 예술가들도 이런 경제적인 후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여러가지 경제효용의 사건들은 이책에서 다시한번 느끼게 되는 새로운 시각이다.
단지 그들의 천재적인 재능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시선으로 보는 눈을 일깨워준다.
뉴욕의 매트로폴리탄의 재량적 가격차별을 실시하는 "suggested price."는 예술이 공공재로
향유되고 있는 모범케이스인것 같다.
문화적소비에 대한 갈망이 점점 커져가고 있는 시대에 적절하게, 실용적으로 다가갈수 있는
참 즐거운 미술관의 경제뒷담화 같은 책이었다.
"다르게 보고, 다르게 생각하기"를 일깨워주었던 한권의 책이야기가 반갑다.